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특검선임 절차를 거쳐 이르면 이달 하순께 특검이 수사에 들어가게 될 것으로 보여 그동안 대선자금 수사, 특검법 거부권 행사에 따른 한나라당의 장외투쟁, 최병렬 대표의 단식으로 점철됐던 대치정국은 측근비리 수사정국으로 급속하게 이동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특검이 내달 중반께 공식 수사에 착수할 경우 수사기간이 최대 3개월까지 가능함에 따라 특검수사 내용이 대선자금 수사와 함께 내년 4월 총선의 최대 변수로 등장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또 재의 표결 결과 지난달 특검법 원안 통과시의 184명 보다 많은 209명이 찬성, 대통령 탄핵 가능선인 재적의원 3분의 2(182명) 이상을 계속 상회함에 따라 야3당은 향후 특검수사 등 정국상황에서 필요에 따라 `탄핵카드’까지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반면 특검 재의 가결로 타격을 입은 노 대통령은 수사상황에 따라선 재신임 국민투표 전격 제안을 분기점으로 확보했던 정국 주도권의 상당부분을 야당에게 내주게 되면서 향후 정국 운영방향도 대폭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이 이번 특검에 대해 방탄특검이란 표현까지 써가면서 강하게 반대한 이면에는 특검수사 결과 예상치 못한 돌출변수가 발생할 경우 내년 총선전에서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는 속내도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한나라당도 여전히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에서 자유롭지 못한 만큼 특검의 측근비리 수사와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 과정 및 결과에 따라서 정치권에 또다시 핵폭풍을 몰고올 가능성도 상존한다. 한나라당은 특검법 재의결 이후에도 청와대와 검찰 등 사정당국의 기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검찰이 특검법 재의결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는 방안을 여전히 검토하고 있어 특검의 실제 실시 여부는 헌재의 결정 이후에나 판가름날 것이란 관측도 있다.
특히 권한쟁의심판 청구가 실제로 이뤄질 경우는 검찰권과 입법권의 정면충돌로 이어지면서 정국은 예측불가능한 대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런 변수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은 특검의 수사상황,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상황 등을 주시하면서 정치지형과 국민여론의 향배 등에 따라 공조와 긴장, 대결관계를 거듭해가며 내년 총선을 향해 급속한 행보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의 경우 이라크 추가 파병과 재신임 문제, 새해 예산, 신행정수도건설법 등 3대 특별법과 각종 개혁법안 등의 처리가 시급한 만큼 일단 특검을 수용하고 연말까지 현안처리를 마무리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주목되는 것이 노 대통령과 4당 대표와의 조기회동 성사여부다. 특히 노 대통령은 측근비리 수사후 재신임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지만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헌재의 결정을 제시하면서 “재신임투표는 위헌”이라며 철회를 요구한 만큼 어떤 형식으로든 결론을 내야 하는 입장이다.
한나라당의 경우 최 대표의 단식에 이어 자민련과 민주당의 재의협조를 바탕으로 재의정국을 이끌어낸 만큼 향후 정국에서도 제1당으로서의 입지를 최대한 활용해 주도권을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0일간의 등원거부로 인한 국회파행 책임론을 만회하기 위해 앞으로 새해예산심사 등 현안처리에 적극 임하는 동시에 정치개혁 드라이브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 과정에서 한나라당에 치명상을 줄 수 있는 내용이 돌출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는 대목이다. 대선자금 수사와 관련해서는 특검법 재의시 협조관계를 유지했던 민주당과도 대립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민주당은 조순형 대표체제 출범 이후 재의 협조를 통해 국회정상화를 이끌어낸 만큼 조 대표 체제가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은 향후 정국에서 한나라당과 2강체제를 구축해 총선전까지 경쟁과 협력관계를 적절히 조화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특검수사와 대선자금 수사가 진행될수록 노 대통령 및 열린우리당, 한나라당이 동시에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고 보고 정치개혁 가속화를 통한 차별화 전략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열린우리당의 경우 재의표결에서 소수당의 태생적 한계를 절감하게 되면서 한차례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개혁 가속화를 통한 민심확보라는 공통 화두외에 노 대통령의 연내입당 여부, 민주당과의 통합론, 지지율 제고 등 현안을 둘러싼 당내 논란도 가열될 소지가 없지 않다.
이영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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