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보기’… 파병 당론결정 늦춘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10-20 18:4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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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회에 제출할 이라크파병 동의안에 대해 각당 내부에서 사안의 중요성 때문에 당론투표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으나, 파병 반대 입장에서 권고적 당론투표나 자유투표 요구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지난 19일에 이어 20일에도 상임운영위 회의에서 “이번 파병은 평화유지군으로 가는 것과 성격이 달라 우리 아들들이 목숨을 바칠 것을 각오하고 가는 것이기 때문에 전지(戰地)로 떠나는 우리 아들들에게 확실히 하는 게 옳다”고 강조하고 “따라서 당론으로 가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박상천 대표도 이날 의원총회에서 “파병문제에 대해선 당론을 정하지 않으면 민주당으로서 일체성이 이상하게 비칠 것이므로 당론을 정해 투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나라당과 자민련은 당론을 정한 것 같고, 통합신당도 안 정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하고 “다만 구속적 당론이냐 권고적 당론이냐는 검토해봐야 한다”고 이에 대한 토론을 주문했다.

양당 대표의 이같은 입장은 파병 찬성을 전제로 당론투표에 대한 공감대를 당내에서 확산시키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균환 원내총무는 “꼭 당론으로 한다는 전제는 없다”며 “앞으로 길면 한달 정도 여유가 있을 것이니 계속 파병문제에 대한 의총을 열어 찬반토론을 통해 국민에게 설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환 정책위의장도 “당내에서 `전투병 파병은 안된다’는 의견이 다수이기 때문에 파병찬성이 당론이 될 가능성은 적다”면서 “당론으로 파병을 찬성할 경우에도 권고적 당론이 되거나 실질적으로 자유투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통합신당은 지난 19일 의원총회를 열어 당론 조율을 시도했으나 찬반 논란끝에 정부의 구체적인 파병안이 나온 것을 보고 찬반의 당론화 여부를 정하기로 했다.

자민련은 이미 파병 찬성 당론을 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가운데 국회는 20일 통일 외교 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정부의 이라크전 추가 파병 결정의 적정성과 결정 과정의 투명성 등을 집중 추궁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국익과 한미동맹을 고려해 신속하게 파병해야 한다”는 주장을 편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 채택 직후 긴급 국가안보회의(NSC)를 소집, 파병을 전격 결정한 것을 놓고 `졸속 결정’이라고 비판하고 전투병 파병에 반대했다.

통합신당 의원들은 질의 원고에서 이라크전 추가 파병 문제를 포함시키지 않거나 정책결정 과정의 문제점만 지적하는 등 중립적인 표현을 사용, `정치적 여당’으로서의 고민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심재권 의원은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파병은 조급하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고 한지 5일만에 여론수렴없이 파병 결정을 내린 것은 사전 밀실결정이 있었다는 증거”라며 “과연 부시행정부가 파병에 대한 고마움때문에 대북한 전략을 수정하겠느냐”며 파병이 북핵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영란 기자[email protected]

여론수렴 후 최종 결론

한나라당

한나라당은 정부의 이라크 추가파병 결정에 대해 `선 대통령-통합신당 입장표명 후 당론결정’이라는 입장을 견지했지만 일부 반전의원들이 파병반대 의견을 본격 개진하면서 당내 논란 양상으로 접어들고 있다.

최병렬 대표는 20일에 추가 파병에 관한 당의 입장을 거듭 밝힌 데 이어 금명간 당 상임고문과 지도위원, 전임 최고위원들을 잇따라 만나 추가파병에 대한 의견수렴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당론결정 과정이 주목된다.

특히 당 정책위는 오는 23일께 미군감축설과 이라크 파병결정에 대한 논의를 위해 국방안보대책 토론회를 개최키로 하는 등 당 안팎의 여론수렴에 착수키로 했다.

이같은 한나라당의 행보는 이라크 추가파병 결정을 지지하는 견해가 우세하지만 전투병 파병에 대한 부담을 의식해 파병론을 주도하지 않고 각계의 의견을 두루 수렴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당론결정의 정당성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 대표는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이번 파병은 평화유지군으로 가는 것과 성격이 다르다”며 “우리 아들들이 목숨을 바칠 각오를 갖고 떠나는 것이므로 당론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다만 이 정부와의 관계에서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으므로 절차와 타이밍을 신중하게 조절하고 있는 것”이라고 1차 파병때의 찬성론에 따른 여론부담을 거론한 뒤 “미군철수론, 재신임 문제, 추가파병 문제 등 여러가지가 복잡하게 돌아가므로 여기에 대처하기 위한 대책기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홍사덕 총무는 정치권 일각의 이라크 진상조사단 추가파견 주장에 대해 “국회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구체적 상황판단을 위한 추가 조사단 파견을 긍정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홍신 의원은 “13억 아랍인구를 적대시하는 파병은 명분이 없다”고 했고, 서상섭 의원은 “전투병 파병은 역사적으로 죄를 짓는 것이고, 비전투병 파병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서정익 기자[email protected]

자유투표 채택 가능성

민주당

민주당은 20일 의원총회를 열어 이라크 추가파병에 대한 당의 입장을 논의했으나 파병자체에 대한 반대, 전투병 파병에 대한 반대, 전투병을 포함한 파병 찬성 등 다양한 의견이 팽팽히 맞서 당론 결정까지 상당기간 진통이 불가피함을 보여줬다.

정범구 의원은 “추가파병 자체가 전투병 파병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반대한다”고 말했고, 설훈, 김영환 의원도 각각 “소신에 따라 반대하는 것이 국익에도 보탬이 된다”, “미국의 명분없는 전쟁에 가세하면 안된다”고 가세했다.

그러나 최명헌 의원은 “전투병이 아니라 평화유지군을 보내는 것”이라고 반박하며 찬성했고, 박상희 의원 역시 “어차피 파병하는 것이라면 신속하게 보내는 것이 어려운 경제에 보탬이 된다”고 적극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김성순 의원은 “전투병 파병을 하지 않으면 좋겠지만 6.25 전쟁때 우리를 도와준 미국의 입장과 한반도 위기시 받게 될 미국의 도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신중론속에 파병에 기울었다.

박상천 대표는 “파병문제는 국익과 국민여론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반드시 당론으로 결정해 투표, 민주당으로서 일체성을 보여야한다”며 “다만 구속적 당론이냐, 권고적 당론이냐는 검토해야 할 문제”라고 당론투표를 위한 당내 여론조성에 나섰다.

유종필 대변인은 “국민 여론을 보면 전투병 파병에는 다수가 반대하고 있지만 한나라당과 자민련은 사실상 찬성으로 당론이 정해졌고, 통합신당도 반대의견이지만 대통령이 요청해서 유보했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결국 국민 여론에 귀기울일 수 있는 유일한 정당은 민주당인 만큼 충분한 논의를 거쳐 당론을 결정할 것”이라며 당론투표를 기정사실화 했다.

한편 통삽신당 지도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틀째 단식농성을 이어간 임종석 의원은 특히 이날 오전 국회 반전평화모임 간사인 김영환 민주당 정책위의장과 만나 전투병 파병 저지를 위한 초당적인 공조를 제의한 것으로 밝혀져 양당 공조여부가 주목된다.
박영민 기자[email protected]

이견 팽팽 진통불가피

통합신당

통합신당은 20일 정부의 이라크 추가파병 결정과 관련해 전투병 파병문제를 놓고 당내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내부 진통을 거듭했다.

국회조사단 파견 후 정부 입장과 국민여론을 면밀히 검토해 결정하자는 `신중론’을 사이에 두고 전투병 파병을 둘러싼 찬반 양론의 간극이 갈수록 벌어지는 형국이다.

특히 찬반론의 중심으로 각각 김원기 주비위원장과 김근태 원내대표의 `무게’가 실리면서 당론이 양분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김원기 위원장은 이날 오전 운영위 회의에 참석, “정부가 추가파병의 성격과 형태, 시기를 놓고 국민 여론을 수렴하겠다고 했다”면서 “정부와 국민 사이에 국회가 있으니 우리가 다리 역할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근태 대표는 “전투병을 파병하지 않을 경우 미국의 `해코지’와 미국의 침략전쟁에 반대하는 국제사회의 원칙 사이에서 고민해봐야한다”며 “파병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대개 통합신당 지지자들이란 점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파병부대의 성격을 놓고 이처럼 찬반론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남궁석 강봉균 박양수 천용택 의원 등 보수성향의 당 중진과 군관료 출신 의원들은 보다 강한 톤으로 반대론을 압박했다.

삼성전자 대표와 정통부 장관을 지낸 남궁석 의원은 “정부가 프로그램을 갖고 가는데 여당 하는 사람들이 발목잡을 수는 없는 것”이라며 “찬성론은 당내 소수가 아니며 젊은 사람들도 반대가 아니라 신중히 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강력한 전투병 파병론자인 박양수 의원은 “반대 의원은 통합신당 18명, 민주당 8~9명, 한나라당 5~6명 등 많아야 40명이라서 동의안이 통과될 것”이라며 반대론이 원내 소수임을 부각시켰다.

이에 맞서 임종석 김성호 의원 등 원내대표단을 중심으로 한 개혁성향의 의원들은 전투병 파병에 대해 `결사 반대’ 입장을 재확인하고 성명서 발표 등 공동 대응을 모색키로 했다.
이영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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