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송금 특검 ‘산너머 산’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3-16 19:2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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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익·대북관계등 난관많아 피의사실 외부유출땐 처벌 `대북송금’ 의혹을 규명할 특별검사팀은 `옷로비’, `조폐공사 파업유도’, `이용호게이트’ 특검 등 역대 특검팀과 여러면에서 확연히 달라질 전망이다.

그간의 특검이 다룬 사건들이 국민적 의혹으로 부각되긴 했지만 개인비리에 국한된 것들이었던 반면 이번 `대북송금’ 사건은 특검 수사과정이나 그 결과에 따라 국익과 대북관계, 국가경제 등이 요동칠 수 있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검찰이 온갖 비난을 감수하고 수사유보를 결정한 것이나 여당이 정치권 경색을 우려하면서까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건의한 것, 야당이 특검법안을 수정하기로 합의한 점 등은 이런 대북송금 사건의 특수성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유독 이번 특검에 한해서만 피의사실 공표에 대한 처벌조항을 명문화하기로 여야가 약속한 점도 특검의 수사기밀이 외부로 유출됐을 때 엄청난 파장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기 때문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 특검의 경우 과거 특검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수사상 어려움은 물론 무수한 난관에 봉착하게 될 것으로 관측하는 이들이 적지않다.

예전 특검이 대부분 검찰이 장기간 축적해놓은 수사나 내사자료를 토대로 보강수사를 통해 일정 결론을 도출했는데 비해 북송금 사건은 검찰이 거의 손도 대지 않아 기초자료가 없기 때문에 특검이 법에 정해진 기간내에 소환 대상자 선정에서부터 계좌추적에 이르기까지 수사의 전과정을 모두 책임져야 한다.

`국민의 정부’ 핵심인사들과 현대라는 대기업을 상대해야 할 이번 사건은 규모도 방대해 수사 자체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대상선이 산업은행으로부터 4000억원을 대출받게 된 경위에 대한 관련자들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고, 김대중 전 대통령 등이 밝힌 대북송금액 5억달러 중 북측에 보낸 2억달러 외에 나머지 3억달러의 조성과 송금경로는 아직까지 드러난 바 없다.

또 대북송금이 정상회담용인지 아니면 남북경협 대가인지 규명하는 문제도 쉽게 풀릴 사안이 아닌데다 송금과정에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이 어떻게 관여했는지 등을 조사하는데도 상당한 난관이 예상된다.

게다가 과거 부정부패 사건과 달리 남북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차이 등 수사외적 요인까지 작용할 수 있어 이번 특검이 수사결과에 국민적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이런저런 어려움 탓인지 특검후보 추천을 맡은 대한변협이 특검 적임자를 찾는데 과거 어느때보다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지만 후보물망에 오른 주요 인사들 중 상당수는 직간접적으로 고사의 뜻을 밝히고 있다.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규모나 중요성 등에 비춰 특별수사 경험이 많고 불요불급한 의지를 가진 인사가 특검이 돼야 하나 그만한 인사가 있을 지, 설령 있다 하더라도 선뜻 특검에 나설지 의문”이라며 “누가 특검을 맡더라도 국가 장래까지 내다보는 시각으로 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영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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