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낼수 없다” “비리옹호당 멍에써도 좋으냐”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9-18 19: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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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소환’ 싸고 한나라 대립격화 한나라당이 박주천, 임진출 의원에 대한 검찰의 소환통보에 대한 대응 방향을 놓고 중진과 초·재선 소장파간 갈등 양상을 빚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홍사덕 총무를 비롯한 중진들은 18일 “신당 출범의 당위성 확보를 위한 여권의 정치적 의도에 놀아나선 안된다”며 소환불응 입장을 고수한 반면, 소장파들은 “재벌옹호당에 이어 비호옹호당이라는 멍에를 쓰겠다는 것이냐”며 반발하고 나섰다.

홍 총무는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무슨 이유로 부르는지도 모른 채 우리당 국회의원을 검찰청 포토라인에 절대 내보내지 않겠다”면서 “이를 상임운영위원들에게 보고한다”고 이의제기 가능성에 쐐기를 박으려 했다.

그러나 당 쇄신모임 간사인 남경필 의원은 “남의 눈에 들보를 들춰내기 위해선 우리 눈의 티끌을 걷어내야 한다”면서 “민주당 정대철 대표가 소환에 불응했을 때 우리당이 했던 발언과 논리를 주목해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남 의원은 또 “여당 의원 두명은 소환에 응했는데 야당이 소환에 불응할 경우 야당이 청와대나 여당보다 더 권력집단화됐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면서 “국회의원의 불체포 특권을 악용해선 안된다는 것을 의원 윤리강령에 넣든지, 헌법을 개정하든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세훈 의원도 “검찰에서 출두하라고 하면 그냥 끌려나가서 조사를 받는 일반 국민들은 정치인들이 검찰에서 소환이유를 밝히지 않아서 안나간다는 것에 심정적으로 거부감을 갖고 있기때문에 국민정서와 괴리될 수 있다”면서 “당당하게 임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이에 대해 홍 총무는 “정정당당하게 임해야 한다면서 혐의사실이 적시된 정대철 대표와 비교하면 마치 우리당 두사람이 당당치 못하다는 인상을 풍길 수 있기 때문에 언어의 묘미를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총무는 검찰이 소환이유를 밝히기 전에는 조선 팔도가 다 달려와도 나가라고 말할 수 없다”고 다시 쐐기를 박았다.

김종하 박승국 의원 등 중진들은 “여권이 신당을 성공시키기 위해 우리당 의원들 수십명을 검찰에 나오라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 “지방의회도 검찰에서 소환사유를 보내지 않으면 안간다”며 동조했다.

그러나 쇄신모임 박근혜 의원은 “왜 소환하는지 검찰이 얘기하지 않아도 다 알 수 있는데 소환이유를 몰라서 안간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지고 내용을 모른다는 것은 어폐가 있다”고 반박하는등 중진과 소장파간 설전이 1시간이상 계속됐다.

재선그룹 홍준표 의원도 “비리혐의를 당의 이름으로 보호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 재벌옹호당에 이어 비리옹호당이라는 멍에를 뒤집어쓰려는 것이냐”면서 “의원들이 불체포 특권 뒤에 숨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현대비자금’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안대희 검사장)는 18일 오전 한나라당 박주천·임진출 의원이 일단 소환에 불응함에 따라 전화 등을 통해 소환 일정을 재조정키로 했다.

검찰 수사관계자는 “두 의원측과 소환 조사를 위해 접촉 중”이라며 “방미 중인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가 오는 20일 귀국하게 되면 관련 보고를 하고 내주중 출두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검찰은 내주까지 박주천·임진출 의원의 출석 여부를 지켜본 후 재차 소환에 불응할 경우 2차 소환장을 발송하는 절차를 밟은 뒤 영장을 청구하거나 조사없이 기소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내주부터 국회 국정감사가 시작되기 때문에 이들 의원이 이번 주말께 전격 출석, 조사를 받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이들 의원을 상대로 지난 2000년 국회 정무위에 소속돼 있을 당시 현대측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비자금 수천만원을 받고 정무위 국감 증인 명단에서 고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을 제외시켜 줬는 지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서정익-최은택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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