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대통령인 정부= 제16대 노무현 대통령이 이끌 `참여정부'가 25일 출범한다.
인터넷과 386의 참여로 상징되는 새로운 시대. 유권자의 자발적 모금과 선거운동으로 대선에서 승리했고, 향후 국정운영도 국민의 참여를 핵심으로 할 것임을 분명히 하겠다는 취지에서 붙인 이름이다.
`국민이 대통령입니다'라는 대통령직인수위의 슬로건도 국민주권의 의미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고 3대 국정목표에서도 `국민과 함께 하는 민주주의'를 가장 앞세웠다.
임채정 인수위원장은 “동원되는 국민이 아닌 참여하는 국민, 국민으로서의 책임과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적극 행사하는 국민이 성숙한 민주주의를 가능케 한다"고 참여정부의 의미를 설명했다.
특히 노 당선자는 “과거 정부와 정치권이 특권세력화해 국민위에 군림하면서 각종 정치·정책과정에서 국민을 배제시켜왔다"고 지적해 왔고 지난 대선에선 특권층과의 대립각을 분명히 세우기도 했다.
따라서 새 정부에선 서민층의 삶의 질 향상과 각종 정책과정에서의 국민의 참여를 장려하는 쌍방향 대화의 극대화, 비정부기구(NGO) 활동의 활성화가 예상된다.
청와대 국민참여수석실의 신설은 청와대가 이같은 역할을 주도하면서 참여정부를 성공시키겠다는 노 당선자의 강한 의지로 해석된다. 노무현 후보 당선 이후 두달여의 정권인수 기간에 국민은 새로운 시대, 변화의 흐름을 실감했다.
단적인 예가 비서실 인선과정에서 문재인 변호사, 정찬용 전 광주 YMCA 사무총장과 같은 초야의 인물 발탁과 386 운동권 출신의 비서실 전진 배치.
또 곧 단행될 조각에서도 개혁과 파격의 인물이 대거 발탁될 가능성 등은 주류세력의 변화를 알리는 대목이다.
여권이 참여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정당의 국민참여를 제도화하고 신진 정치인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는 동시에 선거구제 개편과 정치자금 투명화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도 정치권에 부는 변화의 단초다. 재벌과 언론개혁에서도 노 당선자는 “충격적 조치는 없을 것"이라며 `자율적 개혁'을 강조하고 있지만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질서 확립이라는 차원에서 과거와 같은 정경유착, 정언유착의 관행은 되풀이하지 않을 것임을 명확히 하고 있어 이들 분야에서의 변화와 개혁의 물살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노 당선자는 시대의 변화를 단지 국내의 정치-사회적 환경변화만이 아닌 국제환경의 변화로 읽어내면서 동북아 중심국 건설의 기치를 내걸고 있다. 노무현 정부의 이런 구상은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전제로 하고 있다.
북핵위기가 고조되는 시점에서 노 당선자가 “북핵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면서도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하며 대북 포용정책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재삼재사 천명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시대의 숨가쁜 변화를 간파하고 적극 대처해 나가겠다는 `노무현호(號)'에 대해 국민은 성원과 기대와 함께 적지 않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여소야대의 불안한 정국 구도와 보수, 진보의 날선 대립, 새롭게 부각되는 세대간 차별, 갈등구도 속에서 수많은 국가혁신 과제의 수행을 위해 사회 전반의 통합적 지지를 끌어낼 수 있을 지가 우선 과제다.
노 당선자가 내년 4월 총선까지를 집권 1기로 정하고 `반(半)통령'이라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힌 것도 총선에서의 승리를 통해 `집권 주도세력'을 구축하지 못하면 지속적 개혁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핵 위기의 긴장속에서 미국의 대북강경론자들이 새정부의 대북정책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며 주한미군 재배치 및 감축론을 제기해 `노무현 길들이기'라는 분석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은 남북문제의 주도적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새 정부측을 긴장시키고 있다.
노 당선자가 `미국은 피로써 맺은 혈맹'이라는 말로 한미동맹 관계를 역설하면서 성숙한 수평적 동반자 관계의 설정을 주창하고 있지만 미국 조야가 어느 정도 호응해 올지는 미지수다.
“한국은 위기와 기회가 교차하는 지점에 서 있다. 역사는 우리에게 선진국으로 도약할 것인가, 아니면 어두운 과거로 회귀할 것인가의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 저와 우리 국민은 ‘개혁과 통합'의 기치를 들고 이 역사의 물음에 최선을 다해 응답해 나갈 것"이라는 노 당선자의 자신감이 국정운영 과정에서 어떻게 표출될지 주목된다.
◇참국민참여개혁시동= 특히 새 정부의 개혁은 종전처럼 정부나 정권 핵심부가 끌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개혁의 주체로서 국정과 사회 각분야의 개혁을 주도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될 것이라는 게 노 당선자측의 설명이다.
대통령직인수위는 54일간의 활동을 통해 시민옴부즈맨제도 등 국민에게 다양한 개혁참여의 길을 열어놓았으며, 개혁은 중앙 및 지방행정, 정치, 경제, 교육 등 전 분야에 걸쳐서 추진될 것으로 관측된다.
노 당선자는 인수위 활동 과정에서 실시한 장관추천, 정책제안 등의 사례에서 국정에 대한 국민의 활발한 참여를 확인한 만큼 새정부 출범과 동시에 국민의 참여와 지지를 바탕으로 전방위 개혁작업을 추진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특히 노 당선자측은 정치권과 구 주류세력, 재계 등 기득권 세력의 개혁반발 가능성에 대비, 개혁성향의 인사들을 청와대에 전진 배치함으로써 개혁 가속화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마쳤다.
정치·행정분야의 경우 부정부패 척결,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시스템 확립, 성과중심의 행정개혁 추진이 대표적 개혁방향으로 요약된다. 청와대내에 권력형비리와 고위공직자비리를 상시적으로 감시하고 예방하는 전담반을 운영하고 검찰신뢰 강화를 위해 과감한 검찰개혁을 추진하는 등시에 시민옴부즈맨제를 도입하는 등 부패추방을 위한 시민참여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내부신고자에 대한 신분보장이나 신고자 면책 및 보상금 지급을 대폭 확대하는 것도 행정조직내 부정부패를 없애기 위한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특히 국민이 국정운영에 적극적, 상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옴부즈맨제의 경우 국가옴부즈맨, 지방옴부즈맨, 시민옴부즈맨 등 3중으로 확대, 전 분야에 걸친 감시와 개혁을 주도하도록 할 방침이다.
예산운용에 있어서도 정치적 고려에 따른 배분을 철저히 배제하고 성과관리를 토대로 각 부처의 특성과 환경에 부합하는 성과주의 예산제도를 구축하되 예산편성시 국민의사를 적극 반영키로 한 것도 특징이다. 또 정치권의 자체개혁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치개혁 방향 마련시 국민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이념과 이익, 정체성이 다른 집단간의 포용을 추구하면서 대화와 타협의 정치 구현을 적극 유도할 방침이다.
이중 정당 부분의 경우 종전 특정 정치인과 계보가 독점해 왔던 폐쇄형 정치를 국민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정치로 전환하고, 국민의 정당참여와 당내 민주주의를 보장할 수 있는 정당구조와 시스템을 확립키로 했다.
경제·복지 등 국민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경우 국민의 참여는 더욱 중시된다. 참여정부는 특히 이들 분야의 정책결정과 집행, 평가의 전 과정에 국민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행정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꿔낸다는 복안이다.
새 정부가 지방분권화를 강력히 추진하는 가운데 지방자치단체의 비리와 인사전횡, 선심성 전시행정 등을 견제하기 위한 주민들의 감시장치도 강화한다.
지자체에는 자치입법, 조직.인사권 등 중앙정부의 각종 규제를 대폭 이양하되 주민투표제와 주민소환제를 도입함으로써 행정에 대한 주민의 직접참정권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것이 노 당선자측의 설명이다.
교육부문에서도 교사회, 학생회, 학부모회 구성을 법제화해 학교자치 기능을 강화하고 교육감, 교육위원 선출시 교육주체의 참여를 확대, 대표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개선하게 된다.
/이영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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