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최 의원이 받은 100억원의 용처를 확인하기 위해 한나라당 선대위 핵심인사 및 재정국 간부들에 대한 소환과 관련 계좌추적에 나서는 등 수사를 전면 확대할 채비를 갖추자 한나라당은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특히 한나라당뿐만 아니라 민주당과 `열린 우리당’도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금품수수 등으로 인해 현대·SK 비자금 사건에서 자유롭지 못한 입장이기 때문에 검찰의 수사 전선이 정치권 전체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의 경우 겉으로는 `공정 수사’와 `당당하게 수사받자’를 외치면서 내부적으로 강경속으로는 외압으로 느껴질 정도로 수사확대 중단을 요구하는 등 검찰과 일전을 불사할 태세다.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는 지난 24일 송광수 검찰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SK 비자금 수사방향에 대해 항의하며 `당에 대한 계좌추적을 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
지난 17일 심규철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 3명이 안대희 중수부장을 방문, 최 의원에 대한 수사가 편파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항의의 뜻을 전달한 뒤의 일이다.
검찰은 이에 대해 수사에 관련된 언급을 최대한 삼가면서 흔들림없이 중심을 잡고 묵묵히 나아가야 한다는 자세를 견지, 정치권과의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송 총장은 26일 최 대표와의 통화사실을 시인하며 “`나는 단서가 있으면 하고 단서가 없으면 하지 않는다. 다른 당에 대한 대선자금도 단서가 있으면 수사를 하겠다’고 답변했다”고 소개, 정치권의 `압력’을 일축했다.
이는 수사과정에서 확인된 사실은 축소나 은폐, 또는 예단없이 있는 그대로 수사 해 나간다는 입장을 재천명하면서 검찰수사가 단지 한나라당만 향하고 있지 않음을 시사한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송 총장은 여기에 덧붙여 “총장이 그걸 압력으로 느낀다면 검사들이 어떻게 일을 하겠는가. 총장은 그런 것을 막아주라고 있는 것”이라며 정치권의 외압에 굴하지 않겠다는 뜻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검찰 사상 야당 대표가 검찰총장과 직접 통화까지 하면서 수사방향에 대해 항의하고 검찰총장이 또 이를 반박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로 검찰과 야당간 정면충돌의 전초전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게다가 최 대표는 노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검찰의 SK 비자금 수사에 대해 항의하며 검찰 수사에 계속 압력을 행사할 뜻임을 공공연히 천명하고 있다.
그러나 송 총장 체제의 검찰은 정치권의 압력과 반발에 아랑곳하지 않고 `정치적 독립’을 외치며 원칙대로의 수사를 펼치리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설사 노 대통령이 최 대표의 항의를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그간 대통령 측근들에 대한 잇따른 수사에 이어 송두율 교수 사건 처리에서도 `노 대통령의 뜻’을 물리친 검찰이 노 대통령의 수사 관련 지시를 받아들일지도 의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대통령 측근 및 여권에 대한 수사를 할 때는 검찰에 신뢰를 보이다가 당장 수사의 불똥이 자신들에게 튀자 `편파수사’ 운운하며 엉뚱하게 검찰로 화살을 돌리고 있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박영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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