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준안·특검법 막판절충 난항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2-24 18: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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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24일 총무회담을 열어 대북송금 사건 특검법안과 고 건 총리후보 지명자 임명동의안 처리를 놓고 막판 절충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해 진통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총리인준안을 처리한 뒤 대북송금 사건 관련자들의 국회증언 등을 통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되 미흡할 경우 특검 도입 여부를 검토하자는 입장인 반면 한나라당은 `선(先) 특검법안, 후(後) 인준안 처리' 방침을 고수하면서 24일 의사일정변경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다만 민주당 신주류 일각에서 특검 수사기간 단축, 수사대상 축소를 전제로 `선(先) 국회증언, 후(後) 특검'을 주장하고 있고, 한나라당도 특검 기간 단축에는 신축적으로 응한다는 입장이어서 절충 결과가 주목된다.

◇민주당= 민주당은 24일 당사와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 및 확대원내대책회의를 잇따라 열어 새정부 총리 인준 및 대북송금과 관련한 진상규명 해법 모색을 집중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민주당은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총리임명동의안을 먼저 처리한 뒤 대북송금 사건 관련자들의 국회 상임위 증언 등을 통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되 미흡할 경우 특검 도입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민주당은 그러나 이전에 비해 `특검 도입도 논의할 수 있다'는 부분을 좀더 명확히 하고 한나라당이 25일 특검도입 법안의 본회의 처리를 밀어붙일 경우 물리적 저지는 않겠다는 방침을 시사해 이날 여야 총무접촉의 절충 결과가 주목된다.

정균환 원내총무는 회의에서 “대통령이 사과했고, 현대도 해명한 만큼 관련자들을 국회 상임위 등에 출석시켜 조사 활동을 한 뒤 그래도 부족하면 특검제 도입을 포함한 모든 것을 협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총무는 한나라당의 총리 인준, 특검제 연계 처리 방침과 관련, “한나라당은 자민련과 합하면 원내 165석으로 과반이 훨씬 넘는다"며 “거대 야당이 (총리 인준안을) 다른 것과 연계해 국회 운영을 하겠는가. 구태를 재연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특검제 처리시 물리적 저지 여부에 대해 “구태를 재연하면 국민에게 실망을 준다"고 말해 물리적 저지는 하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정 총무는 특히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당이 너무 닫힌 자세로 하면 안된다고 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국회에서 (증언을) 듣고 나중에 미진하면 특검하든지 해야 한다는 얘기"라며 “(당선자와 당의) 입장이 같으며 (당선자에게) 얘기가 잘못 전해진 것 같다"고 신구주류간 입장 차이가 없음을 강조했다.

한편 한화갑 대표의 전날 사퇴로 이날 최고회의와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한 정대철 대표는 “특검과 총리 인준안이란 두가지 중요한 문제에 대해 비상한 각오로 지혜를 모으자"고 당부했다.

◇한나라당= 한나라당은 24일 대북 비밀송금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법안 처리를 거듭 다짐하며, 특검법안의 국회 본회의 안건 상정을 위해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을 제출하는 등 관철 의지를 다졌다.

그러나 박희태 대표권한대행을 비롯한 당지도부내에선 특검의 수사기한 축소 등 법안의 수정 여부를 놓고 민주당과 협상 가능성을 내비치는 등 강온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이같은 입장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 취임날인 25일 국회가 파행될 경우 야기될 비난여론을 감안, 사전 포석을 깔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대북송금사건을 둘러싸고 민주당내 신구주류 등에서 적잖은 해법 차이가 표출되고 있다고 판단, `특검 불가피론'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외곽 지원의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희태 대행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대북송금사건에 대해 국회에서 먼저 논의하자고 하나 국회 논의는 벌써 끝났다"면서 “위증을 상습적으로 하는 사람들로부터 위증을 다시 듣자는 것인가"고 반문, 특검 관철을 거듭 강조했다.

박 대행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지나가는 말로 할 게 아니라, 특검 기간 등 우리 당이 제출한 특검법안의 내용에 관해 공식 창구를 통해 정식으로 문제 제기를 해올 경우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다소간 협상 여지를 뒀다.
그러나 이규택 총무는 “내일 본회의서 특검법안과 동의안을 처리할 것이고 특검법안과 총리 인준안 처리를 연계하지 않는다는 게 당의 방침"이라며 “이제는 달리 갈 길이 없다"고 못박았다.

이 총무는 또 “온 국민이 대북송금사건을 범죄라고 하는데 민주당이 국민의 여론과 요구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민주당 정균환 총무와는 인식의 차이가 크다"고 지적했다.

박종희 대변인은 “민주당 정권이 저지른 7대 의혹사건 등을 철저히 처리하는 것이 진정한 개혁의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서정익-박영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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