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특검재의로 가나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11-29 19:11:1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비판여론 수용 한나라당이 이르면 금주초 전격 등원, 대통령 측근비리 의혹 특검법안의 재의를 추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는 등 국회 정상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국회 마비에 따른 비판여론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1일 예정된 박관용 국회의장 및 4당 총무회담에서 박 의장과 다른 3당이 한목소리로 국회 정상화를 촉구할 것으로 예상돼, 이를 거부할 경우 `식물국회’에 대한 책임을 고스란히 한나라당이 안게 된다는 부담감도 이같은 선회의 배경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국회가 2일까지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끝내겠다며 본회의 일정을 잡아둔 상태이기 때문에 등원거부에 따른 부담이 한층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같은 점들은 한나라당에 부담일 뿐 아니라 등원 명분이 될 수도 있다.

특히 대선자금에 대한 검찰수사 진척에 따라, 방탄국회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9일 정기국회 폐회 후 곧바로 임시국회를 소집하기 위해서라도 금주를 넘겼다간 실기할 수도 있다.

한 핵심 당직자는 30일 “현 경색정국은 노무현 대통령의 특검법 거부로 인해 조성된 만큼 한나라당이 국회정상화나 특검법 재의를 주도하지는 않겠지만 다른 당이 모두 국회정상화를 요구하는데 외면할 수만은 없는 것 아니냐”면서 “한나라당때문에 국회가 안돌아가는 것같은 모습을 보일 수는 없다는 게 당지도부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조순형 대표가 특검법 재의 관철을 선언한 데다 자민련도 1일 의원총회를 열 예정으로 있는 등 특검법 재의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도 조기등원 선회의 배경이 되고 있다.

홍사덕 총무는 “국회 정상화를 논의하기 위해선 대통령이 의회민주주의를 부정한 사태에 대해 국회를 운영하는 4당이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면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은 입장이 분명하고 민주당도 90%가량은 입장이 나왔으나 자민련은 이렇다 할 입장표명이 없다”면서 “이 문제만 해결되면 개별의원에 대한 회유와 협박은 또다른 방식으로 대응하면 된다”고 말했다.

홍 총무의 이같은 언급은 특검법 재의를 위한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이상의 찬성표 결집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자민련이 1일 의총에서 노 대통령의 특검법 거부권 행사를 성토하며 재의 찬성 입장을 정하면 특검법의 본회의 통과시 184표의 찬성표 결집효과와 함께 당시의 국회 의사가 재확인된 것이라며 노 대통령을 더욱 압박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생각으로 보인다.

또 최근 `청와대의 회유와 협박’을 자주 거론하는 것은 재의시 이탈표 가능성에 대해 미리 차단막을 치는 동시에 혹시 재의에서 부결될 수도 있는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최 대표는 당 차원의 국회 정상화 및 특검법 재의 검토와 별개로 이날로 닷새째를 맞은 단식투쟁을 계속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핵심측근은 “최 대표는 국회가 정상화된다고 해서 나라가 정상화되는 것은 아니며 노 대통령이 국정운영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때문에 등원문제와 단식은 별개로 보고 있다”며 “노 대통령이 국정쇄신의 가시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병원에 실려갈 때까지 계속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 대표가 조순형 대표의 4당 대표회담 제의에 대해 현실적인 이유를 들어 응하지 않으면서 “근본적인 문제는 대통령의 잘못된 국정운영 방식”이라며 “정당간 협의는 원내총무가 대화를 통해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 대표의 단식 계속은 국회에서 특검법 재의 때 표결집 효과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비서실은 최 대표의 단식 장기화에 대비, 내주부터 최 대표의 외부인사 면담과 언론노출을 최소화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정익 기자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