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은 북핵 문제를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공감했으나 구체적인 각론에 있어선 여야별, 의원별로 엇갈린 견해를 표출했다.
특히 민주당 의원들은 북핵 문제 해결의 한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대북 경제제재나 압박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한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강온 양면 정책의 필요성을 거론해 대조를 이뤘다.
이날 통일 외교 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라크전 파병이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질문에 나선 한나라당 이재창 박 진 김병호 의원은 지난 2일 파병안 표결 때 모두 찬성한 반면 민주당 이창복 심재권 의원은 반대한 의원들이어서 이들 사이에 거센 공방이 벌어졌다.
또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여야 의원들은 모두 한미관계 재조정론을 비롯해 주한미군 철수·재배치 논란, 전시작전권 환수 등 대미관계를 두루 짚었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정부측에 `대등한’ 한미관계를 강조하며 자주외교노선을 주문한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경제·안보불안의 근본원인을 한미동맹관계의 훼손 탓으로 돌리며 동맹관계 복원을 강조, 뚜렷한 시각차를 보였다.
특히 여야 의원들은 대북송금 특검 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을 벌였다.
민주당측은 특검 수용이 최근의 남북관계 경색의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며 특검법 개정을 촉구한 반면 한나라당측은 대북송금 의혹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이 향후 남북관계의 신뢰도를 강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답변에 나선 고 건 총리는 “대북송금 특검은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감안해 남북관계에 손상을 미치지 않는 방향으로 되길 바란다”며 “특검을 대북정책 투명성 제고의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고 총리는 또 “이라크전 파병결정은 한미동맹 강화와 북핵 평화적 해결이라는 현실적 이유외에 대테러 국제연대 참여, 대량살상무기 위협 해소를 통해 세계평화에 기여한다는 명분도 함께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라종일 국가안보보좌관의 중·러 방문에 대해서는 “북핵문제 평화적 해결의 절충을 모색하는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북측인사를 접촉한 일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고 총리는 남북정상회담 추진과 관련해 “남북정상회담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회담은 북측의 의사가 중요하며 북측의 태도를 주시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특별한 추진상황이 없다”고 말했다.
▲이창복(민주당) 의원 = 이라크전 파병결정으로 얻을 수 있는 국가적 이익과 노무현 대통령이 부시 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약속받은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방안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혀달라.
노 대통령의 평화번영정책은 분단상태 해소보다는 남한 내부의 개혁과 경제발전에만 치중한 정책이 아니냐는 평가가 있다.
대북업무 혼선해소와 남북간 특수관계의 법규화, 투명성 확보를 위해 남북관계발전기본법이 제정돼야 하고 이후 국가보안법의 대체입법이나 폐기도 고려해야 한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는 단계적으로 시행돼야 하고 한미연합사도 해체해 병렬적인 작전협력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재창(한나라당) 의원 = 이라크전 파병을 결정하고 미국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표명하고도 이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지 못하는 대통령의 행태는 국정운영의 최고책임자로서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
대북송금 의혹사건은 한점 의혹없이 낱낱이 밝히는 것이 앞으로의 남북관계를 신뢰를 바탕으로 건전하게 개선해 나갈 수 있다.
정부의 북핵문제 해결방안이 미국과 공조가 안되는 인상이 짙고 정부 부처와 청와대가 손발이 안맞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어 국민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북핵문제 대처를 위해 행정부와 청와대의 공식통로를 단일화할 필요가 있다.
북핵문제가 해결되기도 전에 북한의 목표대로 주한미군 철수론이 계속 거론되거나 주한미군 감축논란이 확대 재생산돼선 안된다.
▲심재권(민주당) 의원 = 북핵문제를 대함에서 전제돼야 할 것은 더 이상 북한과의 어떠한 체제경쟁도 무의미하며 북한과의 어떠한 무력충돌도 불필요하다는 것이다.
북한이 현재 핵무기 개발의사가 없으며 핵활동을 전력생산에 국한하겠다고 주장하고 또 국제적 검증을 통해 이를 증명하겠다고 선언하는 현단계에서 제재나 강경대응 운운 등은 전혀 불필요하며 미국은 즉각 북한과의 대화에 나서야한다.
북한으로 하여금 어떠한 원자력 발전능력도 갖지 못하게 한다는 것은 북한으로 보자면 심각한 주권제약이 될 수도 있다. 북한은 에너지 자원가운데 원자력을 포함함으로써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를 원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의 평화적 목적의 핵발전 시설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정책은 북한과 심각한 마찰을 빚을 수 있다.
▲김병호(한나라) 의원 = 현정부의 중요한 자리에 있는 상당수 인사들은 통일, 외교, 안보와 관련한 국제협상에서 이른바 양면게임 수법이나 정부의 모호성 유지정책을 선호하고 있으며 이같은 발상이 북한 배려차원에서 나오고 있다는 우려에 주목한다.
노무현 정권은 좌파정권이기 때문에 보수성향의 총리가 역할을 못한다는 분석이 있다.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고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도 안될 경우 정부대책은.
미국정부가 최근 주한 미2사단을 한강이남으로 재배치하겠다고 우리정부에 공식 통보했다는 보도의 사실여부와 대책은. 현역병 복무기간을 2개월 단축하면 연 2만2000명의 사병이 부족, 2008년이면 7만4000명이 부족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는데 대책은.
▲박 진(한나라당) 의원 = 실질적인 북핵위협이 시시각각 증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모든 문제를 무조건 대화로 풀겠다는 것은 지나치게 이상적이며 더 나아가 무책임한 자세라고 생각한다.
정부는 대화가 실패할 경우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할 것인가. 진정한 평화는 적극적인 전쟁 억제력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대통령의 직설적인 전쟁 불가론 주장은 한미 동맹관계를 약화시키고 한반도에서 전쟁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비쳐져 국민의 불안을 가중시키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섣부른 한미관계 재조정 요구가 오히려 미국측에 발목이 잡혀 주한미군 감축 및 재배치 논란의 원인제공을 하는 등 한미관계를 불필요하게 악화시켰다는 지적이 있다.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는 북한군의 후방배치와 연계돼야 한다.
이영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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