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공천 폐지로 ‘중앙서 독립’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1-27 18: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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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소환제 시행 부패단체장 축출 내달 출범할 노무현 새 정부에 대한 지방자치단체들의 가장 큰 기대와 소망은 `제대로 된' 지방분권 실현이다.

중앙 정치, 즉 비민주적이고 폐쇄적인 정당구조 속에서 선출되는 국회의원들의 입김에 지방정치가 철저히 제한받고 조종되고 있는 폐해를 거부하는 목소리가 `지방분권 실현'이라는 화두를 타고 거세게 일고 있다.

지역 유권자들의 의견이 충실히 반영되는 `내고장 정치'가 확실하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유급의 지방의원 및 입법보좌관제를 도입하고 자치입법권 보장을 통해 조례 제정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다.

또 중앙 정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껏 지방자치를 꽃피울 수 있는 `지방 행정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자치단체장의 정당공천제를 과감하게 폐지하고 자격 미달 단체장을 퇴진시키는 주민소환제 시행도 필요하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적 주장요구에 앞서 주민들의 주체적 참여 및 지방의원 및 자치단체장의 풀뿌리 민주주의에 대한 책임의식과 자질, 삶의 터전을 내 가정처럼 관리, 운영하겠다는 정신 등으로 지자체 제도가 폐해와 고비용·비효율의 또다른 온상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세심한 주의에 대한 의견도 만만치 않다.

▲지방의원 유급제, 유급 보좌관제 도입
전국 시·도의회 운영위원장협의회와 의장협의회는 지방 의회 출범 직후부터 줄곧 지방의원 유급제와 유급 보좌관제 도입을 중앙 정치권에 건의해 왔으나 `상전' 인국회에 의해 번번이 무산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앙 정치권이 이 문제를 전향적으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현재 광역의원의 경우 월수당과 회의비 등을 합쳐 연간 2000여만원을 지원받고 있으나 유급제로 전환할 경우 연봉 5000만원선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서울시의회 박주웅 운영위원장은 “의원이 의정활동에 전념해도 생활에 지장이 없어야 참신하고 유능한 인재들이 지방의회에 많이 진출하게 된다"면서 “예산 몇%만 절약할 수 있어도 열매는 크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 열매는 결국 주민들에게 돌아갈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인하대 이기우 교수는 최근 대구에서 열린 `2003 전국 시장 군수 구청장대회'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지금과 같이 지방의원을 무급직으로 할 경우 지방의회는 유산계층(재력가)에 의해 지배될 가능성이 높다"며 유급제 도입을 제안했다.

그러나 의원정원 감축 등 제도개선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자치입법권 보장
현행 지방자치법은 공무원 정원을 획일적으로 제한하고 있어 지자체들이 신축성 있게 조직운영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열린 전국 시·도지사협의회에서 시·도지사들은 정원 자율운영권 부여를 중앙정부에 공식 건의했다.

현행법은 지자체의 정원을 대통령이 정한 기준에 따라 조례로 정하도록 돼 있는 데다 보정 정원을 초과한 정원 운영, 5급 이상 정원 책정 등은 행정자치부 장관 승인을 얻어 시행토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표준 정원 산식이 비합리적이고 지방의 행정 수요를 적절하게 반영하지 못하는 등의 폐단이 많기 때문에 정원 관리에 관한 사항은 당해 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해 탄력있는 인력관리를 실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홍영기 경기도의회 의장은 최근 발표한 논문을 통해 “도의회가 도민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았지만 각종 법령에 의해 주민의 권리를 제한하는 어떤 조례 제정도 사실상 어렵다"며 “의회가 본래의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지역 실정과 선택에 따라 조례를 제정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익식 경기대 교수는 최근 `지방의회의 역할 강화 방안'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현행 지방자치법상 조례의 제정과 관련, `법령의 범위 안에서'라는 문구가 `법령에 명확한 근거가 있을 때에 한하여'로 매우 협소하게 해석하고 있어 지방의회 조례 제정범위를 극도로 제한하고 있다"며 “`해당 문구를 `법령에 위반되지 않는 한'으로 개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또 “동법 제15조 단서 조항이 `다만 주민의 권리 제한 또는 의무 부과에 관한 사항이나 벌칙을 정할때는 법률의 위임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함으로써 조례제정의 범위를 더욱 제한하고 있다"며 이 조항 삭제를 주장했다.

▲자치단체장 정당공천 폐지, 주민소환제 시행
현행 지방선거제도는 기초의회 의원을 제외하고 기초·광역단체장과 광역의원 후보자를 모두 정당에서 추천할 수 있도록 하는 `독소조항'을 간직하고 있다.

중앙 정치권이 지방 정치권과 학계의 끈질긴 저항속에서도 지방선거 후보자의 공천제를 고수하는 것은 지방에서 자신들의 지배구조를 유지하려는 의도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지난해 연말 열린 전국 시·도지사협의회에서 시·도지사들은 “기초단체장에 대한 정당공천제가 폐지돼야만 소속 중앙당과 지구당 위원장의 지배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으며 공천을 미끼로 한 정치자금 및 공천헌금 요구 등 많은 폐해를 고칠 수 있고 지역 문제에 정치 논리가 개입되는 것을 차단함으로써 진정한 주민 자치를 정착·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고 공천배제 이유를 밝혔다.

특히 경남도는 최근 대통령직 인수위에 부지사를 보내 기초단체장 정당공천제 폐지와 지방정치인 후원회 허용 등 지방분권 10대 과제를 건의하는 등 각 지자체와 지방의회들은 정당공천제 폐지를 지방분권의 중대한 과제로 다루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서울대 안청시 교수는 지난 16일 대구에서 열린 특강에서 “대의민주제와 책임정치 실현을 위해서는 정당의 존재가 필수적인만큼 단체장의 정당 공천 배제 주장은 좀 더 신중하게 제기돼야 할 것"이라며 신중론을 펼쳤다.

주민소환제 시행에 대한 요구와 기대도 높다.

전북도 교육위원회가 지난해 9월 주민소환제를 채택한 이후 전국교직원노조 전북지부와 전북학교운영위원협의회 등 교육시민단체는 최근 가족을 상습 구타해 재판에 붙여져 항소심 계류중인 모 의원에 대해 주민소환제를 추진중이다.

제주대 고충석 교수는 “주민소환제와 주민감사청구제 등을 과감하게 도입, 지방자치단체장의 권한 확대에 따른 감시와 견제를 강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 시민단체 관계자는 “노 당선자가 지방분권화를 약속한만큼 주민투표제와 주민소환제 등을 실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만약 이 약속이 지켜지지않을 경우 모든 시민단체들과 합심, 전국적인 연대투쟁을 벌여나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모 광역의회 의원은 “주민소환제가 실효를 거두려면 최소한 주민 20% 이상 발의하거나 주민 40% 이상의 투표에 과반수 이상 찬성시 단체장과 의원을 해임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영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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