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지난 4일 “조사할 분량이 방대하다”는 이유를 들어 재소환을 조건으로 손 회장에 대해 일단 귀가조치를 결정하면서 내주중 정치인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시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검찰이 손 회장에 대한 조사를 전부 마무리짓지 못한 상태에서 전격적으로 정치인 소환방침을 밝히고 나선 것은 비자금의 정치권 유입 진술이 확보된 마당에 시일을 늦추게 되면 정치권이나 재계 모두에게 좋지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SK그룹이 SK해운의 분식회계를 통해 2000억원대 부외자금을 조성한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중 100억원대 돈이 정치권에 유입됐다는 진술도 받아냈다.
SK로부터 비자금을 수수한 정치인은 구 여권의 현역 의원 1명과 고위직을 지낸 전직 의원 1명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며, 이들 외에 여야 정치인 3∼4명이 더 연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이들 정치인과 차례로 접촉, 우선 순위에 따라 소환 일정을 확정지을 방침이다.
이들 정치인에 대한 소환 조사는 실제 SK의 돈을 수수했는 지 여부와 함께 돈의 성격과 대가성 유무를 규명하는데 집중될 전망이다.
검찰은 SK의 돈 전달이 대부분 불법적으로 이뤄졌고, 정치자금이라고 보기엔 그 액수가 지나치게 많다는 점, 자금 전달시기를 전후해 SK 계열기업들의 경영상태 등으로 미뤄 대가관계가 충분히 인정되는 돈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SK의 돈이 주로 선거철에 정치권에 유입됐다는 점은 정치인들에게 정치자금이라고 항변할 수 있는 빌미를 줄 수 있어 수사가 간단치만은 않게 전개될 가능성도 적지않다.
손 회장에 대한 신병처리를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도 검찰에게 주어진 난제 중 하나다.
고질적인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는다는 비자금 수사의 취지에 비춰 일벌백계 차원에서 손 회장에 대한 영장청구가 불가피하겠지만 국내 경제의 어려운 사정을 고려, 재계 수장격인 손 회장에 대해 선처를 해줘야 한다는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최은택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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