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물갈이 없다지만 …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8-18 17: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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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崔대표 ‘속앓이’ 한나라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 물갈이’ 논쟁에 휘말린 가운데, 최병렬 대표의 속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 대표는 지금까지 내년 4월의 17대 총선 공천에 대해 `상향식 공천’이라는 제도에 의한 공직선거 출마후보자 결정을 강조하며 의도적 물갈이는 없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최 대표는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이미 당헌상 상향식 공천제도가 돼 있기 때문에 누가 어떤 의도를 갖고 물갈이를 하고, 못하고 하는 상황이 아니다”면서 “(물갈이) 방법이 있다면 상향식 공천의 틀을 얼마나 공정하게 개방적으로 만드냐가 주된 관심사”라고 말했다.

하지만 물갈이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최 대표와 가까운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이들이 최 대표의 `의중’을 읽고 움직이거나 적어도 최 대표와 이들이 당개혁을 위해 공천 물갈이에 대해 의기투합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18일 한나라당에 따르면 물갈이론은 최 대표의 특보단장인 안상수 의원이 제일 먼저 공식 제기한 뒤 당내 개혁성향 의원 및 지구당위원장 모임인 `쇄신모임’에서 지지하고 나섰고, 최 대표 `후견인’인 6선의 양정규 의원도 공감을 표시, 눈길을 끌었다.

최 대표는 간담회에서 “당내 여론은 많이 물갈이를 해야 한다고 얘기한다”고 언급, 최 대표의 속내는 `물갈이’가 아니냐는 분석을 낳았다.

내년 총선에 정치적 명운을 걸고 있는 최 대표로서는 총선 승리를 위해 대대적인 `물갈이’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물갈이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는 데 최 대표의 고민이 있다. 기자간담회에서 결론적으로 “내 자신이 물갈이를 하겠다, 안하겠다고 말할 상황이 아니다”고 즉답을 피해간 게 최 대표의 이같은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당내 기반이 취약한 최 대표로서는 물갈이의 1차적 대상인 중진들과 영남지역 의원들의 `동요’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3선이상 중진들의 모임인 `중진모임’의 간사를 맡고 있는 김용갑 의원은 “나이 많고 다선이라고 해서 무조건 배제돼야 한다는 것은 혁명적, 좌파적 생각”이라면서 “당이 어려울 때 지킨 것은 중진들”이라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4선의 김기배 의원은 “선거에서 이기는 것은 나이가 아니라 득표력”이라고 반대했고, 신경식 의원도 “물갈이를 한답시고 당을 백지상태로 만들면 참신한 분위기보다 열 배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땜질론’을 역설했다.

최 대표의 당내 위상이 과거 `제왕적 총재’와는 달리 공천심사위 구성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등 공천권을 행사하는 데 현실적인 한계와 제약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점도 최 대표가 공천문제를 직접적,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데 족쇄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달라진’ 위상과 일부 중진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최 대표가 어떤 공정한 틀을 만들어 `제도를 통한 공천 혁명’을 이뤄낼 지 주목된다.
서정익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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