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민주당은 이날 송 교수 처리 문제를 놓고 구속수사 또는 국외추방해야 한다는 강경론과 남북화해와 역사적 갈등 치유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온건론이 엇갈렸으며, 통합신당은 오히려 `법질서에 기초한 원숙한 처리’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색깔론에 대해 비판 수위를 높였다.
◇한나라당 =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국감대책회의에서 “송두율 간첩과 관련해 약간의 설명을 하고 싶다”고 운을 뗀 뒤 “검찰수사가 지지부진하거나 핵심을 피해갈 경우 한나라당은 중대한 결심을 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이는 검찰수사가 미진할 경우 특검제나 국정조사 도입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강력하게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 대표는 그러나 `색깔론’ 시비에 대해선 “국정원에서 과학적 증거로 명백히 간첩임을 단정했는데 간첩을 미화한 사람에 대한 문제제기가 어째서 이념논쟁이고 색깔이며 매카시즘이 되느냐”면서 “그런 말을 하는 사람자체가 (이 사건에) 관련됐다는 의심을 받아야 한다”고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했다.
송 교수 문제가 자칫 이념논쟁으로 옮겨갈 경우 이번 사건의 본질적인 핵심이 흐려질 뿐아니라 진보세력의 비판여론에 직면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여겨진다.
최 대표는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추방론’에 대해서는 “수사의지에 방해가 될 수 있다”며 `시기상조론’을 내세웠다.
박주천 사무총장은 “송두율 사건은 30년전 사건이 아니라 진행중인 사건”이라고 주장하고 “KBS와 국정원, 정부 고위관계자들이 송 교수와 친분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기획입국’ 의혹을 거듭 제기했고, 이강두 정책위의장은 “모든 당력을 모아 송 교수 입국의 진상과 배후를 파헤쳐야 한다”고 가세했다.
박 진 대변인은 논평에서 “송두율 사건의 추이를 보면 대통령과 코드가 맞는 기관, 단체, 매체에 의해 나라가 온통 휘둘려 잘못가도 한참 잘못가고 있으며 집권세력 차원에서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우기는 송두율 살리기’ 작전이 전개됐다”면서 집권세력의 고백과 사죄를 촉구했다.
◇민주당 = 민주당은 소속의원들 사이에 송 교수 처리 및 입국 관련인사 수사 확대 문제 등에 대해 다양한 견해가 나타남에 따라 당 차원에서 공식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자제하고 있다.
김성순 대변인은 사견임을 전제로 “일단 엄정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되지만, 추방이나 다른 법적 조치는 사법당국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며 “송 교수가 독일사람이니 국외추방도 좋은 방안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송 교수 입국에 관련된 인사들에 대한 수사확대를 주장하는 데 대해선 “검찰이 송 교수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더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면 당연히 불러서 조사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조순형 비상대책위원장은 송 교수를 구속수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국외추방에 대해선 “원칙대로 기소하고 추방한다면 괜찮지만 기소하고 추방하는 것과 공소보류하고 추방하는 것은 큰 차이”라고 말해 공소보류 조치후 추방엔 반대했다.
그러나 김영환 정책위의장은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 “송 교수가 진실을 좀더 솔직히 밝히고 국민은 관계당국의 수사를 지켜보되, 이 사건이 분단과 냉전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이를 치유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면서 “역사적 상처를 잘 치유해 남북화해와 긴장완화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은 특히 “남남갈등을 부추기는 고질적인 색깔론, 근거없는 폭로전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합신당 = 통합신당의 정동채 홍보기획단장은 이날 오전 운영위원회 후 브리핑에서 “국법질서에 따라 국가기관이 엄정히 대처하되, 독일 및 대북관계를 고려해 원숙하고 현명하게 처리해달라는 것이 당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천정배 의원도 “송 교수가 북한 노동당에 입당하고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김철수로 불렸던 사실에 충격과 경악을 금할 수 없는 만큼 검찰은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냉철한 사법적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진실 규명후 `국외추방’과 `선처’ 등 구체적인 처리 방향에 대해선 의원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입장이 다소 엇갈렸다.
임종석 의원은 “(송 교수의) 태도와 의사에 따라 좀더 포용할 수 있는 것 아니냐. 그런 것이 오히려 대한민국 사회의 우월성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장영달 의원은 “국민이 의혹을 품고 있는 사안은 당국에서 철저히 파헤치고 그에 대한 처리는 역시 엄정하게 법에 따라 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입국·미화 관여자 수사확대’ 등의 주장에 대해 임종석 의원은 “송 교수가 노동당에 가입하고 한 것은 뜻밖이긴 하지만, 구체적인 이적행위를 제시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검증해서 고려할 필요가 있다” 고 주장했다.
김원기 창당주비위원장은 “당리당략에 따라 여러가지로 (새정부를) 흠집내고 가로막으려는 세력이 있다”고, 천정배 의원은 “한나라당을 비롯한 수구세력은 색깔론과 이념공세로 정부와 민주세력의 도덕성에 흠집을 내고 그 반사이익을 얻기 위해 이번 사건을 이용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이영란-서정익-박영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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