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법 재협상도 만만찮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3-17 18: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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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노무현 대통령이 상생의 정치를 위해 특검법 공포의 용단을 내린 만큼 그 정신을 살리는 범위내에서 후속협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한나라당은 대북송금 특별법이 공포됨에 따라 내달초 임시국회에서 여야 합의에 의한 국회 통과를 목표로 특검법 개정안 마련을 위해 민주당측과 접촉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이로 인해 불거진 갈등으로 고심중이다.

우선 민주당은 공포 결정을 내린 노 대통령과 여야 막후협상을 주도한 정대철 대표와 이상수 사무총장 등 지도부에 대한 비판론과 불만이 제기되고 있어 대야 협상과정보다는 내부 입장정리 과정에서 우선 진통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은 대북송금 특검법 공포 문제로 당내 갈등이 증폭되자 특검법 개정을 위한 대야협상 시기를 다소 늦춘채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이상수 사무총장은 17일 “특검법 협상은 그렇게 급한 것은 아니지 않으냐.

금주내에 시작하면 된다”면서 “특검법 공포를 놓고 당내 갈등이 좀 있는게 사실이니까 그것을 수습하는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19일 의원총회를 열어 개정협상을 포함해 특검법 문제에 대한 소속의원들의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민주당의 이같은 `선(先) 수습 ·후(後) 협상’ 방침은 어차피 특검법 개정이 내달초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사안이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도 있는 탓이지만 그만큼 당내 갈등의 골이 깊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특검법 공포 이후 구주류는 물론 소장파 의원들까지 지도부 책임론을 거론하는 등 당내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서둘러 한나라당과의 개정협상에 나설 경우 입지만 좁아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 대야 협상을 맡을 창구가 정비되지 않은 것도 협상을 서두를 수 없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보인다.

대야 협상의 사령탑인 정균환 총무는 지난 14일 특검법 공포 이후 사흘째 당사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는 등 사실상 `당무거부’에 들어갔다.

특검법 협상이 사무총장 라인에서 주도된데다 특검법 공포에 앞서 민주당 지도부가 청와대를 방문할 당시 `소외’된데 따른 반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태가 이처럼 돌아가자 이 총장은 17일 당무회의에서 특검법 협상, `조건부 거부권’ 건의, 노무현 대통령의 결단과정 등을 소상히 설명하면서 “협상전 총무와 충분히 협의했고 확대간부회의에서 추인을 받았고 당무회의에 협상안을 일일이 말했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민주당이 당내 문제로 숨고르기에 들어감에 따라 본격적인 특검법 여야 협상은 빨라야 주중반, 늦으면 주말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나라당은 한나라당대로 고민이 깊다.

당장 특검법 개정에 대해 “한자도 고칠 수 없다”고 반대해온 강경파를 설득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17일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열어 박희태 대표 권한대행 등 지도부가 나서 “노무현 대통령이 `선공포·후개정 검토’라는 당 입장을 전격 수용했다”며 막후 합의안에 대해 의원들의 이해를 구할 계획이다.

한나라당은 후속협상에서 김영일 총장과 민주당 이상수 총장이 의견접근을 본 ▲북측인사 실명 비공개 및 북측 계좌 비공개 ▲수사기간 최장 100일로 단축 ▲피의사실 공표에 대한 처벌조항 명문화 등에 대해선 적극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법안 명칭의 경우도 민주당측이 요구하는 `정상회담‘ 부분 삭제 여부에 대해 신축 대응키로 했다.

그러나 이들 항목 이외에 중간브리핑 생략 요구나 국내송금 절차 부분에 대한 특검수사 제외 문제는 “특검 취지에 어긋나는 만큼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 지도부의 생각이다.

이규택 총무는 “양측이 합의한 부분 이외에는 특검법을 손댈 이유가 없다”면서 “민주당측이 양당 지도부간 합의안 이상의 개정을 요구하는 것은 `술수’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양측이 약속한 대로 신의와 정도를 갖고 개정협상을 벌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은 개정 시한에 대해서도 `특검 임명전’에 쫓기지 않고 임명전이든, 후든 빠른 시일내에 4월 임시국회에서 개정 절차를 마친다는 입장이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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