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일방적 행동’에 제동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7-24 17:5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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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철대표 ‘문책인사’발언 왜 나왔나 민주당 정대철 대표가 24일 돌연 당정협력의 문제를 이유로 `청와대 문책인사’를 사실상 공개촉구하고 나서 배경과 파장이 주목된다.

정 대표는 “당에서도 자제하고 이에 맞는 인사개편이 이뤄져야겠지만 청와대에서도 당정협의에 어긋나는 일을 자제시키고 문책인사까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고위당직자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한나라당의 대선자금 공개를 촉구한뒤 돌연 “집권초기 당정간 협력이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 대표의 발언을 액면대로만 보면 새만금사업과 담뱃값인상, 핵폐기장 부지, `네덜란드 모델’ 도입 논란 등 최근 현안들에 대한 정부·청와대와 당간 협의·협조 부재에 따른 당내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책위 관계자는 “정부와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드라이브를 거는 데 대한 제동”이라며 “원활한 당정협의를 위해 정부와 청와대에 `경고’를 보낸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굿모닝 시티’ 사건 이후 최근의 음모론 파문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사건을 놓고 청와대와 본격적인 대립각을 세우는 수순이라는 해석이 더 유력하다.

정 대표는 회의 후 문석호 대변인을 통해 “당정협의와 협조가 잘 안되는 것 같아 (잘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말한 것이지 특별한 상황을 염두에 두거나 전제로 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낙연 대표 비서실장은 정 대표 발언 의미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비서는 해설에 제한이 있으니, 여러분이 제약없이 해석하라”고 말해 `확대해석’을 사실상 주문했다.

정 대표측에선 그동안 청와대가 정 대표를 버리려 한다는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불거진 `청와대 386참모 음모론’ 파문과 관련, 청와대 특정인사에 대한 문책인사를 요구해야 한다는 강성기조가 있어왔다.

정 대표의 한 측근은 “청와대 개편에는 `음모론’에 휘말린 386 인사도 포함될 수 있다”고 말해 이 점을 분명히 했다. 정 대표가 당정협력 부재를 구실로 삼았으나 청와대 386 핵심인사들을 겨냥하고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정 대표측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희상 비서실장이 최근 기자회견 등에서 잇따라 정 대표의 개인비리로 몰아가고 있는 데 대해 정 대표가 서운해하고 있다”며 “김영삼 전 대통령과 이인제 의원이 이런 상황에 처했으면 대통령과 절연할 각오로 임했을 것”이라고까지 말했다.

이에 따라 정 대표가 그동안 시사해온 이달말 검찰 출두를 미루고 청와대측 반응을 봐가며 다음 단계의 청와대 압박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과 이달말께 검찰에 출두키로 결심을 굳히고 그에 앞서 `희생양’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엇갈리게 나온다.

정 대표의 발언 배경과 별개로, 정 대표가 `청와대 문책인사’를 공개거론하고 나섬으로써 김원기 고문 등 신주류 인사들의 “음모론 자체가 음모”라는 적극적인 진화로 다소 잦아들었던 음모론 논란이 재연·증폭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함께 여권내 끊임없는 갈등과 그 증폭엔 `청와대 386 참모진, 민주당 부대변인, 핵심인사들의 참모진 정치’가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영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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