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늑장 … 정치개혁 지연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11-12 18: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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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민주당 “말로만 개혁” 비난 선거구제 문제를 비롯한 정치 개혁안에 대한 한나라당의 당론확정이 늦어짐에 따라 국회 차원의 정치개혁 논의가 또 지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치권이 불법 대선자금 수사 정국을 맞아 돈 안드는 선거풍토 조성 및 정치자금 투명화를 위한 정치개혁을 앞다퉈 내놓으면서도 정작 이를 구체화할 수 있는 후속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어 정치불신만 가중하고 있다는 여론의 따가운 질책이 잇따르고 있다.

당초 박관용 국회의장과 4당 원내총무 및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등은 9월 말과 10월 말 두 차례 정치개혁안 제출시기를 넘긴 뒤인 지난 5일 `9자회동’을 갖고 12일까지 각 당 정치개혁안을 확정, 국회에 제출키로 전격 합의했다.

열린우리당은 지난 달 29일 정치개혁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민주당과 자민련도 약속대로 12일 정치개혁안을 확정, 국회로 넘겼으나 한나라당은 내부의견차로 당론을 확정하지 못해 개혁안을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 박 진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당 정치개혁안을 오늘 확정키로 했으나 세부문제 논의가 진행중이어서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것이 당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당 최고집행기구인 상임운영위원회와 의원총회, 당 최고의결기구인 운영위원회를 거쳐 정치개혁안을 확정한 뒤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어서 빨라야 내주초나 정치개혁안 제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국회차원의 정치개혁 논의는 정기국회 회기가 20여일밖에 남지 않은 내주 초 이후에나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돼 이번 정기국회 회기내 처리를 못하거나 졸속심의가 우려된다.

특히 선거구제 문제의 경우 정당간, 의원들간에 선거구제 유형, 인구상하한선, 구체적인 선거구획정을 둘러싸고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어 당초 헌법재판소가 선거구제 개정 시한으로 못박은 연말을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나라당이 현행 소선거구제 유지쪽으로 당론이 기우는 가운데 민주당과 자민련은 대선거구제를, 열린우리당은 중·대선거구제를 각각 당론으로 정해 적잖은 의견차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와 당정치발전특위는 일단 소선거구제 유지를 당론으로 정했으나 중대선거구제 도입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어 당론확정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홍사덕 총무는 서울 및 광역시는 대선거구제, 인구 50만이상 도시는 중선거구제, 농촌지역은 소선거구제를 실시하는 도농복합선거구제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어 주목된다. 위헌시비가 제기되긴 하지만 의견이 맞서는 소선거구제 유지파와 중대선거구제 도입파간 절충점이 될 여지도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대선거구제를 원칙으로 하고 필요에 따라 중선거구제를 도입하기로 했으며 열린우리당은 광역시는 5~10명을 뽑는 대선거구제를, 도 단위는 3~5명을 뽑는 중선거구제를 각각 도입키로 당론을 정했다. 자민련은 대선거구제가 당론이다.

하지만 149석을 차지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소선거구제 유지쪽으로 당론을 확정할 경우 내년 4월 17대 총선이 5개월여밖에 남지 않았다는 시간의 촉박성과 맞물려 현행 소선거구제로 굳어질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 의원정수에 대해 한나라당과 자민련은 273명 현행유지를 주장하고,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은 15대 국회 수준인 299명으로 늘리자는 입장이다.

한나라당은 소선거구제하에서 인구상하한선을 10만~30만명으로 정해 227개인 지역구를 13~15개 늘리는 대신 비례대표를 줄이자는 것이나, 자민련은 지역구 227개를 유지하자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299석중 지역구 244석(도시 103개, 농촌 124개), 여성전용 선거구 23석, 비례대표 32석을 주장하고 있고, 열린우리당은 299석가운데 비례대표 숫자를 현재 46석에서 72석으로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인구상하한선 문제와 관련, 민주당, 열린우리당, 자민련도 소선거구제가 유지될 경우엔 10만~30만명을 제시하고 있다.

비례대표 선출방식에선 한나라당과 자민련은 전국단위 1인2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은 권역별 1인2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인구상하한선 문제는 당론과 상관없이 의원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고, 통폐합대상 지역구 의원의 경우 자신들의 정치생명이 걸린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기때문에 진통이 예상된다.

한편 당초 박 의장과 4당 원내총무·원내대표, 정책위의장 회동에선 17대 총선전 지구당 폐지에 합의했으나 선거구 문제만큼이나 이해관계가 복잡해 당초 합의때보다 의지나 강도가 많이 약해졌다.

한나라당 비대위와 정치발전특위는 지구당을 폐지하고 선거 90일전 선거연락사무소를 설치하도록 하되, 현역의원에 한해 평상시에도 소규모 연락사무소를 설치하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원외위원장과 정치신인들은 지구당 폐지에 강력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은 중대선거구제 도입과 함께 지구당 폐지를 추진한다는 방침. 그러나 17대 총선이 현행 소선거구제로 치러질 경우엔 17대 총선이후 폐지를 추진키로 했다.

열린우리당은 지구당 폐지를 주장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다른 당이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지구당이 유지될 수밖에 없는 만큼 일단 지구당위원장제의 폐단을 줄이기 위해 지구당위원장제 대신 지구당운영위원장을 두고 이들에 대해선 공직선거후보공천을 제한키로 했다.

자민련은 선거때 연락사무소를 설치하고 선거후엔 모두 해체하자는 입장이다.
이영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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