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번엔 ‘高 국정원장’ 갈등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4-24 23: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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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직자회의서 ‘보수적 정보위’ 비난 민주당 이상수 사무총장이 24일 민주당 정보위원들의 보수성향을 문제삼아 교체를 언급한 데 대해 정보위원들이 강력 반발하고 나서는 등 국정원장 임명을 둘러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고영구 국정원장 후보자에 대해 신주류 당권파와 개혁성향 소장파 의원들이 “국정원 개혁의 적임자”라며 임명찬성 입장을 분명히 한데 대해 일부 구주류 의원들은 “당 지도부가 정보위에 책임을 전가해선 안된다”며 정보위의 `부적절’ 의견에 암묵적 동조 입장을 표명하고 나서는 등 당내 갈등이 고조될 가능성도 있어, 4.24 재보선 이후 정치권 보혁 재편론과 맞물려 주목된다.

정대철 대표는 이날 고위당직자회의에서 “고 후보자는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도덕성을 갖춘 분이며 올곧은 인권변호사”라면서 “국정원 개혁이란 소임을 다해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발언에 나선 이 총장은 “고 후보는 (나와) 인권변호사를 같이 한 선배”라고 사적 인연을 강조한 뒤 “주변 선배들 가운데 가장 균형감 있고 현실적인 분이다. 제대로 사람을 뽑았다고 생각했는데 냉전적 잣대로 평가해 적합치 않다고 했다. 우리 당 의원들이 여기에 동의한 것은 문제”라고 발언했다.

그는 또 “정보위원이 보수파 일색이다. 적절한 계기에 교체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정보위원이 6대6인데 뭐가 아쉬워 그런 결론을 내려주나. 정보위원들이 우리당 입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며 민주당 정보위원들의 `부적절’ 평가 동의에 불만을 표출했다.

고위당직자 회의에 참석한 신주류 당권파 의원들도 이구동성으로 정 대표와 이 총장의 발언에 동조했다.

이호웅 의원은 “국정원의 병폐와 잘못을 시정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덕목은 도덕성인데 경험부족을 지적하는 것을 보고 국정원 개혁이라는 첫번째 목표를 이해 못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고 “국정원 직원 임명까지 간섭하는 것은 지나친 것 아니냐”며 서동만 교수에 대한 평가 문제도 거론했다.

김희선 의원은 “매카시즘적 발상”이라며 “그런 식으로는 노 코드(노무현 대통령의 코드)에 맞춰가지 못한다. 어디서 그만한 역량과 도덕성을 갖춘 사람을 찾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소장파인 김성호 의원도 “이번 기회에 국회 정보위원의 보수편향성을 시정하기 위해 개혁적 인사들이 포함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고, 임종석 의원도 “변화된 남북관계의 미래에 대한 비전없이 과거 반공투사의 자세를 요구한다면 국정원이 무슨 필요가 있느냐”며 정보위 평가를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덕규 정보위원장은 “청문회 준비과정에서 당에서 한번도 의견을 얘기하거나 당론을 논의한 적이 없다”면서 “이제와서 정보위원들을 보수로 몰아붙이는 태도는 온당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 역시 보안법과 내란음모죄로 고문당하고 나온 사람이다. 어디다 대고 보수라고 하느냐”며 “지구당 폐지와 같은 핵심 개혁조치에 대해서는 반대하고 자리다툼에만 연연해 당을 표류하게 만들어놓고 이제와서 다른 문제로 동료의원들을 보수 반동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당 지도부를 비난했다.

민주당 정보위 간사인 함승희 의원도 “언제 우리당이 이 사안에 대해 당론을 정한 적이 있느냐”면서 “툭하면 당을 거론하는데 자기가 당이냐”고 강력 반발했다.

그는 이어 “전국민이 지켜본 청문회에 대해 국민이 심판을 해야하는 것 아니냐”며 “누가 누구를 교체한다는 말이냐”고 이 총장을 비난했다.

천용택 의원도 “고 내정자와 서 교수는 같이 물러나면 좋다”면서 “과감히 개혁을 하는 것은 좋은데 선무당이 사람을 잡는 식으로 잘못된 지식과 선입견을 갖는 인사를 단행하면 본래 기능이 죽는다”고 말했다.

박상천 의원도 “자기가 무슨 권한으로 교체를 한다는 말이냐”면서 “내가 이 총장을 상대로 무슨 얘기를 하겠느냐.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고, 김옥두 의원은 “그냥 웃고 말겠다”고 이 총장의 발언을 무시했다.

구주류인 전갑길 의원은 “그런 상황이 예상됐으면 당 지도부가 미리 설득을 하고 단도리를 했어야지 이제와서 정보위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이같은 목소리가 계속 불거져 나온다면 당내 분란만 일으킬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석호 대변인은 “정보위원 교체는 본인이 사퇴하지 않는 한 임기가 4년으로 보장돼 있어 본인이 동의하지 않는한 교체할 수 없는 것으로 안다”며 “총장의 언급은 우리당 정보위원들이 주관적인 잣대로 평가했다는데 대한 불만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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