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개혁 갈등’ 갈수록 증폭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2-12 19: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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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지구당위원장 폐지 재검토 민주당 개혁특위가 마련한 당 개혁안을 놓고 구주류측과 일부 지구당위원장, 부위원장단의 반발이 계속되는 등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이어서 당개혁을 둘러싼 신·구주류간 갈등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구주류측은 특위가 중앙위원회를 도입하면서 현행 최고위원회를 폐지하고 당무회의 통과 직후 임시지도부를 구성하려는 방안과 지구당위원장제를 폐지하고 운영위원장을 호선하도록 한 방안에 대해 `인위적 물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부위원장단도 `부위원장 배제론'이 흘러나오는 데 강한 불만을 드러내면서 `당 개혁안 개선투쟁위원회(가칭)'를 구성하고 12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회의를 열어 당 개혁안의 문제점을 논의키로 했다. 한 부위원장은 “정권을 재창출했는데도 민주당의 승리로 보지 않는 점, 살생부 파문, 인수위 주변의 움직임 등 대선후 일련의 흐름들을 납득할 수 없다"며 “지구당위원장제를 폐지하고 부위원장을 배제한다는 주장도 나와 도저히 좌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화갑 대표를 비롯한 현 지도부는 당원들이 뽑아줬기 때문에 마음대로 사퇴할 수 없다"며 “한 대표는 전당대회까지 대표직을 유지해야 하고 개혁안은 대폭 수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무당직자들로 구성된 민주당 상조회도 13일 오후 당사에서 천정배 개혁특위 간사를 초청, 개혁안에 대한 설명을 듣는 자리를 마련함으로써 천 의원과 실무당직자들간 논쟁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김원기 개혁특위 위원장과 정대철·이해찬·추미애·정세균·김경재·정동채 천정배·이재정·이강래·이호웅·김희선·유재규 의원과 이강철 당선자특보 등 신주류 인사들은 12일 조찬회동을 갖고 개혁안의 당무회의 통과 및 구주류 반발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당 개혁안으로 채택했던 지구당위원장제 폐지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모임 후 모 기자와 만나 “지구당위원장 폐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려 특위 위원들로 하여금 설득작업을 벌이도록 했다"며 “특위를 한번 더 열어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할 수도 있다"고 재검토 가능성을 내비쳤다고 전해진다.

정대철 최고위원은 “지구당위원장 폐지 문제에 대해 반대 의견이 많이 나왔다"며 “이 문제에 대해서는 수정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고 이상수 총장은 “현실성이 떨어지고 총선에도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어렵게 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고 말했다. 이호웅 의원은 “지구당위원장 폐지를 총선 후에 시행하거나, 지구당위원장 폐지 대신 지구당위원장의 전횡을 막는 다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고 소개했다.

한편 추미애 의원은 “지구당은 존속시키고 지구당위원장만 폐지해서는 제대로 개혁이 되지 않는다"며 지구당 폐지 등 근본적인 개혁을 주장했다.

당내 신주류의 상당수가 이처럼 지구당위원장 폐지에 대해 반대의견을 개진함에 따라 개혁특위는 조만간 전체회의를 다시 열거나, 의견 재수렴을 통해 내주 당무회의에서 특위 안을 수정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신구주류간 갈등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또 한나라당도 대선패배 책임을 둘러싼 인적청산 문제를 놓고 보혁세력이 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 진보세력들은 `대선패배 5적, 10적'을 거론하며 수구의 상징처럼 각인된 보수중진들의 용퇴를 요구하고 있고, 보수중진들은 “이제는 당이 정체성을 분명히해야 할 시기가 왔다"며 결별의사까지 내비치는 등 내홍의 파고가 점점 높아지는 양상이다.

대선직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가 북핵 파문을 계기로 잠복했던 당내 보수와 진보세력간 갈등이 다시 불거진 것은 개혁파 모임인 `국민속으로'가 지난 6, 7일 대구와 광주에서 개최한 정치개혁 토론회가 자극제가 됐다.

당시 김부겸 의원은 “향후 정치지형 재편은 `누구의 개혁이 더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가'의 싸움으로 귀결될 것"이라며 수구기득권 세력의 용퇴, 낡은 주체세력의 과감한 물갈이를 요구했다.

안영근 의원도 “민정계가 한나라당을 주도하고 수구냉전세력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지 않는한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놓더라도 386세대와 호남인은 한나라당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낡은 이념과 구태정치로 한국정치를 이 지경으로 만든 수구 중진실세를 정치 2선으로 물러나게 해야만 국민이 한나라당의 개혁의지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나아가 인적청산론의 요지를 담은 글을 작성, 연판장을 돌리는 계획까지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당내 개혁파의원들은 `청산대상 5적, 10적론'을 공공연히 거론하며 살생부를 작성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당 지도체제를 둘러싼 갈등과 맞물려 한두차례 홍역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 11일 국회 대정부질문이 계속되는 동안 T·K(대구·경북) 의원들이 의사당 복도에서 김부겸 의원을 거세게 비난하는 바람에 질문자들 목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고 한다. 부산출신 한 보수중진도 “`국민속으로' 의원들중 일부는 본인이 희망할 경우 당을 떠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경 목소리를 높여, 당이 이래저래 시끄러워질 전망이다.
/이영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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