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주류 인적청산 등 ‘완충역할’ 기대
굿모닝시티로부터 4억2000만원을 받은 사실을 시인해 검찰소환 수사가 임박한 정대철 대표의 거취 문제를 놓고 신구주류간 묘한 기류가 흐른다.
당초 신주류측 내부에선 정 대표의 돈 수수설이 밝혀진 만큼 정 대표가 스스로 거취를 표명하고 파문을 수습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뤘지만, 정 대표가 `대선자금 200억’ 언급을 하면서부터 거취문제에 대한 언급이 잦아들고 있고 오히려 `신중론’을 펴고 있다.
반면 구주류측은 “검찰이 너무하는 것 아니냐”며 적극적으로 정 대표 감싸기에 나서고 있다.
양측은 정 대표의 거취 문제가 팽팽한 힘겨루기 양상인 신당논의의 향배를 가를 수 있는 `중대 변수’로 보고 있는 것 같다.
◇ 신주류 = 신주류 핵심중 한명인 이해찬 의원은 지난 13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최고위원 11명중 정 대표가 사퇴하면 선출직 3명, 임명직과 총무 2명 등 5명만 남는다”면서 “과반이 안돼 지도부 공백상태가 생긴다”며 당장 정 대표의 사퇴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현재 한화갑 전 대표가 사퇴했고, 한광옥 최고위원은 구속상태이며, 추미애 신기남 의원은 자진사퇴했고, 문희상 전 최고위원은 청와대 비서실장에 임명돼, 현재 남아있는 최고위원은 정대표 외에 박상천·이 협·김태랑 최고위원과 당연직 최고위원인 정균환 총무 뿐이다.
그는 또 “지금은 신당 논의 과정에서 조정기능을 해야하며 조정위원회에서 대표역할을 해 전당대회까지 가야 한다”며 “거취문제는 신중해야 한다.
정 대표가 빠지면 신당문제가 복잡해 진다”고 신당 논의 과정에서의 정 대표 역할론도 제기하고 나섰다.
앞서 지난 12일 신주류 관계자는 “정 대표가 거취문제를 빨리 결정해 주는 것이 신당논의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고, 지난 11일 저녁 문희상 비서실장이 기자들과 만나 `노블리스 오블리주(지도층의 도덕적 의무)’를 강조하면 은근히 정 대표의 자진사퇴를 강조했던 것과는 사뭇 배치된 기류다.
이와 관련, 구주류측이 `정대표 감싸안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신주류측이 매몰차게 사퇴를 거론하고 나설 경우 신당 전략 차원에서 결코 이로울 것이 없다는 셈법에 따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많다.
또한 정 대표가 무슨 사고를 칠지 몰라 다독거려야할 필요성에서 당분간 정 대표의 대표직 유지쪽으로 가닥을 잡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문 실장의 자진사퇴 촉구성 발언에 대해 청와대와 신주류측이 일제히 “자신의 금품 수수 의혹설을 부인하기 위해 한 얘기가 와전 된 것”이라고 부인하고 나선 것도 여권 핵심내에서 정 대표를 코너에 몰기 보다는 당분간 시간을 갖고 본인의 결단을 유도하는 쪽으로 방향 선회를 했다는 반증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 구주류 = 구주류는 “정 대표의 개인비리가 아니지 않느냐” “현실정치에서 막대한 경선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생긴 불미스러운 일로 이해해야 한다”며 오랜 정치적 동지로서 정 대표를 옹호했다.
유용태 의원은 “정 대표가 억울하지 않도록 감싸줘야 한다”며 “정 대표가 진짜 선택을 잘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윤수 의원도 “개인비리도 아닌데 집권여당 대표를 이렇게 할 수는 없다”며 “우리가 정 대표한테 힘을 실어주고 말고 할 수는 없고 우선은 지켜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구주류의 이런 입장과 자세는 정 대표가 자신들이 주장하는 인적청산없는 리모델링에 가까운 통합신당으로 당을 추스른 노력을 평가하고 앞으로의 역할을 기대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구주류는 정 대표가 대표직 유지 명분이 약화돼 사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우려하면서 사퇴할 경우 신당논의 과정에서 신주류와 `완충역할’이 사라져 신당흐름이 어느 방향으로 치달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구주류 일각에선 정 대표의 사퇴로 신구주류, 중도파간의 균형추 기능이 상실되면서 당이 급속히 분당 국면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박양수 의원은 “지금 상황에서 정 대표가 빠지면 당내 중재기능이 상실돼 신주류가 정통파 의원들만 빼놓고 줄달음을 칠 수 있다”며 “김원기 고문의 역할이 중요해 질 것이다”고 말했다.
구주류측은 정 대표가 사퇴할 경우 당헌·당규상 정통모임 대표인 박상천 최고위원이 대표직을 자동 승계하게 되지만, `반쪽 최고위원회의’로 전락되는 대목이 부담스럽다.
특히 신주류 성향을 보이고 있는 이용희 김태랑 최고위원이 동반사퇴할 경우, 박 최고와 정균환 이 협 최고위원 3명만 남게 됨으로써 사실상 최고위원회의는 무력화 될 수밖에 없다.
구주류측 관계자는 “정 대표의 사퇴는 검찰수사와 신당문제, 당내 역학구도, 청와대와 관계 등 여러가지로 복잡미묘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란-박영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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