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의 ‘한국號’- 변화의 물결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2-27 10: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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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정치’ 여야 정당개혁 모색 제16대 노무현 대통령 정부가 25일 공식 출범한다. 본보는 21세기 벽두 급변하는 대내외적 상황속에서 변화와 개혁의 새 진운으로 평화와 번영, 도약의 시대를 열어주기를 갈망하는 국민적 기대속에서 탄생하는 새정부의 출범 의미와 과제, 분야별 변화상 등을 조망하는 특집을 3회연속 기획시리즈로 싣는다.

◇정치개혁과 여야관계= 정치개혁은 노무현 정부가 숙명처럼 안고 추진해야 할 과제다.

지난 16대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열악한 조건속에서 당선을 이끌어낸 여러 요인중에서도 정치개혁을 바라는 유권자들의 열망이 결정적 동력이었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런 점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의 말대로 국민에게 정치개혁의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노 대통령이 대통령직인수위에 `정치개혁연구실'을 설치하고 국민참여정치, 국민통합정치, 투명한 청정정치, 수평적 협력정치, 디지털 정치 등 5가지를 정치개혁 목표로 설정하고 구체적인 과제를 연구-검토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배경을 갖고 있다.

정치개혁연구실은 대통령과 국회의장, 여야 정당 지도자가 협의·토론하는 `전국정상회의(가칭)' 정례화, 인터넷 정치헌금제의 제도화, 선거공영제 확대, 1인2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확대 등을 구체적인 수단으로 제시했다.

이미 대선 과정에서도 당정분리와 국민경선, 상향식 공천이라는 의미있는 정치개혁 실험이 있었고, 연초에는 국회법 개정으로 일문일답식 대정부질문 등 생산적 국회를 창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들이 마련되는 등 정치개혁의 시동은 걸렸다고 할 수 있다.

민주당에선 열린개혁포럼 등 개혁성향 의원들의 모임과 신주류를 중심으로 정당개혁을 위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고, 한나라당도 개혁적인 의원들이 `국민속으로'를 결성하고 당 개혁을 추진중이다. 그러나 한국정치를 `3류' 수준으로 묶어놓고 있는 구시대적 요소들이 여전히 완강한 기득권의 장벽속에 보호받고 있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여야 각 당에서 당권과 기득권을 가진 세력의 강한 반발로 인해 정치개혁 작업이 답보상태를 면치 못한 채 내부 갈등만 증폭되고 있어 시간이 갈수록 정치개혁 자체가 흐지부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개혁특위는 일반국민의 정당 참여와 실질적인 상향식 공천 실현을 위한 핵심 개혁과제로 `제왕적' 지구당위원장제 폐지안을 마련했으나, 대다수 현역의원들과 지구당위원장의 반대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이로 인해 원내중심 정당 체제로의 개편, 여성공천 대폭 확대 등 다른 참신한 개혁안들까지 발목이 잡혀있다. 한나라당 역시 원내총무와 정책위원장(구 정책위의장)에게 실질 권한을 부여하는 `분권형 지도체제'를 도입하기로 의견을 모았으나 당 대표 선출방식을 놓고 의견충돌이 빚어지고 있다.

개혁특위가 당 대표를 당원 직선으로 선출하기로 한 것에 대해 소장 개혁파 의원들은 “당 지도부에 권한을 집중시키고 줄세우기 관행이 나타나며, 정당이 국회의원을 속박하는 구조를 되풀이할 우려가 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정치개혁은 특정 정당만의 결정으로 이뤄질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여야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입법화해야 할 과제인데도 대화정치의 분위기가 쉽사리 정착되지 않는 점도 정치개혁 추진의 전망을 밝게만 볼 수 없게 하는 요소이다.

대선이 끝난지 두달이 넘도록 국회 정치개혁특위는 국회법 개정 이외의 정치개혁 과제들을 다루지 못했고 대북송금 사건 특검법을 둘러싼 여야간 대치가 계속되고 있다. 개혁은 기득권의 포기를 전제로 하며 필연적으로 저항과 갈등을 수반하지만 이를 극복할 힘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며 최선의 수단은 토론과 합의라는 게 노 대통령의 입장이다.

그러나 대선의 열풍이 지나간 뒤 국민사이엔 정치개혁의 욕구불만은 점고하면서도 개혁을 추진할 동력은 급속히 약화되는 흐름도 엿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노무현 정부가 `정계개편'이라는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노 대통령의 말대로 “국민을 믿고" 수평적 협력정치 실현이라는 목표에 충실하게 야당을 진정한 정치적 파트너로 인정하고 겸손한 자세로 대화를 통해 정치개혁을 완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달라지는 청와대= 국가운영의 중추이자 최고사령탑으로 불리는 청와대는 노무현 정부에서 어떤 모습으로 국민에게 다가설까.

노 대통령 대선기간에 내건 `청와대의 기능과 역할을 중장기 국가경영전략의 기획 및 주요 현안에 대한 조정기능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공약에서 변모가 예상되는 청와대의 일단을 엿볼 수 있다.

청와대가 `해야할 일'을 설정해 놓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에 맞춰 진용이 구축된 셈이다. 즉, 권력의 상징으로만 위치하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 청와대'를 지향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열린 청와대'를 위한 각종 준비작업도 병행돼왔다. 그동안 대통령 집무실과 외빈접대 등에만 사용돼왔던 청와대 본관 구조를 개선하고 청와대와 국민을 연결하는 채널도 새롭게 구축된다. 일하는 청와대의 모습으로는 `2실장-5수석비서관-6보좌관'의 청와대 직제개편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우선 비서실장의 진두지휘 아래 정무, 민정, 홍보, 국민참여 수석 등이 `비서실장팀'을 구성, 비(非)정책 분야를 관할하게 된다.

아울러 정책수석 및 국정과제 특별팀(T/F)으로 구성된 `정책실장팀'이 정책 분야를 맡아 국가정책을 분석·조정·개발하게 되며, 국가안보보좌관을 팀장으로 외교, 국방, 경제, 정보과학기술, 인사보좌관의 `보좌팀'이 대통령 자문역을 맡게 된다. 특히 `비밀스럽다', `신비스럽다'는 청와대 수·식어는 점차 사라질 전망이다. 청와대의 홍보기능 강화 및 국민참여수석 신설 등이 그 역할을 담당한다.

현재의 청와대 공보수석실에 비해 2배 가량 많은 12명의 수석과 비서관이 홍보분야에 포진, 노 당선자의 국정철학을 비롯해 청와대가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왜곡되는 일 없이 실시간으로 국민에게 전달한다. 또 홍보수석실의 여론조사 기능을 활용하고, 국민참여수석실을 가동함으로써 일반 국민을 포함한 각계의 의견을 취합, 공개된 가운데 예측가능한 청와대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고위공직자 비리정보 취합 및 조사, 대통령친인척 부정부패 등을 담당하기 위해선 청와대에 사정기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사정팀을 신설하되 공개적이고 공식적으로 운영해 나가게 된다. 대통령 따로, 비서실 따로 근무하던 청와대 환경도 변한다. 그동안 대통령 집무실과 외빈 접견 위주로 사용돼온 청와대 본관이 대통령과 참모들이 격의없이 만나 토론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되는 것.

이를 위해 현재 70평 규모인 2층 대통령 집무실이 20평 크기로 축소되는 동시에 1층의 국무회의장인 세종실(90평)과 국빈 만찬장인 충무실(90평)이 사라지고 대신 비서진을 위한 사무실로 개조된다. 또, 경호상의 이유로 엄격히 구분돼온 대통령과 비서진의 이동통로를 하나로 합쳐, 현재 대통령의 이동공간으로만 사용되던 곳에는 탁자 등이 배치돼 수시로 토론과 회의가 가능한 열린 공간으로 바뀐다.

기본설계에 들어간 청와대 개조작업은 취임 직후인 3월초 공사에 착수, 3개월간 야간공사를 벌여 완공된다.

동시에 청와대 취재 환경도 변화, 상주하는 국내 출입기자단 중심의 `폐쇄형'에서 국내외 모든 온라인·오프라인 매체에 취재가 허용되는 `개방형'으로 전환된다.

이에 맞춰 기자실인 춘추관 1층은 `기사작성실'로 개조되며, 2층은 300석 규모의 브리핑룸으로 꾸며져 매일 오전과 오후 두차례에 걸친 정례브리핑을 실시한다.

한편 청와대의 인터넷 홈페이지 주소를 `www.president.go.kr'로 바꿔 ▲국민참여센터 ▲청와대 소식 ▲노무현 대통령 ▲청와대 산책 ▲방송국 ▲영문 홈페이지 등 `e-청와대'를 꾸려나간다.
/이영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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