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갈등’ 여야 해법이 다르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2-13 18: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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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정치개혁과 관련, 당내 진통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로 다른 해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13일 각 정당에 따르면 민주당이 지구당윈원장 폐지문제를 둘러싸고 신구주류간 조율에 나선 반면, 한나라당은 오히려 인적청산문제를 놓고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을 빚고 있다.

민주당 신구주류 인사들이 14일 당 개혁특위가 마련한 개혁안을 논의하기 위한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사전 의견 조율을 시도하고 있어 주목된다.

정대철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오전 신주류측 회동을 통해 지구당위원장제 폐지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뒤 국회의원회관 박상천 최고위원의 사무실에서 박 위원과 10여분간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 정 위원과 박 위원은 중장기적으로 지구당을 개혁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지만, 총선을 1년 가량 앞두고 있고 한나라당이 지구당을 존치하겠다는 방침이어서 현 시점에서는 적절치 않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위원의 한 측근은 “박 위원은 지구당 개혁이라는 취지와 방향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 시기 상조라는 생각을 갖고 있고, 이같은 생각을 정 위원에게 밝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 위원은 또 최고위원회의가 열리기에 앞서 정균환 총무와도 회동을 갖고 의견을 조율할 것을 알려졌다.

정 위원의 측근은 “당 개혁안뿐만 아니라 앞으로 당을 운영해나가는 데 있어서 구주류를 아우르고 가는 것이 바람직하며, 그런 측면에서 박 위원과 정 총무를 만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의 이같은 움직임은 당의 세력재편 과정에서 구주류 핵심 인사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시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신주류 내부에서도 정동영 천정배 의원 등은 `제왕적' 지구당위원장제의 폐지가 당 개혁의 핵심 과제라면서 반드시 관철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이 이처럼 신구주류간 개혁안 조율에 나선반면 한나라당은 당내 보혁세력간 갈등이 충돌 양상으로 심화하고 있다. `국민속으로'를 중심으로 한 개혁파 의원들이 대선패배 이후 당쇄신을 위해 인적청산을 본격 요구하고 나선 데 대해 보수파 의원들이 반발, 파열음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청산 5적(敵), 10적'론이 나돌자 김무성 의원 등이 안영근 의원을 진원지로 지목, 지난 12일 국회에서 같은당 의원들끼리 한바탕 소란이 인 것도 의원들끼리 멱살잡이한 것도 이같은 분위기와 직결돼 있다.

안 의원은 13일 “청산대상을 실명 거론한 적이 없는데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했으나 보수파 의원들 사이에선 `결별론'이 부쩍 힘을 얻고 있다.

한 중진의원은 “그동안 많이 참아왔지만 대선도 끝난 만큼 더 이상 같이 있을 필요가 없다"면서 “나갈 사람은 나가고 당을 정리해야 할 시점이 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대구지역의 한 의원도 “특정인을 청산하자는 것은 비민주적 발상"이라며 “많은 의원들은 `국민속으로' 의원들이 당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국민속으로'는 일단 정면대응을 자제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으나 추이에 따라선 전면전으로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속으로'의 한 의원은 “격앙된 감정을 가라앉힐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현재로선 지켜볼 수밖에 없으나, 다음 단계 대응은 그때 가서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선 이같은 갈등이 심화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올지 모른다는 우려가 팽배해지고 있다.

홍준표 의원은 “다음 총선을 위해서라도 당이 분열돼선 안된다"면서 “보혁 의원들이 각자 이론을 갖고 논리적으로 충돌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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