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추가 파병 … 정가 ‘뜨거운 감자’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9-15 19: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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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추가파병 문제가 내년 총선을 앞둔 정치권에 주요 쟁점과 변수로 부상할 조짐이다.

이번 미국의 파병 요청은 `전투병’이 대상일 뿐 아니라, 규모도 여단급 이상이고, 이라크 전후 정세의 불안정이 심화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지난 3월 전국을 뜨겁게 달궜던 공병·의무대 파병 논란보다 더 극심한 정치·사회적 갈등과 파장을 낳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여야 지도부는 정부가 15일 미국측의 파병 요청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공론화에 나서자 찬반 여부에 대한 입장 표명을 삼간 채 신중한 입장을 취했으나, 유엔 요청 형식이라면 검토할 수 있지 않느냐고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그러나 대부분의 의원들은 이번 파병문제가 북핵 6자회담이나 주한미2사단의 후방배치 등 `국익’과 관련된 사안이라는 점과, 총선을 앞두고 일부 시민단체가 파병 찬성 의원들에 대해 `낙천·낙선운동’ 등을 언급하고 있는 상반된 분위기속에서 대체로 몸을 사리고 있다.

다만 진보·개혁성향의 소장파 의원들은 “어떤 형태로든 파병은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높이면서 파병반대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 현재 각 의원들의 입장을 감안하면, 여야 각 당과 정파 내부에서도 의견이 다르기때문에 앞으로 파병문제에 대한 국회 논의와 동의안 심의 과정에서 당론 결집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민주당 “파병에 무게 … 당론 진통예고”

◇민주당 = 정대철 대표는 여수 방문중 파병문제에 대해 “고차방정식을 푸는 것과 같이 조심스럽고 고민스럽다”고 정치권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그러나 “이 문제를 풀어가는 판단의 최우선 가치를 `국익’에 둘 것”이라며 “특히 한미동맹관계가 훼손되지 않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장전형 부대변인이 전했다.

정 대표는 지난 13일 재해대책 당직자 회의에선 “유엔이 요청해 유엔의 일원인 평화유지군으로 참여한다면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어 파병 불가피성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잔류 민주당의 정책위의장으로 거론되는 강운태 의원도 “유엔 결의에 의한 평화유지군 형식이 아닌 전투병 파병은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해 `유엔 결의’에서 해법을 찾았다.

잔류파는 통외통외, 국방위 등 관련 국회 상임위원 연석회의와 의원총회 등을 통해 의견을 결정해 나갈 계획이다.

신당파 지도부내에서도 “현 정부의 정책기반을 강화해야 할 신당에선 국익과 여론 동향을 감안해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며 오는 20일 교섭단체를 구성한 뒤 국정정책 토론회 등을 통해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신당파와 잔류파를 가리지 않고 지난 3월 파병때 반대편에 섰던 진보·소장파 의원들은 전투병의 추가파병에 분명한 반대입장을 밝히고 있어 신당파, 잔류파 각각 당론 결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신당파에선 이미 김근태 김성호 의원 등 5명이 `파병 반대’ 입장을 선언했고, 잔류파에서도 김영환 의원은 반대론에 가세했다.

김성호 의원은 “파병 자체가 명분이 없고 장기적 국익에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기때문에 규모와 관계없이 파병은 있을 수 없다”면서 “특히 대규모 파병은 국제적으로도 침략군의 일원으로 비쳐질 수 있고 제2의 베트남전 참전의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 “盧대통령부터 입장 밝혀라”

◇한나라당 = 원내 제1당인 한나라당은 지난 3월 파병론에 앞장섰던 것과 달리 파병 여부나 규모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이 먼저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라크 정세와 그에 따른 대규모 전투병 파병의 위험부담을 감안할 때 파병의 총대를 멨다가 내년 4월 총선에서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최병렬 대표는 미국방문을 위한 출국에 앞서 파병문제에 대해 함구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적극적인 찬·반 의사표시는 없고, 파병시에는 유엔 결의나 유엔의 평화유지활동(PKO) 차원으로 가야 한다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정도다.

김영선 대변인은 논평에서 “노 대통령은 국가 최고지도자로서 국익을 기준삼아 신중하지만 확고한 결정을 내리고 당당하게 국민과 국회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면서 “만약 코드를 좇아 이 눈치 저 눈치를 보며 속수무책, 수수방관한다면 명분도 실리도 모두 잃는 참담한 결과만이 기다릴 뿐”이라고 말했다.

국회 국방위 이상득 의원은 “파병문제는 국익이 우선돼야 하며, 어떤 형태이든 다수의 국민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고, 통외통위 맹형규(孟亨奎) 의원은 “지난 공병대 파병때보다 판단은 어려우나 가더라도 유엔 PKF(평화유지군)같은 형태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민련 = 김종필 총재는 이날 확대당직자회의에서 15일 “유엔의 결의에 의해 유엔측에서 파병요청이 오면 그때가서 고려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 파병문제는 중요한 국가적 문제이기 때문에 국민적 합의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요청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1개여단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유운영 대변인이 전했다.
이영란 서정익 박영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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