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비자금’ 소환 … 정치권 긴장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10-06 18:18:15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검찰이 빠르면 7일부터 `SK 비자금’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정치인들에 대한 소환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지자 정치권이 바짝 긴장한 채 사태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각 당은 검찰이 엄정한 수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취하면서도 수사 배경을 놓고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정치적 의혹’을 제기하는 등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한나라당 = `여야 없는 철저한 수사’를 주문하면서도 현대비자금 사건에 대한 `물타기용’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특히 “통합신당을 띄우기 위해 기성 정치권을 싸잡아 폄하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 같다”고 분석하면서 현대비자금에 대한 특검제 도입 등 맞불작전에 돌입할 태세다.

홍사덕 총무는 “노무현 신당이 뜰 즈음에는 정치에 대한 국민의 염증을 키우려는 여러가지 일들이 일어날 것으로 오래전부터 예고해왔다”면서 “SK비자금 사건은 그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했다.

홍 총무는 또 “현대비자금이 지난 총선에 수도권과 영남권의 선거자금으로 사용됐다는 의심할 수 없는 정황증거들이 있는데도 이에 대한 검찰 수사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국정감사가 끝나면 곧바로 현대비자금+α에 대한 특검도입을 위한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말했다.

송태영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SK비자금 사건도 철저히 수사해야 하겠지만 현대비자금 사건에 대한 물타기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소장파들로 구성된 쇄신모임 간사인 남경필 의원도 “죄가 있으면 철저히 밝히는 게 검찰의 기본적인 임무지만 SK비자금 수사가 현대비자금 수사를 깔아뭉개는 용으로 사용돼선 안된다”면서 “현대비자금 수사가 미진할 경우 특검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동조했다.

◇민주당 = 조순형 의원은 “대선자금과 관련해선 (이상수)사무총장이 신당에 갔다고 하지만 결국 민주당이 조사를 받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대선자금과 관련된 문제인 만큼 검찰이 철저하게 수사해 밝힐 것은 밝히고 책임질 것은 책임져야 한다”며 엄정수사론을 폈다.

강운태 의원은 “아무래도 가장 초점이 되는 것은 민주당이 아니겠느냐”며 “지켜보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고 말했고, 김영환 정책위의장도 “정치적 고려없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며 “더 이상 토를 달 것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전형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신당 이상수 의원이 `이번 SK 비자금 사건이 더 커졌으면 좋겠다.

그래야 정치권을 한번 흔들 수 있다’고 말했고, 장영달 의원은 `민주당이 많이 연루돼 있을 것이고 여러사람 다칠 것 같은 분위기’라고 말했다”면서 “신당파에서 일제히 이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검찰수사가 정치적으로 흐르고 있다는 의혹을 받을 수 있다”고 수사착수에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또 “현재까지 SK측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은 유일한 사람은 이상수 의원이며, 최태원 회장이 구속됐을때 검찰 수뇌부에 전화해 선처를 부탁한 사람도 이 의원”이라고 과거 선대위 총무본부장 출신의 이 의원을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졌다.

◇통합신당 = 정동채 홍보기획단장은 “손길승 사장을 조사해서 나온대로 구여권이든 신여권이든 상관없이 법에 따라 엄정히 처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장영달 의원은 “사건의 진상이 국민앞에 낱낱이 밝혀져 부정부패에 손댄 사람들은 정치권을 떠나야하며 이는 신당도 예외가 될 수 없다”며 “그 사람들이 몇백억씩 해먹는 바람에 후원회에 후원금이 안 들어왔는데, 이번 일은 부정부패에서 정치권이 해방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부영 의원은 “그런 사람들 때문에 정치인들이 싸잡아 욕을 먹고 창피해서 동네를 못 돌아다니는 것”이라며 “그런 짓한 사람들은 선별 수사 같은 엉뚱한 말이나 하지 말고 반성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통합신당은 특히 한나라당과 민주당 일각에서 `기획수사’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데 대해 `구태정치의 표본’이라며 자숙을 촉구했다.

김영춘 원내부대표는 “검찰이 그런 식으로 정치적 조정을 한다고 해도 누가 믿겠느냐”며 “정치자금 문제와 여론을 호도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동채 의원은 “새 정부 들어와 대통령이 검찰총장에게 전화 한 통화 하지 않았다는 것은 여론과 언론이 다 인정하는 사실”이라며 “비자금문제도 이제 누구인지 모르고 알아볼 수도, 알아볼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이영란-서정익-박영민 기자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