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민주당 지역구였던 3곳의 선거구에서 여권은 개혁당과 선거공조를 펼친 고양덕양갑에서 유시민 개혁당 후보가 당선됐을 뿐, 민주당 간판으로 나선 후보는 시도의원 선거에서 마저 전패하면서 `선거 책임론’을 둘러싼 당내 신구주류간 갈등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내 구주류 일각에서는 신주류 당권파의 사퇴를 촉구할 태세고, 신주류는 틈새를 주지 않고, 당 개혁작업 가속화에 팔을 걷어붙이면서 중장기적으로 신당창당 등 정계개편 일정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의 고위 관계자는 선거 직후 “이번 선거는 민주당이 이 상태로는 안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민주당이 대선승리라는 좋은 계기를 맞이 하고도 그에맞춰 국민의 환골탈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오히려 역행한데 대한 심판”이라고 말했다.
이는 17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간판만으로는 안되겠다는 정치권 변화의 명분을 살려 향후 여권의 리모델링 또는 신당 창당 기류를 촉발시킬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여기에 이번 선거에서 유시민 후보의 당선으로 의석이 2석으로 불어난 개혁당은 정치지형 변화의 `주도적 역할‘을 자임할 것으로 알려져 정계개편의 새로운 진원지로 떠오르고 있다.
더욱이 유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으로 노 대통령과 `코드’가 일치하는 핵심측근이어서 그의 정계개편 추진 과정에서 `노심(盧心)’ 논쟁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를 통해 `새정부 심판론’이 어느 정도 먹혀들었다고 보고 정국 주도권 장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민 주 당
“선거 패배 책임져라”
신·구주류 충돌 예고
민주당이 4.24 재보선 결과에 대한 계파별 엇갈린 해석속에 향후 당 개혁 및 진로 문제를 둘러싼 신구주류간 대충돌을 앞두고 있다.
민주당 이상수(李相洙) 사무총장은 26일 신당창당론과 관련, “리모델링, 환골탈태, 일정한 물갈이 이런 것들이 제대로 안되고 총선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면 총선 승리를 위해 더 복잡한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자신의 사표에 대한 최고위원회의 반려와 관련, 그는 “당헌개정 작업이 확정되면 어차피 물러나야 하는 만큼 당이 어렵다고 하니 그때 물러나는 것도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우선 이번 선거에서 완패한 민주당에서도 소장 개혁파를 중심으로 민주당에 대한 `사형집행’ 진단과 함께 개혁신당론이 강력 대두되고 있다.
임종석 의원은 지난 25일 오전 열린개혁포럼 조찬모임에서 “개혁세력이 결집해 새로운 길을 찾아 국민과 만나야 한다”면서 “당 개혁안을 통과시키고 임시지도부를 구성해 신당까지 포함하는 새판을 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뺄셈식 신당 창당이 아니라 덧셈식 신당 창당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내 개혁파와 개혁신당 주도세력간 이념적, 정서적 동질감이 있는 데다 양당이 이번 재보선에서 `개혁공조’라는 정치실험에 성공했기때문에 정계개편 흐름이 구체화될 경우 양 세력이 하나의 정당으로 통합될 개연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내 개혁세력의 다수파도 아직은 개혁신당을 공개 거론하는 것을 꺼리며 당 개혁을 통한 환골탈태론에 무게를 두고 일단 지구당위원장직 폐지 등 당의 근본적인 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당내 구주류의 반발에 부딪힐 경우 신당창당 정계개편 흐름에 합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신주류측의 한 의원은 27일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당분간은 개혁안 통과에 총력을 쏟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구주류가 끝까지 기득권을 고수하려고 한다면 따로갈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신당 창당’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한 나 라
“변화해야 총선 승리”
소장파 ‘큰 소리 칠듯
한나라당 당내에서는 특히 여당 강세지역인 양천을에서 386세대인 오경훈 후보가 승리한 반면 야당 강세지역인 고양 덕양갑에서 60대 후반의 이국헌 후보가 패배한 점을 지적하며 철저한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한나라당 소장-개혁파 의원들은 25일 4.24 재보선 결과를 지난 대선때와 마찬가지로 `변화 욕구’로 분석하면서 당개혁 목소리를 다시 높였다.
당소속 오경훈 후보와 개혁당 유시민 후보의 당선은 `한나라당의 승리가 아니라 변화의 승리’라는 것이다.
또 소장파 모임인 미래연대 등 초재선 의원들은 내주초쯤 6월 전대가 한나라당의 변화와 개혁을 과시하는 무대가 돼야하며, 이를 위해 지구당 위원장 줄세우기와 금품·향응 제공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개혁당이 선거 직후 한나라당 개혁파 의원들까지 포괄하는 정계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나서는 데 대해선 회의적 시각이다. 그동안 탈당선상에 가장 근접해 있던 일부 의원도 당잔류쪽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미래연대 대표인 남경필 의원은 “이번 선거 결과는 노무현 정권에 대한 심판의 의미도 있지만 이보다는 개혁에 대한 바람이 작용한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변화욕구를 수용하지 못할 경우 내년 총선이 위험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계개편에 대해 “당장 한나라당쪽 움직임은 없을 것”이라며 “다만 대표경선 과정에서 불법이 판을 치고 수구 목소리만 나올 경우 당이 흔들릴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탈당의사를 품었던 한 개혁파 의원은 “현재로선 마음을 접었으며 조용히 있기로 했다”고 선회했다.
하지만 일부 중진들의 경우 재보선 승리를 계기로 소장파의 당 개혁요구를 일축하고, 새 정부의 개혁정책에 대해 과거와 같은 수구논리로 재단하려고 들 경우 파열음이 터져나올 가능성이 있으며, 이것이 여권 핵심부의 `개혁신당론’ 등 정계개편 움직임과 맞물릴 경우 뜻밖의 결과를 초래할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개 혁 당
개혁세력 단일정당
정당구도 재편 촉구
개혁국민정당이 고양 덕양갑 국회의원 재선거 승리를 계기로 `개혁세력 단일정당’ 추진을 공론화하고 민주당내 일부 개혁파 의원이 호응하고 나섬에 따라 `신당론’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개혁당 김원웅 대표와 유시민 당선자는 개혁신당의 참여범위로 `여야 개혁인사와 개혁당, 정치권밖의 민주개혁적 인사’를 제시하고 여야의 개혁적 인사들의 `결단’을 촉구, 신당 창당론에 불을 지폈다.
김의원과 유 당선자는 25일 기자회견을 갖고 “여야 개혁인사와 개혁당, 정치권밖의 민주개혁적 인사가 참여하는 범개혁세력의 단일정당을 구성하자”며 개혁신당 창당과 이념·정책에 따른 정당구도 재편을 촉구했다.
김 대표 등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은 개혁세력의 형식적 연대가 아니라 내용과 형식, 인물을 갖춘 제대로 된 통합을 원하고 있다는 것이 이번 선거를 통해 확인됐다”며 “국민의 민심을 받들어 범개혁세력 단일정당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개혁세력 단일정당은 당원이 주인이고 유권자들의 의사가 정확하게 반영되는 참여형 정당, 정책과 노선으로 경쟁하는 합리적인 정당, 특정 지역을 기반으로 한 정치질서를 깨뜨리고 전국적 지지를 받는 정당, 좋은 인물이 참여해 공직 후보로 나설 수 있는 정당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개혁 단일정당을 만들 때만이 내년 총선에서 개혁세력이 국회권력을 수구냉전세력으로부터 되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개혁당은 정치인들이 지역주의 기득권을 포기하고 새로운 정치질서를 만드는 데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워 드리겠다”며 “민주당과 한나라당내 개혁적 인사들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개혁신당론은 아직 뚜렷한 구심체나 추진력을 갖추지 못한 채 하나의 가능성으로만 거론되는 수준이다.
과거 신당 창당의 필수요건으로 간주되던 자금과 조직, 1인보스 등의 `물적기반’을 현 집권 핵심부가 갖추지 못했을 뿐 아니라, 지역주의 구조가 아직 탄탄한 상황에서 `개혁’ 명분만으로 정치세력의 큰 이합집산을 만들어내기 어려운 면이 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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