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한나라당 비대위를 중심으로 한 강경일변도 투쟁으로 인한 국회마비에 대한 양비론이 비등하면서 당내에서도 다각적인 해법모색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어 향후 논의의 진전여부가 주목된다.
물론 아직 당내에서는 강경론이 절대 우세하다. 최병렬 대표가 야당 대표로서 할 수 있는 마지노선에 해당하는 단식농성에 나선 상황에서 대 청와대 협상론이 설 여지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의원들은 대부분 “좀 더 지켜보자”고 말을 아끼고 있다. 하지만 지도부 역시 장외투쟁의 한계를 인식하고 있어 투쟁수위와 국회 복귀시점 및 명분 등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 대표 주변의 이야기를 종합해 볼 때 적어도 이번 주말까지는 강성기조가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말까지 전국 13개 지역에서 특검관철 당원결의대회 형식의 장외집회가 예정된 상황에서 투쟁방식에 대한 이의제기는 전력약화만 초래할 것이란 공감대도 형성돼 있다.
최 대표의 한 측근은 “최 대표의 단식은 가장 높은 수준의 투쟁인데 본인도 보통 각오를 가지고 했겠느냐”며 “하루 아침에 끝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측근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려면 냉각기도 필요하고 시간도 필요할 것”이라며 “돌이킬 수 없는 칼을 뽑았으니 이번 주는 넘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이 민주당의 28일 전당대회다. 박상천 대표가 26일 ‘재의시 당론찬성’ 입장을 밝힌데 이어 새 지도부가 같은 결정을 할 경우 한나라당으로서도 `U턴’을 검토할 명분이 생긴다.
한나라당이 재의를 거부하고 장외투쟁에 나서면서 `노 대통령의 국회무시’를 명분으로 내걸었지만 내부적으로는 무기명투표로 진행될 경우 `이탈표’에 대한 우려도 작용한 상황에서 민주당이 당론으로 찬성할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홍준표 전략기획위원장은 “재의는 민주당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으니까 당론으로 찬성한다는 확인이 돼야 한다”고 민주당의 찬성 당론 확정시 재의 검토 가능성을 내비쳤다.
권철현 의원도 “민주당과 자민련에서 재의결할테니 장외투쟁을 그만두고 들어가자고 해야 그 문제를 다시 논의할 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여기에도 걸림돌이 있다. 최 대표의 단식농성은 재의거부가 직접 원인이 됐지만 이보다는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문제제기와 전면적인 국정쇄신을 명분으로 내세운 마당에 청와대측의 적절한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타협하기는 명분이 약한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또 노 대통령이 26일 “다수당이 규칙을 깨고 나와서 하는 것은 다수당의 불법파업”이라고 최 대표와 한나라당을 공격한데 대해 최 대표는 27일 “야당을 상대로 한 전쟁”이라는 표현을 써가면서 반박하는 등 청와대와 한나라당 수뇌간의 감정도 악화될 대로 악화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윤여준 여의도연구소장은 “정치는 생물이므로 상황 진전을 지켜봐야겠다”며 “주변에서 해법을 찾으려고 애쓰는 분들도 나올 것이고 하니 내주초쯤이면 가닥을 잡을 수 있는 판단이 나올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 이재오 사무총장은 27일 기자회견을 갖고 노무현 대통령이 자신의 후원회장을 지낸 창신섬유 회장 강금원씨와 이기명씨로부터 대통령 당선을 전후로 경제적 지원을 받은 것은 `포괄적 뇌물죄’에 해당한다며 노 대통령과 강, 이씨를 대검에 수사의뢰키로 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수사의뢰서에서 ▲강씨가 이씨와 공모해 장수천 부채 18억8500만원을 대위변제 ▲강씨가 노 대통령의 운전기사였던 선봉술씨에게 9억5000만원을 지원 ▲강씨가 지난 대선 직전 민주당에 20억원의 정치자금을 제공한 점을 수사대상으로 적시하고 노 대통령에게는 특가법 위반(뇌물)과 정치자금법 위반을 강, 이씨에 대해서는 뇌물공여 등을 적용토록 했다.
그러나 헌법 제85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노 대통령에 대한 한나라당의 수사의뢰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서정익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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