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또 충돌 … 사실상 분당국면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9-04 18:3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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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직자들 몸싸움·욕설 … 당무회의 난장판 민주당 신구주류가 4일 당무회의에서도 신당논의에 대한 접점을 모색하지 못한 가운데 양측 당직자들이 또다시 정면충돌했다.

특히 신주류측은 이날 당무회의에서 전대소집안건 표결이 무산될 경우 독자 신당 추진을 위한 `신당 주비위’를 구성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민주당은 사실당 분당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특히 전대소집안건을 표결에 붙이려던 정대철 대표가 구주류 당직자들이 의자를 뒤로 빼는 바람에 넘어질 뻔하는가 하면, 흥분한 신구주류 당직자들간에 심한 욕설 교환과 함께 1시간여동안 회의장 곳곳에서 몸싸움과 일부 주먹다짐까지 벌어지는 등 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이날 구주류측 박상천 최고위원과 정균환 총무가 당무회의 의장인 정대철 대표의 좌우에 앉고 유용태, 이윤수, 장재식, 장성원, 윤철상, 김경천 의원 등은 당무회의 예정시각 1시간 30분전인 오전 7시 30분께 의장석 주변의 요충지를 선점했다.

정 대표의 요청으로 회의 시작전 막판 조율을 위해 대표실에 간 박상천 위원과 정균환 총무가 자리를 비운 사이 보좌진들은 빈 의자에 양복을 걸어놓고 자리를 지켜 마치 시험기간 대학 도서관의 좌석쟁탈전을 연상케 했다.

뒤늦게 회의장에 들어선 김원기 고문은 “이게 뭐하는 거냐. 옷 걸어놓고 개똥참외처럼 지키고 있구만”이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대표실에서 열린 막판조율에서 정 대표는 당 기획조정국에서 전날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흡수통합식 통합신당’에 대한 지지가 높은 것으로 나온 결과를 제시하면서 여론조사형 지역별 대의원투표를 제안하고 양보를 종용했으나, 신구주류 양측에서 반대하는 고성이 문밖까지 들려왔다.

신당추진모임 소속 이해찬 천용택 의원 등도 이날 당무회의 직전 여의도 한 호텔에서 20여명이 모인 가운데 조찬모임을 갖고 전의를 다진뒤 오전 8시께 회의장에 들어섰다.

김 고문은 기자들과 만나 “당의 분열을 막기 위해 참을 수 없는 것도 참았고 양보할 수 없는 것도 양보해 여기까지 왔다”며 “물러설 곳이 없으며, 어떤 일이 있더라도 오늘 신당논의의 종지부를 찍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주류측은 전날 밤 모임에서 당무회의 표결 무산시 `당중당(黨中黨)’ 성격의 창당주비위를 구성키로 하는 등 회의 무산을 이미 전제한 상태에서 다음 수순에 대비한 때문인지 당무회의에 임하는 긴장도는 예상보다 약했다.

정 대표는 당무회의에서 “오늘 잘못되면 분당으로 갈 뿐”이라면서 “문을 걸어잠그고 합의점을 도출하자”며 여론조사형 대의원투표를 재차 제안했으나, 이윤수 의원은 “통합이든 흡수든 상대할 조직이 있어야 가능하다”며 “도대체 실체가 뭔지 밝혀달라”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신당추진모임 핵심세력중 일부가 과거 한나라당과 자민련에 공천을 신청했거나 한나라당 창당발기인이었음을 폭로한 인터넷 매체의 보도내용을 복사한 것을 흔들기도 했다.

한편 당무회의 때마다 천용택 의원과 맞고함 대결을 벌였던 이윤수 의원은 동갑내기인 천 의원에게 “우리 제발 큰 소리 그만 하자. 그런데 왜 먼저 건드리느냐”며 농담을 던졌고, 천 의원은 “이 의원과 해외여행을 같이 가봤는데 참 멋진 사람이다. 목소리가 너무 커서 그렇지만 …”이라며 응수했다.

이 협 최고위원이 회의 공개를 요구한 데 대해 신주류측 이미경 의원이 “그러지 마세요”라며 제지하자 구주류측 여성 부위원장은 “당신이 그런 말 할 자격이 있느냐”며 이 의원에게 폭언을 퍼붓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당무회의가 욕설과 폭력으로 얼룩져 여론의 뭇매를 맞은 탓인지 이날 당무회의에서는 참석자들이 자제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특히 S부위원장이 정 대표의 비공개 회의 방침과 관련, “당무회의의 원활한 진행에 적극 협조하는 대신 몇몇 부위원장들이 남아 지켜보게 해달라”며 다른 부위원장들의 퇴장을 권유하자, L부위원장이 S부위원장의 멱살을 잡아 몸싸움이 벌어졌고, L부위원장은 그후에도 다시 러닝셔츠 차림으로 회의장에 난입해 제지하는 당직자의 뺨을 때렸으며, 다른 한 부위원장은 “신당하는 XXX들”이라고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이날 오후 열린 당무회의에서는 정 대표가 “토론은 종결됐다. 이해찬 의원외 22명이 낸 전대소집안건을 표결에 부치겠다”고 선언하고 의사봉을 두드려 표결안건을 기습상정하자, 구주류 당직자들이 일제히 의장석으로 몰려들어 정 대표가 앉아있던 의자를 뒤로 끌어낸 뒤 의사봉을 바닥에 내팽개쳤다.

정 대표가 당직자들에 둘러싸여 회의장을 `자의반 타의반’으로 빠져 나온뒤 흥분한 구주류 당직자들은 신기남 의원쪽으로 달려들어 물을 뿌리는가하면 욕설을 했고, 김원기 고문과 이해찬 의원 등 신주류 핵심인사들을 감싸고 있던 신주류 당직자들과 밀고 밀치며 일각에서는 주먹다짐까지 벌어지는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이영란-박영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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