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강력사건…시민은 불안하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10-11 16:2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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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제자리… 치안부재 질타 경찰의 `강력범죄 소탕 100일 작전’이 끝난 지 불과 보름만에 시내 주택가에서 끔직한 연쇄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재래시장에서는 상인들을 노린 강도사건이 속출, 시민들이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다.

또 공권력을 비웃기라도 하듯 시민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강력범죄들이 주야간을 가리지 않고 꼬리를 물고 있으나 경찰 수사는 제자리 걸음을 면하지 못해 `치안부재’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잇단 강력사건 = 지난 달 24일 강남구 신사동 주택가에서 대학 명예교수 노(老)부부가 잔인하게 살해된 데 이어 9일 오후에는 서울 종로구 구기동 단독주택가에서도 일가족 3명이 둔기로 참혹하게 살해된 채 발견됐다.

특히 구기동 살인사건은 일가족 3명의 목숨을 한꺼번에 앗아간 데다 살해수법도 참혹해 충격을 주고 있다.

주차관리원 고모(61) 씨의 2층 단독주택에서 고 씨의 어머니 강모(85) 씨와 부인 이모(60) 씨, 아들(35) 등 일가족 3명이 안면부와 머리 등을 둔기로 무자비하게 맞아 살해된 것이다.

경찰은 일가족 3명이 잔인하게 살해됐고, 모두 얼굴 안면부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무차별 가격당한 데다 두개골도 으깨져 있는 점에 비춰 이번 사건을 단순강도가 아닌 원한에 의한 살인극으로 추정하고 있다.

동대문과 남대문 일대 재래시장에서는 지난 6월부터 새벽에 일을 끝낸 뒤 현금을 지닌 채 귀가하는 여성 상인들의 뒤를 밟아 폭행하고 돈을 빼앗는 강도가 출몰, 상인들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경제불황으로 실업자들이 늘어나고, 부동산 폭등으로 빈부격차가 심화되면서 하층민들 사이에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이 확산되면서 범죄가 점차 흉폭화되고 잔인해지는 양상을 띄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준법’, `생명존중’ 등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기본적인 가치들을 부정하는 `일탈’ 행위들이 사회 전반에 걸쳐 가속화되는 병리현상도 강력사건의 증가원인으로 지적됐다.

표창원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는 “살인 등 강력사건은 사회의 도덕이나 개인들의 삶에 대한 철학이 흔들릴 때 많이 나타난다”며 “과거에는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남에게 해를 끼치면 안 된다’는 기본적인 원칙은 지켜졌는데 사회가 급변하다 보니 원칙이 무너지면서 불법적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부쩍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수사는 제자리..대책 없나 = 지난 달 24일 발생한 강남 `노부부 살인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면식범의 소행으로 추정할 뿐 범죄 해결에 결정적인 단서는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또 지난 6월부터 동대문과 남대문 시장 상인 40여명을 상대로 금품을 빼앗은 연쇄 강도사건도 뒤늦게 범죄 예방활동과 공조수사를 강화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으면서 부산을 떨었지만 아직 별다른 실적은 없는 상태다.

표 교수는 “경찰이 범죄대응 능력 향상을 위해 많이 애써 왔지만 (공권력은) 범죄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게 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범죄수법은 날고 있는 데 반해 수사력은 걸음마 단계라는 것이다.

그는 또 “범죄원인은 과거에는 원한, 치정, 금품 등으로 단순했지만 요즘에는 고학력 범죄 늘면서 복잡해지고, 범죄수법과 장비가 지능화·첨단화되면서 수사능력을 앞서는 경우도 많다”며 “수사의 전문화를 뒷받침할 체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도 “최근 범죄는 복잡화, 다원화, 지능화를 특징으로 하고 있다”며 “변화하는 범죄 양상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전문인력 양성, 예산강화 등 여건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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