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체제’시험받는 여야 지도부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3-30 19: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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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특검법등 우왕좌왕

민주당

정대철 대표를 중심으로 한 민주당 과도체제가 출범 40일을 앞두고 있으나 곳곳에서 지도력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가 지난 21일 국회에 제출한 이라크전 국군 파견동의안을 아직까지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비롯, 대북송금 특검법 개정안 협상에도 착수하지 못하고 있다.

지도부는 이라크전 파견 동의안 처리 문제와 관련해 찬반론으로 팽팽하게 맞서 있는 당내여론 조차 주도적으로 정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검법 협상이 여야 총무 라인 대신 양당 총장 주도로 이뤄진데 대해 민주당의 대야협상 창구인 정균환 총무가 강력 반발, 향후 특검법 대야 협상이 순조롭게 이뤄질지도 미지수다.

이에 앞서 민주당 과도체제는 당론으로 정해 놓은 특검법 `조건부 거부권’ 행사를 관철하지 못해 당내 구주류로부터 집중적인 공격을 받기도 했다.

여기에 당 개혁안, 4.24 재·보선 후보자 공천 등 당내 현안에 대해서도 논의만 무성한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당 개혁안은 핵심 사안인 지구당위원장제 존폐문제를 놓고 신주류와 구주류의 입장이 다를 뿐만 아니라, 신주류 내부에서도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당 개혁안이 확정된뒤 임시 지도부를 구성할지 여부도 여전히 논란거리로 남아있다.

한달도 채 남지 않은 4.24 재·보선 공천도 문제. 경기 고양 덕양갑에 출마하는 개혁국민정당 유시민 전 대표와의 선거공조문제로 후보자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한화갑 전 대표의 사퇴로 정대철 대표를 중심으로 한 신주류가 당권을 잡게 됐을 때만 해도 조속히 당을 안정시킬 것으로 관측됐으나 신주류측은 당을 장악하지 못한채 내부 갈등 양상 마저 빚고 있는 셈이다.

파병동의안과 대북송금 특검법 문제 등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신주류 내부에서도 이질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일각에선 신주류의 양대 실세인 정 대표와 김원기 상임고문 사이에 향후 당권 등을 겨냥한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정 대표는 또 구주류측으로부터 특정계파 모임에 참석하는 등 처신이 신중하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물론 이같은 민주당 과도체제의 한계는 근본적으로는 당이 이념적, 태생적으로 상이한 여러 세력들의 집합체이기 때문에 빚어지는 현상이며, 따라서 누가 당권을 장악해도 해소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게 사실이다.

구주류를 털어버리고 개혁세력 중심으로 정치판을 새롭게 짜야 한다는 신당창당론이 신주류 일각에서 끊이지 않고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정익-박영민 기자[email protected]

성과없어 ‘대행체제’ 한계

한나라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권한대행이 30일로 대행에 취임한 지 꼭 두달이 됐다.

대선패배의 후유증이 채 가시지 않은 지난 1월30일 서청원 대표의 당무 후퇴 이후 당의 조타수로서 거센 파고를 넘어온 것.

대행 취임 때만해도 3월에 전당대회를 개최한다는 게 당의 방침이어서 `잘해야 2개월 대표’라는 말이 나돌았으나 당지도체제 개편문제가 실타래처럼 얽혀 확정안을 내놓지 못하면서 대행체제가 길어지고 있다.

이 기간 박 대행의 대표직 수행에 대해 적지않은 의원들이 높은 점수를 매기고 있다.

대선패배의 후유증과 당내에 만연한 무기력증을 수습해가는 와중에 자칫 당 분열의 도화선이 될 수도 있었던 대북송금사건 특검법을 무난히 처리하는 등 정치력이 돋보였다는 평이다. “오랜 기간 쌓아온 정치 감각을 엿볼 수 있었다”는 게 한 당직자의 설명이다.

박 대행은 국군의 이라크전 파병에 대해서도 “국익을 위해 시의적절하게 파병해야 한다”는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내에서 참전 반대론이 확산되자 `명확한 당론’을 요구하며 파병안 처리를 미루는 등 강약 조절에 들어가 있다.

박 대행은 지난 2월 국회 대표연설에서 “노무현 정부가 잘할 때는 상대적 대안 세력으로, 못할 때는 절대적 대체세력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 다짐한 바 있다.

하지만 지도체제 개편방안을 놓고 당내 절충에 실패, 진통을 거듭하고 있는 와중인데도 박 대행의 `목소리’를 찾기 어려운 데서, 대행체제의 한계를 노출한게 아니냐는 지적도 없지 않다.

박 대행은 취임이후 소속의원들과 수시로 만나 “‘결속과 개혁’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자”고 역설하고 있다. 젊은 의원들과의 술자리에선 `폭탄주’로 대취하기도 했으나 아직 큰 성과는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선 패배 정당의 대행직이 갖는 필연적 상황일 수 있고 복잡한 당내 역학구도를 반영한 결과이기도 하다. 박 대행으로선 남은 임기동안 간단치 않은 험로가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서정익-박영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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