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야 끝없는 당내 갈등 … 정치불신 키운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8-30 17: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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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신주류가 강·온간 대립이 표면화되면서 파열음을 내고 있는가 하면 한나라당은 `60대 용퇴론’에서 촉발된 내부갈등이 중진·재선의원과 소장파 의원간 감정대립 양상까지 겹치면서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자민련은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내분을 즐기면서도 이에 대한 비판을 통해 내각제 개헌의 필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민주당 ‘신당책임론’ 신주류도 내분

민주당은 지난달 28일 당무회의에서 임시 전당대회 안건을 표결처리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론과 김원기 고문의 리더십 부재론에 강경파의 탈당 움직임을 둘러싼 논란까지 겹쳐 방향타를 놓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주류는 무엇보다 지난 대선 이후 8개월간 힘의 우위를 갖고도 `기획력 부재’로 고비마다 실기, 신당 논의의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는 자괴감이 팽배한 상태다. 내재돼온 내부 불만은 지난 29일 신당추진모임 운영위원회에서도 일거에 터져 나왔다. 김원기 고문과 신주류 `기획실장’인 이해찬 의원이 “좀 더 시간을 갖자”며 탈당론에 거듭 제동을 걸자 강경파가 지도부의 무능을 성토하며 결단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파인 이호웅 의원은 온건파를 향해 “표결을 시도조차 안했는데 미안하지도 않나? 이제 솔직해져야 한다. 그래도 약속인데”라면서 “이럴려면 차라리 현재 민주당으로 가야한다는 쪽으로 밝히든지 하라”고 공격했다.

나아가 “내부에서 신당 추진했던 분들과 뜻을 함께 한 뒤 바깥에서 정치개혁과 전국정당을 위해 태동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말해 개혁신당 창당준비위가 출범하는 오는 9월 7일을 전후한 `거사’를 시사했다.

정장선 의원도 오는 4일 예정된 `마지막’ 당무회의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하면서 “4일 또 싸우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야 하게 됐는데, 민주당이 철저히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의미가 있다”며 “이제 집단적으로 이뤄질 것이며, 신당논의는 마무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온건파인 이재정 의원은 “개별적으로 행동해선 안된다”며 “좀 더 인내하면서 여러가지 가능성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경론에 제동을 걸었다.

신주류는 오는 4일 당무회의에서도 소집이 무산될 경우 강경파와 영남 `친노(親盧)’ 세력의 선도탈당 가능성이 크며, 이를 기점으로 집단탈당으로의 행동통일이냐, 아니면 탈당파와 잔류파의 분열이냐는 갈림길에 설 것으로 보인다.

신기남, 이종걸 의원은 “탈당은 소수로는 안된다”며 탈당 세규합에 적극 나섰음을 시사하고 “표결처리 무산시 전대의 독자 추진은 물리적으로도, 시간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오는 4일 당무회의에서 결판이 안나면 그땐 참지 못할 것”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와 관련, 이상수 사무총장은 “(당밖에서) 독자신당을 해도 신당추진모임 전체의 결의로 하는 게 옳다”고 말해 40~50여명의 신주류 의원들이 `집단 탈당’ 또는 `독자신당 추진 선언’에 참여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특히 민주당 신당추진 강경파 의원 10여명은 4일 당무위원회에서 전당대회 소집안 표결이 또 다시 무산될 경우, 집단 탈당키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신주류 강경파의 핵심인 신기남 의원은 “오는 4일로 논의는 종결이며, 각자가 결단해야 한다”면서 “민주당에 매몰돼 (신당 흐름)전체 스케줄을 놓칠 수 없으며 인내도 좋지만 무한정 늦출 수 없다”며 4일이 `탈당 인내’의 마지노선이 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호웅 의원도 “당무회의에서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정도가 아니라 매우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지금의 민주당으로 그대로 갈지, 신당으로 갈 것인지를 이제는 솔직히 밝혀야 한다”고 온건파들을 압박했다.

이들 탈당 추진세력은 최소한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한 인원으로 집단탈당한다는 방침하에 세규합을 벌이고 있으며, 집단탈당의 파급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영남지역 원외지구당 위원장들도 일단 오는 4일까지 탈당을 보류키로 했다.

한나라 공천물갈이·노선대립 격화

한나라당 재선의원 모임인 `국민우선연대’ 소속 의원들은 ‘용퇴론’을 제기한 원희룡 의원의 당직사퇴 요구외에도 최병렬 대표와 홍사덕 총무의 당운영 방식과 원내외 대여관계 등 리더십을 전면 비판하면서 지도부에 대한 `노선투쟁’도 공언하고 있다.

이들의 `노선비판’엔 김두관 행자부장관 해임건의안 처리 입장, 청와대 5자회동 수용, 주5일 근무제 찬성 당론 등 당내외 주요 현안이 모두 대상이 됐다.

김문수 의원은 지난달 29일 오후 의원총회에서 “5자회동 수용에 수모를 느낀다. 23만명이 뽑아줬는데 첫번째 대통령 만나는 게 5자회동이냐. 저와 언론4사에 민사소송을 제기하는데 5자회동을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최 대표를 정면 비판했다.

주5일 근무제에 대해서도 “노사가 다 반대하는 것을 왜 우리당이 총대를 메면서 정책정당을 하겠다는 것이냐”고 목청을 높이고 “지도부가 정책 전체와 국회·당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달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같은 재선의원인 이재오 의원도 “김 의원 의견에 100% 공감한다”고 가세하고 “해임안도 할려면 적기에 했어야지, 지금 처리하려는 것은 고집밖에 안된다”며 “(의석분포상) 언제든 해임시킬 수 있으므로 노무현 대통령 스스로 해임하라고 정치행위로 해야지 우리끼리 모여 (단독처리)하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몰아세웠다.

지도부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최 대표는 표정이 굳어졌으며, 홍사덕 총무는 2번씩이나 “깊이 사죄한다”는 말을 해야 했다.

오전 당정치발전특위에선 최 대표가 `대표 흔들기를 자제하고 당운영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하자 홍준표 의원과 김문수 의원은 “(원희룡) 기획위원장이나 자제시키지 평의원을 왜 자제시키려 하느냐”, “협조는 당직자들이 하는 것이지 우리가 왜 하느냐”고 맞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택수 의원은 `대표가 원 의원을 질책했어도 경질 생각은 없는 것 같다’는 기자들의 지적에 “안하고는 못 배길 것”이라고 말해 `표적 공세’를 시사했다.

이에 앞서 홍준표 의원은 오전 라디오방송과 인터뷰에서 자신의 지도부 비판에 대해 “야당으로서 역할을 못하고 있는 당에 대한 노선투쟁”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원 의원을 비롯한 소장파도 적극 대응 태세를 갖추고 오는 4일 의원연찬회를 벼르고 있어 소장파와 재선·중진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원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유권자에선 50대 미만의 젊은층이 60%를 차지하고 있는데 한나라당은 60대 이상이 50%를 넘는 역삼각형”이라며 “40, 50대가 중심이 되고 원로들은 모범이 되고 20, 30대가 따라가는 마름모꼴 정당으로 가기 위해선 내년 총선에서 대폭적인 물갈이가 불가피하다”고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당직자로서 못할 얘기를 한 것이 아니며 사표는 언제든 낼 각오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남경필 의원도 MBC 라디오에 출연, “60세로 잘라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나 내년 총선승리를 위해 개혁공천이나 인물변화가 필요하다”며 “원로선배들의 아름다운 결단을 기대한다”고 거들었다.

안상수 대표 특보단장은 이날 다시 `재창당’ 촉구 성명을 내고 “소위 인적청산이 한나라당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연령외에도 도덕성, 부패여부, 시대정신 등의 기준에 따라 나라와 당을 위해 용퇴하는 살신성인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당의 개혁과 쇄신에 결정적 보탬이 될 것”이라고 용퇴론에 가세했다.

자민련 “내각제만이 해결책”

자민련은 `현 정권의 국정운영 방식이 인정받지 못하면 내각제로 갈 수 밖에 없다는 여론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는 박관용 국회의장의 발언을 상기시키면서 “양당의 패거리 싸움을 볼 때 내각제만이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유운영 대변인은 최근 논평을 내고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시정잡배식 막가파 싸움질을 지켜보는 국민은 양당에 대한 혐오감을 넘어 차라리 이 땅에서 영원히 사라져 주기를 바라고 있다”며 “이런 개탄스런 정치현실은 정치제도의 모순과 개혁의 허구성에서 초래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늘의 정치불안과 정당간 패거리 싸움은 바로 대통령중심제의 결함과 잘못된 정당정치 운영 그리고 구두선처럼 외치는 개혁의 허구성에서 비롯되고 있다”며 “대통령제를 고수하는 한 이런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인 만큼 치유방법은 책임의회정치를 구현할 수 있는 내각제로의 정치개혁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영란-서정익-박영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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