특검재의결 이후 정국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12-06 18:3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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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국회 논란 대통령 측근비리 의혹 특검법의 재의결 이후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정기국회 공전으로 지연된 새해예산안과 주요 법안 처리를 위해 10일부터 30일간의 회기로 임시국회를 소집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현실적으로 임시국회 불가피성을 인정하면서도 “불법대선자금에 대한 검찰수사를 회피하기 위한 방탄용”이라고 비난, 논란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 홍사덕 총무는 “국회 지연으로 정기국회 회기인 9일까지 새해 예산안과 정치개혁 관련법률안,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안 등 민생·경제관련 법안 등의 처리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각 당 총무들과 임시국회 소집 문제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도 “현재 예산심의에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할 때 정기국회 회기내 처리가 어려우므로 임시국회를 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임시국회를 열더라도 늦어도 17~18일까지는 새해예산을 통과시키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우리당은 한나라당 등이 주장하는 임시국회가 “불법대선자금에 대한 검찰수사를 회피하기 위한 방탄국회”라고 비난하고 “새해예산안과 법률안 등을 정기국회 회기내에 처리해야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의원들 사이에는 현실적으로 임시국회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임시국회가 소집되면 한나라당 김덕룡 박주천 임진출 김영일 나오연 의원, 민주당 박주선 이훈평 의원 등 대선자금 및 현대비자금 등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의원들은 국회의 동의없이 체포나 구금을 당하지 않게 된다.
이영란 기자[email protected]

민생현안 챙기기 박차

한나라

한나라당은 특검법이 최근 재의 처리됨에 따라 파행으로 점철됐던 국회가 정상화되고 대치정국도 일단 해소된 만큼 조만간 당을 내년 총선체제로 전환키로 하는 등 재의결 이후 정국 대응전략 마련에 부심했다.

특히 한나라당은 10일간의 국회 파행으로 인한 새해 예산안과 긴급현안 등의 처리지연에 따른 비난여론이 적지 않았던 만큼 당분간 예결위나 상임위 등의 국회운영을 주도하고 정치개혁 방안마련에도 적극 임하기로 했다.

동시에 이달 중순께 당내 총선준비위를 발족시키는 등 `예산·민생현안 챙기기’ `정치개혁 가속화’ `총선체제 전환’ 등을 당면 현안으로 설정했다.

그러면서도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국정쇄신 요구의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에서 의외의 돌출변수가 나올 수도 있고 청와대와 정치적 여당인 열린우리당과의 대치가 불가피한 만큼 정국주도권 확보 차원에서도 공세는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홍사덕 원내총무는 “예산과 민생법안, 정치개혁입법 등을 위해서는 밤낮없이 일할 것”이라며 “특히 정치개혁 입법도 시급한 만큼 본격 협상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오 사무총장은 비대위·주요당직자회의 연석회의에서 “이제 측근비리는 특검에, 대선자금 문제는 검찰에 맡기고 정치개혁과 민생살리기에 들어갈 것”이라며 “특히 최병렬 대표가 기력을 회복하고 정상적으로 근무하면 바로 총선준비체제와 정치개혁 체제로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특검 물타기를 위해 대선자금 수사로 맞불을 놓거나 이회창 후보측에 대한 부풀리기식 정략적 수사를 한다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경우 우리가 처음 제기한 노무현·이회창 캠프의 대선자금 동시 특검 및 강금원, 이기명, 노 대통령을 포함한 제2특검안을 언제든 준비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홍준표 전략기획위원장은 “예산과 국가현안에 집중한 뒤 최 대표가 퇴원하는 중순께 총선준비위를 발족해 총선전략체제로 돌입할 것”이라며 “총선준비위가 출범하면 그동안 투쟁을 주도했던 비대위 체제도 마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최 대표와 이 총장의 단식농성을 마치는 대로 비대위 체제를 종료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은 김문수 대외인사영입위원장 주도로 진행중인 외부인사 영입 노력도 가속화하기로 했다.
영입작업은 총선이 가까워지면서 더욱 활기를 띠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정익 기자[email protected]

특검초안 마련 ‘저울질’

민주당

민주당이 노무현 대통령 측근비리 의혹 특검법 재의 표결에 적극적인 찬성 당론으로 임해 가결시킨데 이어, 한나라당 대선자금 비리의혹을 포함한 대선자금 특검법을 추진할지 주목된다.

민주당은 현재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노 대통령 측근 등을 대상으로 하는 불법 대선자금 모금 의혹에 관한 특검법의 초안을 마련, 서랍 속에 넣어두고 검찰수사 진행과 정치적 상황, 시기 등을 저울질하고 있다.

민주당은 불법 대선자금 공방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위치를 활용해 대선자금 특검을 정국주도권 확보와 `한·민 공조’에 대한 부담을 덜어내는 카드로 쓰겠다는 생각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주당이 준비중인 대선자금 특검의 대상인 한나라당이 국회내 과반을 차지한 다수당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국회 통과를 목표로 하기보다는 `엄포’를 통한 정치적 효과를 기대하는 측면이 강하다.

정균환 총무는 “검찰수사가 형평을 잃었다고 판단되면 언제라도 대선자금 특검법을 제출할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비록 국회 다수지만, 대통령 측근비리 특검법을 통과시킨 마당에 대선자금 특검을 거부하면 국민의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말했다.

정 총무는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불법 대선자금 문제를 놓고 `고백후 사면론’으로 묻고 가려 했고, 열린우리당 김근태 원내대표는 `만델라식 해법’ 운운하며 덮으려 했으나, 민주당이 적극 나서서 차단했다”며 “대선자금에 대해서는 완전하고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정 총무는 `한나라당 2중대론’에 대해 “옛날 군사정권때 여당이 돈과 권력으로 끌고 갈 때 쓰는 말”이라며 “민주당은 원칙에 따라 정한 것이고, 부패를 밝히는 데는 공산당만 빼고는 누구와도 힘을 합치겠다”고 말했다.

강운태 사무총장도 “한나라당의 SK비자금 수사문제에 대해 검찰이 조금만 흐지부지 하면 특검을 관철시킬 것”이라며 “대통령 측근비리를 포함해 정치부패 척결에 앞장서는 모습을 통해 상승세를 유지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 김성순 대변인은 “특검은 성역없는 수사를 통해 측근비리 의혹을 국민 앞에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대통령과 정치권은 측근비리 의혹은 특검에 맡기고 정국 안정과 민생경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한다”며 “특히 국회를 파행시킨 한나라당은 국민 앞에 사과하고 겸손한 자세로 민생 챙기기에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박영민 기자 [email protected]

소수여당 한계‘자성론’

우리당

대통령 측근비리 의혹 특검법의 재의결을 계기로 열린우리당내에서 자성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

이번 특검법 재의결 과정에서 소수여당의 한계를 절감한데다 지지도가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고 최근 외부인사 영입을 놓고 논란이 빚어지는 등 `악재’가 겹친데 따른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이다.

김근태 원내대표는 최근 의원총회에서 “47명의 현역의원이 정치변화를 위해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고 결단했는데 국민들의 넓은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 자신들이 부족한 점을 개선하고 결단해야한다”고 각성을 촉구했다.

김 대표는 최근 일부 언론의 `우리당’ 지지도를 거론하면서 “우리의 원대한 포부에 비쳐보면 많이 부족하다”며 “원인은 외부에 있는 것도 있지만 외부에 있는 원인을 극복하는 것도 우리들 내부에서 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분발을 요구했다.

김 대표는 이어 “솔직히 당내는 화합적 결합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어떤 분들은 당이 모래알 같다고 하고, 농담삼아 너무 민주적인 것이 아닌가 하는 말도 있다”며 당내 불협화음을 거론하기도 했다.

김원기 공동의장도 “당내 중요한 회의에 원내 의원들은 거의 참여하지 않고 정치에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열심히 참여해 모든 결정이 이뤄진데 대해 염려스럽다”고 원내외 인사들의 `조화’를 당부했다.

김 의장은 “정치의 중심은 국회가 돼야하고 원내정당 중심으로 가야한다는 신당의 큰 목적에 적합하지 못한 현상이 있는 것 같아 안타깝고 책임을 느끼며 어떻게 책임져야 되는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해 지도부사퇴까지 검토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유발했다.

그동안 `정신적 여당’으로서 정국주도권을 잡지 못하는 등 정국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과 함께 `정치적 여당’으로서 소외감에 대한 불만도 터져나왔다.

김 대표는 “정치적 여당이라고 주장을 하고 있지만 사실은 대단히 모호하고 잘안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당 영입위원장인 정동영 의원도 최근 SBS라디오에 출연, “(우리당 사람들이) 새로운 정치를 하려는 사람들이구나 하고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성공하지 못했다”면서 “우리의 진정성이 드러나면 언제든지 민심을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세풍사건’에 연루돼 당정체성과 맞지 않는다는 당내 비판을 받아온 김호복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의 영입과 관련, “김씨가 유죄판결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사전검증 장치로 걸러내지 못한 것은 유감이다”며 세차례나 사과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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