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기다렸다가 함께 간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9-03 18:5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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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연대 출범 하순으로 연기 민주당 밖에서 개혁신당을 추진중인 통합연대, 개혁당, 부산 정개추 등 `신당연대’가 당초 7일로 예정됐던 창당준비위원회 발족식과 창당 발기인대회를 이달 하순으로 연기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당연대 관계자는 3일 “최근 급박하게 전개되고 있는 민주당내 신당논의를 좀 더 지켜보기로 하고, 창준위 발족식을 28일께로 연기했다”면서 “대신 7일에는 창당 추진위를 열어 100명의 추진위원 명단을 발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강경파와 통합연대의 요청에 의해 창준위가 부득이 연기된 것”이라면서 “강경파는 선도탈당을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이고, 통합연대는 강경파의 탈당은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전제돼야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민주당내 신당논의가 4일 당무회의를 기점으로 국면 전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고, 특히 강경파 의원들이 `전대 무산시 탈당’을 예고해놓은 상황에서 신당연대의 이번 결정은 제도권내 세규합을 위한 속도조절 차원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실제 강경파 내에서도 당무회의에서 전대소집안 표결이 무산되더라도 당장 소수가 선도탈당 형식으로 나가기보다는 다수의 집단 탈당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점차 세를 얻어가는 분위기다.

1일 밤 회동한 신주류 의원 8명이 정대철 대표와 김원기, 김근태 고문에게 탈당 대열 동참을 요청키로 한 것과 강경파의 핵심인 천정배 의원이 2일 개인 일정을 이유로 1주일간 미국 출장을 떠난 것도 이같은 현실인식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신주류는 전대 무산시 4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일치된 행동방향을 결정한다는 방침에도 불구, 탈당과 잔류를 놓고 강·온파 내에서도 입장이 엇갈려 갖가지 시나리오가 난무하고 있다.

일단 현실적으로 유력한 시나리오는 박양수 의원이 고안한 `당중당(黨中黨)’ 방식의 독자신당론이다. 강경파의 탈당을 막는 동시에 신주류의 당 잔류 명분도 살리는 등 탈당을 하지 않고도 탈당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구체적으로는 전대 무산 직후 독자신당 추진 선언 → 추석전 창당 준비위 구성 → 국정감사 이후 10월말 창당 발기인대회 → 11월 지구당 창당대회 및 시도지부 결성 → 12월 중앙당 창당 → 1월 상향식 공천 수순이다.

여기에는 당장 국정감사를 앞둔 정기국회 회기에 탈당할 경우 현 정부의 국정운영에도 부담이 되고, 총선이 임박한 시점에 신당을 창당해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무엇보다 민주당의 지지 기반인 호남표의 이탈과, 신당연대와의 창당시 지도체제 등을 둘러싼 분란 가능성, 과거처럼 `돈줄’이 없는 상태에서 구주류가 민주당의 국고보조금 등 총선 자금을 독식하는 현실이 고려됐다는 후문이다.

다만 신당의 선명성 유지 차원에서 당밖 개혁세력과 연대를 구축하기 위해 통합연대, 부산 정개추, 개혁당의 신당연대 연석회의에 참가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그러나 독자신당론은 그간 `독자전대’나 `외부세력 영입’ 등을 모색해온 신주류의 신당추진 방식과 거의 다른 게 없고 “돈 없는 정치 구현과 지역구도 타파”란 대의를 사실상 포기하는 발상인데다, 당중당이 가져올 구주류측의 반발과 여론의 역풍을 감안할 때 되레 `자충수’가 될 공산도 없지 않다.

이에 따라 강경파가 주장해온 선도 또는 집단탈당론이 불씨를 지펴 나갈지가 주목된다.

강경파들은 신주류가 정치개혁의 원칙과 대국민 약속을 지키기 위해선 모험이 불가피하다는 전제 아래 전대 무산시 즉각 탈당을 감행, 당밖에 신당의 기틀을 마련하고 개혁세력 대연합의 중심에 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보듯 신주류에 대한 국민 지지도가 정파중 가장 높은 상태에서 또다시 실기할 경우 약속 위반과 신념 부족의 `구태정치’로 몰릴 수도 있어 떠밀리는 식으로도 나갈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밖에 지난 28일 당무회의 충돌후 대두됐던 집단탈당론의 경우 김원기, 이해찬 의원 등 신주류의 주력인 온건파가 지역구내 호남표를 의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선도탈당파가 온건파를 설득하고 여론이 계속 긍정적으로 작용할 경우, 추석 후 또는 국감 후 집단탈당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정윤재(사상), 최인호(해운대기장갑), 송인배(양산), 김도훈(창원을) 등 민주당의 부산·경남지역 원외지구당 위원장 4명이 5일 민주당 탈당을 선언키로 하고, 대구·경북과 강원도 등 일부 지역에서 탈당설이 나오는 등 당밖의 탈당 러시가 강경파의 결단을 재촉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됐다.

강경파의 한 의원은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는데 (온건파가) 독자신당론이니 하는 말로 여론몰이가 되고 있다”며 “돈 없는 정치하자고, 지역구도를 타파하자고 해놓고 그냥 주저앉는다면 국민의 불신만 커져 공멸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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