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그림’ 있나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2-05 10: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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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당선자측·청와대 사전 조율說 나돌아 2억달러 대북송금 파문과 관련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 사이에 `정치적 해결'을 놓고 어느 정도의 사전 의견교환이 있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국 최대현안인 대북송금 문제와 관련해 신·구 정권간 정보전달 및 의견교환이 없을 수는 없으며, 청와대가 당선자측에 적극적인 설명을 했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박지원 청와대 비서실장은 4일 월례조회에서 “당선자측 관계자들과 필요할 때 연락하고 만나고 있으며 건설적인 업무 인수인계를 위해 협의하고 있다"면서 “때로 그쪽에서 우리의 경험담을 요구하기도 하고 때로는 우리가 자발적으로 얘기하기도 한다"고 말했고 노 당선자측의 문희상 청와대 비서실장 내정자도 “수시로 전화도 하고 만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그러나 자신이 지난 1일 김 대통령의 `정치적 해결' 메시지를 노 당선자측에 전달했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선 부인했고, 문 내정자도 “그런 얘기(메시지)는 아니다"고 말했다.

노 당선자측의 다른 관계자는 박 실장과의 접촉설에 대해 “그런 만남이 있었다 해도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청와대와 당선자측이 현안을 놓고 의견교환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다만 은폐를 위한 사전조율이나 타협이 아니라 국정 현안에 대한 정확한 인수인계 차원의 의견교환이라는 것이 당선자측의 설명이다.

한 고위 관계자는 “양측이 `정치적 해결'이라는 큰 원칙을 같이 하게 된 것은 북핵 문제 등 남북관계 현안과 국익을 고려해 내린 것일뿐 타협의 산물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양측이 의견교환 과정에서 일부 사안을 놓고는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듯한 모양새도 감지된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선 당선자측과 청와대가 이 문제 해결을 위한 큰 그림을 그려놓고 그에 따라 구체적인 일정을 진행시키고 있다는 관측도 나돌고 있다. 지난달 15일 문 실장 내정자의 `통치권' 언급에 이어 30일 감사원 발표, 뒤이은 청와대와 당선자측간 `정치적 해결' 원칙 제시 등이 어떤 지향점을 향해 짜여진 각본대로 가고 있는 듯하다는 것이다.

검찰의 수사유보 결정에 이어 국회에서 여야간 합의를 통해 국정조사나 특검 형태의 진상규명 합의, 이를 전후한 당선자측의 대 한나라당 설득, 청와대 관련 `당사자'의 국회 진상공개, 이어 노 당선자의 취임 직전 대국민 호소 등을 통해 파문을 일단락시키는 수순을 밟지 않겠느냐는 구체적인 일정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한나라당에서 강력 제기하고 있는 `신·구 정권의 사전 교감에 따른 은폐기도' 주장에 대해 `은폐가 아닌 철저한 진상규명 후 정치적 해법 모색'이라는 입장을 어떻게 납득시킬 것이냐가 당선자측의 고민인 것으로 보인다.
/이영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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