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재신임 수용’으로 선회 움직임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10-23 18: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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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국민투표 제안에 대한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의 입장에 변화의 조짐이 감지돼 오는 26일 노 대통령과 청와대 회동을 앞두고 당론화 여부가 주목된다.

최 대표는 지난 21일 충남 계룡시장 선거 정당연설회에서 “노 대통령에게 측근비리 진상을 규명해 국민에게 밝히고 재신임 국민투표를 받을 것을 요구한다”며 “지금의 대통령에게 앞으로 4년 이상 더 정권을 맡기면 나라가 거덜나지 않겠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최 대표는 다음날에도 “`선(先) 측근비리 규명 후(後) 재신임 국민투표’라는 당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대통령의 국민투표 철회 여부와 관계없이 정면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일련의 발언은 지난주까지 재신임 국민투표 실시 여부에 대해 다소 애매모호하던 것과 달리 재신임 투표 실시 입장쪽으로 크게 기운 것이다.

이에 따라 노 대통령이 지난 10일 `재신임을 묻겠다’고 선언했을 때 “국민투표로 가능하며, 빠를수록 좋다”고 응수했던 최초 입장으로 돌아간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이 지난 17일 `정치적 타결’을 언급했을 때만 해도 “국민투표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면 결자해지 차원에서 대통령이 철회하면 될 것”이라는 대변인 논평을 냈었다.

최 대표도 지난 1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최도술 비리 전모가 대통령의 입과 검찰수사를 통해, 그러고도 미진하다면 특별검사 수사를 통해 밝혀진 후 재신임 여부를 묻는 것이 정도”라며 “국민투표는 위헌논란이 있기 때문에 국회에서 입법절차 등 구체적 검토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해 재신임 투표에 다소 소극적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최 대표는 당시 “측근비리가 대통령과 관련돼 있다면 재신임 문제가 아니라 탄핵 대상”이라고 말하기도 했었다.

최 대표의 이러한 원점회귀 곡선에 대한 당내 해석도 분분하다. 재신임 국민투표도 승산이 있다고 보고, 이를 통해 대선을 조기 실시, 정권교체를 앞당기겠다는 전략이 아니냐는 시선이 적지 않다.

재신임 국민투표 정면 돌파를 주장해온 강경파가 신중 대처론을 누르고 최 대표 설득에 성공한 것이라는 `파워 게임’ 시각도 있다.

홍준표 의원은 “재신임 국민투표에서 이기고 야권이 국민후보를 내세우면 대선에서도 승산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최 대표도 “우리당이 본격적으로 불신임 운동을 벌이면 노 대통령도 투표 결과를 낙관 못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최 대표가 오는 26일 청와대 단독회동을 앞두고 노 대통령을 압박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의원은 23일 “노 대통령이 갑자기 재신임 국민투표를 들고 나와 정치적 이득을 챙기고, 야당의 반대를 이유로 발을 빼려 한다”며 “최 대표도 만만하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 대표 측근들은 한결같이 “대표 행보에 변화가 느껴지는 것은 인정하지만 우리도 대표의 정확한 복심을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정익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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