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정치문제 내게 위임했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12-02 19: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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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기의장 ‘행보’ 주목 열린우리당 김원기 공동의장의 행보에 탄력이 붙고 있다.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의원총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제안한 재신임국민투표 철회를 거론, `금기’를 깨고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를 전격 방문하더니 1일엔 재신임 투표 등 정국 현안과 관련, “대통령이 정치문제 해결을 내게 전적으로 위임했다”고 말해 `파장’을 낳았다.

`위임’이란 용어가 혼선을 빚자 정동채 홍보위원장은 “상식적으로 보면된다. 노 대통령이 당과 협의하겠다는 뜻”이라고 정리했으나, 김 의장은 오히려 기자들과 만나 “내가 정치권과 협의해 적절하다고 판단하면, 대통령은 자기 의사는 따로 있을지라도 그것을 수용하겠다는 취지”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김 의장은 특히 “대통령과는 수시로 대화하는 사이라서 누가 (통화를) 요청하고 말고는 의미가 없다”고 `일심동체’를 강조한 데 이어 당사에서 민주당 조순형 대표를 맞아서는 “대통령의 생각을 내용적으로 들여다보면 사실 재신임과 국민투표 연계에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고, 기자간담회에선 “어느 시점이 되면 대통령에게 입당을 권유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의장이 보인 최근 일련의 행보는 그와 노 대통령의 오랜 정치적 인연 등을 감안할 때 대통령의 의중, 즉 `노심(盧心)’을 반영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지난 95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계복귀와 민주당 분당사태 이후 통추시절부터 노 대통령과 행보를 같이 해온 `정치적 스승’의 명예에 걸맞게 고비때 `중재자’로서 해법을 제시하겠다는 의사 표시라는 해석이다.

김 의장의 한 측근은 “두 분은 순망치한의 관계”라며 “노 대통령은 추진력과 결단력, 김 의장은 대화와 타협에 있어 각각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때 서로 부족하고 아쉬운 부분을 메워주려는 역할 분담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당내 일각에선 자신의 당내 입지를 강화하고 정동영 의원을 비롯한 초재선 소장파에게 `경고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 노심을 `확대 해석’했다는 분석도 있다.

집단지도체제로의 당헌 개정 등 본격적인 정식지도부 구성 논의를 앞두고 노심을 유리하게 해석, 소장파의 세대교체론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것이다.

김태랑 상임중앙위원은 “김 의장이 개인적 노욕으로 간선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며 “오늘 대통령과 통화 사실을 언론에 공개한 것을 보고 어이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의장 스스로가 이날 “당 의장 경선에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힌 점에서 일단 대통령과의 교감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모습이다.
이영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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