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선수재 혐의로 구속된 김 의원은 최근 검찰수사 과정에서 “㈜고제의 1차 부도를 막아주는 대가로 지난 2001년 4월 고제 사주 김모씨로부터 받은 1000만원을 거래은행에 손을 써달라며 민주당 정세균, 한나라당 김원길의원에게 건넸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김 의원이 돈을 주겠다는 것을 거절했더니 후원회 통장으로 입금시켰다. 고제란 회사도 모르고 은행에 손을 쓴 일도 없다"고 해명했고 김의원측은 “후원회 통장에 입금된 것은 사실이지만 김 의원은 당시 장관직에 전념, 다른 일에 신경쓸 겨를이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 사건 외에도 ‘진승현 게이트' 등에도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만큼 돈을 받은 의원들이 더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면서 내심 ‘떨고 있는 의원들'이 있다는 소문까지 나오고 있다.
또 현대상선이 지난 2000년 4.13 총선 직전 20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 정치권에 총선자금을 제공했다는 일부 보도가 나오면서 대북 송금 문제와 관련, 이른바 ‘현대상선 리스트'가 등장할 것이란 설도 제기되고 있다.
현대측이 대북 비밀지원의 해법을 압박하는 최후수단의 하나로 이 리스트를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는 것. 자금규모가 워낙 큰 만큼 만약 사실로 밝혀질 경우 상당한 폭발력을 지닐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 한나라당 이규택 총무는 “당시 당선된 분이나 떨어진 분이나 돈을 원없이 썼다는 얘기가 있다. 이게 모두 입막음용"이라고 주장했다.
개혁파·보수중진 한나라 갈등 심화
한나라당 개혁파 의원 모임인 ‘국민속으로'가 인적청산론을 제기하고 나서는가 하면 비교적 개혁적 목소리를 내고 있는 ‘미래연대'도 당 지도부의 공천심사특위 구성에 반발, 국민참여경선제 도입을 요구하고 나서 당내 보·혁 갈등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한나라당 개혁파 의원 모임인 `국민속으로'는 6,7일 이틀간 대구와 광주에서 정치개혁 토론회를 열어 당내 일부 보수중진들에 대한 인적청산론을 제기할 방침이다.
김부겸 의원은 6일 대구 토론회에 앞서 미리 배포한 `한나라당 확 변해야 산다'는 발제문을 통해 “시대와 국민의 변화에 무지한 채 구태의연한 선거전을 치른 당의 낡은 주체세력을 교체해야 한다는 게 대선패배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한나라당의 전면적인 개혁은 기존의 낡은 주체세력의 퇴장, 즉 인적쇄신이 그 출발"이라면서 “당의 이미지를 건전한 보수가 아니라 수구적 패거리로 낙인찍히게 만든 수구기득권 세력은 책임지고 용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영국의 노동당과 보수당이 블레어와 헤이그를 발굴해 당의 얼굴로 삼은 것은 당 중진들의 자기희생을 통해 가능했던 것"이라고 사실상 `중진들의 용퇴'를 요구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정치지형의 재편은 `누구의 개혁이 더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가'의 싸움으로 귀결될 것"이라며 “한나라당은 보수해야 할 이념적 가치들이 변화한 것을 깨닫지 못하고 구태에 머물렀으나 이제 중도우파 노선을 표방하는 온건 개혁적 보수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영근 의원도 `상생의 정치, 어떻게 할 것인가'란 7일의 광주 토론회 발제문을 통해 “민정계가 한나라당을 주도하는 이상, 수구냉전세력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지 않는 이상, 한나라당이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놓더라도 386세대와 호남인은 한나라당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역별 집행위원회 도입 등의 개혁을 통해 완만한 인적청산을 이룰 수도 있지만 제도개혁만으로는 부족하고 유일한 방법은 직접적인 인적청산"이라며 “낡은 이념과 구태정치로 한국정치를 이 지경으로 만든 수구 중진실세를 정치 2선으로 물러나게 해야만 국민은 한나라당의 개혁의지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나라당의 전신 여당들은 수구냉전당 재벌비호당 군부독재당이란 오명을 얻은 가운데 국민의 민주화 요구를 거스른 채 단행한 3당 합당을 기점으로 보수세력에서 수구세력으로 전락하고 말았다"며 “낡은 수구 이념과 구태정치를 벗어던지고 군사독재당, 수구냉전당, 재벌비호당, 부패원조당, 영남당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고, 민주화 흐름을 계승하고 선도적으로 변화를 흡입하는 정책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그는 “개혁의 대상인 정당이 스스로 개혁을 단행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국민의 감시와 성원'도 당부했다.
`국민속으로'가 이처럼 일부 보수중진에 대한 인적청산론과 당의 이념문제를 본격 제기하고 나섬에 따라 보혁갈등이 더욱 첨예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민속으로'를 주도하는 이부영 의원은 “지금 인적청산을 요구할 경우 우리가 추구하는 개혁의 본질이 훼손되고 본말이 전도될 수 있다"면서 “인적청산은 차후의 문제이며 개혁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인적청산론 제기를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5일에는 비교적 개혁적 목소리를 내던 한나라당 소장파 원내외위원장 모임인 미래연대가 오는 4월24일 실시될 재·보선 후보 선출 방식과 관련, 후보 공모제와 국민참여경선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미래연대의 이같은 요구는 당 지도부가 이날 당무회의에서 김영일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공천심사특위를 구성, 본격적인 공천심사 활동에 착수한 것과 맞물려 논란이 예상된다.
권오을 심재철 비대위 공동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선출직 공직자 후보의 선출방법은 국민참여경선제로 시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후보공모 공개화와 국민참여경선제 도입을 공식 요구했다.
/이영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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