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無당적’ 의미·전망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9-17 18: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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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거리 정치’ 초당적 국정운영 노무현 대통령은 10월말이나 11월초께 민주당적을 버리고 한동안 `무(無)당적’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한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모 고위관계자는 최근 “노 대통령은 민주당 신당추진세력이 창당준비위를 띄우는 시점을 전후해 당적을 이탈할 것”이라며 “이후 노 대통령은 무당적으로 국정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창준위 단계에 이르기 전까지 노 대통령이 당적 이탈 여부에 대해 판단을 서두를 일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이 무(無)당적으로 국정을 운영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정가는 향후 국정운영과 총선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실 노 대통령의 당적이탈은 민주당 분당에 따른 당연한 수순으로 인식돼 왔다. 또 이미 신당 불개입 원칙을 공개적으로 표명했기 때문에 신당 불참도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역대 대통령들이 공정한 선거관리나 인기하락에 따른 권력누수로 당적을 포기한 전례는 있지만 이처럼 집권 초기에 당적없이 국정을 운영하는 사례는 처음이어서 사상 초유의 정치실험으로 주목을 받을만하다.

이와 관련, 노 대통령은 최근 미국식 대통령제 운영을 예시하면서 여야와의 대화정치를 강조해 왔다.

특히 `정서적으로 움직이는’ 현 정당질서 속에서 정부 입장에선 여당과만 정책 타협을 보기가 쉽지않기 때문에 그간 여당에 기울어온 정책협의 구조를 탈피, 정책 사안에 따라 여야를 가리지 않고 협조를 구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정치권 안팎에서는 노 대통령의 등거리 정치가 본격 가동될 것으로 예상해 왔고, 이런 등거리 정치는 무당적 국정운영을 통해 가시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신당 창당을 계기로 정치권은 총선정국에 돌입할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고 이러한 정치환경속에서 과연 노 대통령의 의지대로 초당적 국정운영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다.

초당적 국정운영 의지와 중립적 지위를 바탕으로 엄정한 총선관리를 염두에 둔 선택이라고 하지만 노 대통령의 무당적은 그 자체로 `민주당을 버리고 신당 추진세력에 힘을 실어주는’ 고도의 정치적 행위로 해석될 소지가 없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총선국면에서 `친(親)노무현’을 표방하는 신당세력은 부산·경남권 등지에서 소위 `노심(盧心)’을 세일즈하며 득표활동을 벌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견되고 있어 노 대통령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정치권의 중립성 논란을 제공할 개연성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노 대통령의 당적이탈이야 민주당이 깨지게 되는 상황에서 당연한 수순 아니냐”며 “노 대통령의 신당 불개입과 공정한 총선관리 의지는 분명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앞으로 관심의 초점은 무당적 국정운영이 언제까지 계속될지에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노 대통령이 적어도 총선 전까지는 무당적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편이다.

신당 당적 보유 가능성을 전면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노무현당’ 논란과 총선개입 시비를 촉발할 것이라는 점에서 현실성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당 책임정치라는 명분과 총선 득표력 배가라는 논리를 들어 노 대통령이 당적을 갖고 총선에 임할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 전망은 설득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총선후 당적 보유 여부에 관해서는 여러갈래의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원칙과 명분을 중시하는 노 대통령의 성격을 감안할 때 일정기간 무당적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없지 않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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