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봉합’ 민주기로에…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2-18 17:4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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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신구류간 갈등로 인해 분당과 봉합의 기로(岐路)에 서 있다.

문희상 청와대 비서실장 내정자는 18일 민주당 한화갑 대표의 `개혁독재' 발언을 낳은 민주당내 신구주류간 갈등양상과 관련, “결국 타협이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내정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신주류 입장에선 총리인준안이 급선무이고 구주류 입장에선 김대중 대통령의 명예로운 임기 마무리 등도 생각해 대북 송금문제가 잘 풀려야 하는데 이 두가지가 맞물려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지도부 사퇴는 안하는 것이고 지구당위원장제 폐지도 아니다"면서 “타협이 그렇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이런 발언은 순탄한 타협을 객관적으로 전망한 것이라기 보다는 양측이 적정선에서 타협해야 한다는 `기대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노 당선자의 새 대통령 취임이 불과 1주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발등의 불로 떠오른 총리인준안 및 대북송금 문제가 당내 분란으로 엉뚱한 방향으로 처리될 경우 새 정부에 심각한 부담으로 작용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유인태 정무수석 내정자가 전날 개혁 절충안을 모색한 신주류 중심의 당내 모임에 참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민주당내 갈등이 문 내정자의 견해처럼 쉽게 타협이 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18일 “명색이 당 대표란 사람이 당원의 의견을 대변도 못하면 말이 되느냐"며 “하고 싶은 말 다하는 것이지"라고 앞으로 신구주류 갈등 등 당내현안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한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당내문제에 대해 말하겠다"며 “당선자의 취임식이 며칠 안 남았지만 우리 당은 아직도 축제 분위기가 아니라 당원끼리 비난하고 증오하는 기류가 숨어 있다"면서 작심한 듯 포문을 열었다.

그는 “개혁에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개혁은 합의하에 해야 한다. 기득권을 무시하고 빼앗는 식으로 해선 안된다"며 “당 개혁안이 누구의 안이고 의도가 뭔지에 대한 말이 있다.

개혁이란 미명하에 개혁독재를 한다는 우려가 있다"고 신주류측에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당과 당선자, 청와대가 함께 의논하지 못하고 있다"며 “당 대표에게는 누구도 상의하지 않는다. 대표가 보고받을 권한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대표를 누가 하고 싶겠나"라고 말해 당 개혁특위의 개혁추진 과정에서 소외된 데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특히 한 대표는 “당을 하려면 제대로 하고 그렇지 않다면 뜻맞는 사람들끼리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해 최악의 경우 분당까지도 각오한 발언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한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당 개혁 진행과정에서 신주류측에 대한 비판적 언급 가운데 가장 수위가 높은 것이다.

더욱이 한 대표가 당무회의에서의 임시지도부 구성이란 개혁특위안에 정면 대립,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통한 지도부 구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또한 `노 당선자 취임이전 사퇴' 입장에 변화기류가 감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발언이 나왔다는 점에서 향후 신·구주류간 전면전으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당내에선 한 대표가 개혁추진 과정에서의 `배신감'과 함께 이른바 `개혁'을 내세운 구주류에 대한 인적청산 우려 및 지구당 위원장 폐지 문제로 들고 일어선 중앙당 부위원장들의 움직임 등에 힘입어 신주류측에 대한 반격에 나서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개혁특위 간사인 천정배 의원은 “특위는 민주적 절차에 따라 충분한 논의를 거쳐 개혁안을 올린 것인 만큼 당 지도부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논의하고 당무회의에 올려서 논의하면 되는 것이지 특위를 비난할 이유가 없다"며 “이견이 있다면 정식으로 절차에 따라 논쟁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에 따라 금주중 열릴 최고위원회의 및 내주 개최될 당무위원회의에서 신구주류간 격돌이 예상되며 이같은 갈등이 분당으로까지 치달을 것인지 또는 봉합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영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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