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주요 정파는 오는 18일 중앙선관위가 ‘기부행위 제한’을 발표한 이후 총선체제를 본격 가동시킬 예정이고, 선거법·정치자금법 등 내년 총선에 대비한 정치관계법 개정 작업도 내달께 본격화 될 예정이어서 정국은 총선 국면으로 급격히 전환될 전망이다.
17대 총선 구도는 44석의 미니 여당인 통합신당과 한나라, 민주, 자민련 등 3거야(巨野)의 각축속에 ‘참여 정부 심판론’, ‘지역구도 청산론’ 등이 주요 이슈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지역구도의 고착화 조짐과 함께 세대·이념 대결 또한 역대 어느 총선에서 보다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이며, 주요 정당이 상향식 공천제를 채택하면서 정치 입문을 희망하는 신인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어 기성·신진 정치인간 치열한 접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민주당 분당으로 인해 호남 표심이 갈리면서 수도권 호남출신 유권자들의 선택이 총선 승패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부산·경남(P·K)지역에서 한나라당 불패(不敗) 신화에 도전하는 통합신당의 선전 여부, 충청권에서 자민련의 회생 여부 등도 주목된다.
특히 17대 총선은 역대 총선에서 볼 수 없었던 ‘재신임 정국’으로 막을 올림으로써 재신임 정국 향배가 총선 결과를 크게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노 대통령이 지난 10일 “재신임을 묻겠다”고 천명한 이후 한나라당과 민주당, 통합신당, 자민련 등 주요 정당은 모두 내년 총선에 미칠 유불리 영향을 염두에 두고 재신임 정국 대응책을 모색하며 빠르게 총선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
노 대통령의 제안대로 12월15일 재신임 국민투표가 실시될지는 현재 불투명하지만, 재신임 투표 실시 여부와, 실시될 경우 재신임 여부, 그 각각의 경우에 따른 후속 파장 등이 총선 구도와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재신임 투표를 둘러싸고 형성되고 있는 노 대통령-통합신당과 한나라당-민주당간 대립전선은 총선에서 예상되는 대립축의 하나인 ‘친노(親盧) 대 반노(反盧)’ 구도의 예고편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정신적 여당’을 자처하는 통합신당은 재신임 정국 조성 이후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대해 기선을 잡았다고 보고, 이를 통합신당 창당과 세확산의 동력원으로 삼아 당초 12월7일로 예정했던 중앙당 창당일정을 내달 9일로 한달 앞당기는 등 창당 행보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 및 자민련이 재신임 공조로 압박하는 것을 ‘개혁 대 반(反)개혁’ 구도 형성과 대선 때 노무현 지지층의 재결집 계기로 역이용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의 재신임 속보가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SK 비자금 수수 의혹 사건으로 처한 곤경을 탈출하는 동시에 내년 총선을 겨냥해 통합신당에 힘을 실어주고 자신들을 ‘반개혁’으로 몰아붙이기 위한 의도라고 보고, 이의 무력화에 우선 대응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재신임 국민투표 수용 여부에 대해선 명확한 입장 표명을 유보하고, ‘선(先) 최도술 비리 규명’을 내세워 국회 국정조사, 특검, 탄핵 등을 거론하며 역공하고 나선 것이 그것이다.
민주당도 위헌론을 앞세워 재신임 국민투표의 즉각 철회를 요구하는 한편 지지기반인 호남지역의 반(反)한나라당 정서를 무릅쓰고 한나라당과 공조를 통해 재신임 정국에 응급 대응하고 있다.
이는 재신임 정국이 한나라당과 통합신당의 양자구도로 형성되는 것을 막고, 특히 재신임 투표 결과 재신임으로 결론날 경우 민주당 지지층의 통합신당으로 이탈 가능성을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자민련은 ‘선 진상규명’에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동의하면서도 두 당과 달리 재신임 투표를 적극 수용하고 나섬으로써 그 의도를 놓고 분분한 추측을 낳고 있다.
각당의 이같은 양상은 각종 여론조사 결과 노 대통령에 대한 재신임 비율이 지지도와 달리 호남을 비롯한 전국에서 불신임 비율보다 높게 나온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앞으로 재신임 국민투표와 관련된 시나리오는 최도술 전 비서관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를 비롯해 변수가 워낙 많아 예측하기 힘든 실정이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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