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구주류 의원들을 중심으로 특검법이 직·간접적인 원인이라며 특검법의 `부당성’을 재차 강조하는 계기로 삼은 반면, 한나라당은 오히려 대북송금 특검의 `부실’수사가 정 회장의 죽음을 초래했다고 반박하는 등 책임을 서로 떠넘겼다.
또 민주당내에서도 구주류 일부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의 특검법 수용을 다시 비판하고 나섰으나 신주류측은 정 회장 자살과 특검법을 직접 연계시키는 것에 대해 언급을 피하거나 부인했다.
정치권은 다만 정 회장의 자살 동기와 배경에 대해 구구한 억측만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정 회장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여론의 역풍을 맞을 것을 우려해 본격적인 공방은 자제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박양수 의원은 “특검을 요구해 현대와 정부에 압박을 가한 한나라당의 책임이 크다”고 주장했다.
한화갑 전 대표는 KBS 라디오에 출연, `150억원 비자금이 정 회장의 자살에 영향을 미쳤겠느냐’는 질문에 “직·간접 영향이 있다고 봐야 한다”며 “이런 부작용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한 가지 사안에 대해 부정적인 측면만 생각할 게 아니라 다른 문제도 생각해 공과를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구주류의 정균환 원내총무는 “노무현 대통령이 특검을 거부했어야 했다”며 “특검은 결과적으로 민족의 비전과 사명에 칼날을 들이 댄 것”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으나 신주류의 임채정 의원은 “특검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특히 이날 당무회의에서 구주류의 김경천 의원은 “특검이 정 회장을 죽였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특검이 죽였지 누가 죽였느냐”고 주장했으나 신주류의 정대철 대표와 김희선 정동채 의원은 “부적절한 발언이니 없었던 것으로 하자”고 취소를 요구했다.
반면 한나라당 김영선 대변인은 “대북송금 특검을 제대로 하지 않고 모든 것을 덮어버려 이 사건이 마치 개인의 비리인 것처럼 호도돼 개인으로서 이를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사덕 총무도 “지난 시절 남북한 위정자들이 유망한 한 기업인을 어떻게 죽음으로 몰아넣었는지 그 경위는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면서 “우리당은 특검과 합동청문회, 국정조사 등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라고 더욱 철저한 조사를 다짐했다.
그는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모든 기업들이 유동성 확보와 부채경감에 나섰을 때 5억달러의 현금을 약탈하고 은행빚을 떠넘긴 만행의 과정이 하나도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정 회장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고 남북경협의 올바른 앞날을 위해 모든 과정을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강두 정책위의장 역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중요한 시기에 돌아가신 만큼 조사가 철저히 이뤄져 진상이 규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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