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해외정보처’로 재편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5-06 17: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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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폐지 본격화 한나라당은 6일 국정원 폐지를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당 `국정원 폐지 및 해외정보처 추진기획단’이 이날 오전 여의도당사에서 첫 전체회의를 열고 관련법 개정을 위한 방안을 집중 논의한 것. 기획단에는 국회 정보위원들을 중심으로 구성됐으며 육사 출신 일부 의원도 참여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오는 9월 정기국회에 관련 법안을 제출키로 하고 사전에 시민단체 관계자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3~4차례 열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기획단장인 정형근 의원이 전했다.

정 의원은 또 해외정보처의 업무를 해외정보 및 대북정보, 대테러정보 수집으로 한정하고, 해외정보처에 대한 국회의 예산통제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이 이처럼 국정원 폐지를 위한 몇가지 원칙을 세웠으나 당내에서 크고작은 이견도 적지 않아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일부 의원의 경우 국정원 폐지 자체에 반대하고 있다. 박종희 대변인은 “국정원을 폐지하기 보다는 기능을 대폭 조정하는 선에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현행 국정원의 수사권 폐지에 대해선 기획단 내부에서도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준표 의원은 “국내기능과 수사권을 모두 폐지, 기무사와 경찰 등으로 넘겨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국정원 출신의 정형근 의원은 “수사를 해외와 국내로 분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반론을 펴고 있다.

한나라당이 당초 빠르면 이달이라도 국정원 폐지를 추진한다는 방침에서 대폭 후퇴, 오는 9월로 시한을 연기한 것도 이같은 분위기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40여년간 존재해온 국정원을 폐지하는 데 졸속 처리할 수는 없다”면서 “공청회 등을 거쳐 신중히 접근해야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같은 처리시한 연장에는 내부 이견의 해소 필요성과 함께, 고영구 국정원장 임명과정에서 빚어진 청와대측과의 대립 이후 곧바로 국정원 폐지를 추진할 경우 원내우위를 바탕으로 한 독주라는 비난 여론도 감안한 것으로 관측된다.

홍 의원이 “국정원 폐지는 지난 대선 전부터 검토해오던 사안이었으나 선거를 앞두고 폐지 공약을 내걸기에는 부담스러웠다”면서 “이번에 우발적으로 국정원을 폐지하자는 게 아니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 의원은 정부의 국정원 개혁방향과 관련, “국정원에 대한 인적청산을 개혁으로 보는 것은 잘못”이라며 “이는 다만 호남사람이 많이 있으니 내치겠다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의 반대속에 임명된 현 국정원 수뇌부의 노선과 색깔을 좀 더 지켜본 뒤 국정원 개혁 방향을 잡으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내년 총선을 다각도로 겨냥한 `총선용 연장’이라는 추측도 없지 않다.
서정익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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