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정치권 분위기로는 고 지명자가 청문회를 무사히 통과, 국회 인준을 받는데 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고 지명자에 대한 결정적 흠결이나 현 정국에 돌출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당론으로 거부하는 사태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 당직자는 27일 “청문과정은 철저하고 엄격하게 진행하되 국민에게 국정의 발목을 잡는다는 인상을 주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한 일간지 설문조사에서도 찬·반 양론이 비슷하게 맞선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도 이런 분위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고 지명자가 30여년에 걸친 공직생활을 통해 국정운영 능력이 검증됐고, 시민단체인 반부패국민연대 회장으로 활동할 정도로 청렴한 인사라는 점에서 청문회를 무난히 통과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번 청문회가 표면상 드러난 것처럼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없지 않다.
정치개혁과 당쇄신을 둘러싼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민주당의 복잡한 당내 사정과 보혁세력간 감정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는 한나라당 내부 상황이 미묘하게 맞물려 의외의 결과를 낳을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한나라당의 경우 개혁파 모임인 `국민속으로'가 역대정권에 걸쳐 요직을 두루 섭렵한 고 지명자의 이력을 들어 반대 입장을 밝혔고 개혁성향 소장파 의원들이 이에 동조하고 있다.
일부 개혁파 의원들은 청문회에 대비, 98년 서울시장 선거과정에서 한나라당이 제기했던 `7대 불가사의'를 중심으로 각종 자료를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한나라당 개혁파 의원 모임인 `국민속으로'는 최근 고 건 전 총리의 총리후보 내정과 관련 “노무현 당선자가 안정이라는 말로 국민의 변화욕구를 외면했다"면서 반대의사를 밝혔다.
`국민속으로'는 지난 21일 성명에서 “고 건씨는 지금까지 정부 요직은 거의 다 거친 인물로, 안정총리로 적합하다는 의견도 있으나 무사안일의 표본이고 처신에 대해 의아한점이 많다"면서 “노 당선자의 첫작품이 이런 문제를 안고 있는 고 건씨의 총리임명이라면 나라의 정신적 기강을 해이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모임은 또 “개혁대통령에 안정총리가 아니라 개혁대통령에 대독총리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노 당선자는 벌써부터 개혁의 전도사에서 권력자로 이동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즉각 총리내정을 철회해야 하며, 고건씨도 총리제의를 즉각 거절해야 한다"고 밝혔었다.
민주당 `비노(非盧)' 계열 개혁파 의원들 사이에서도 “개혁성과 참신성이 떨어진다", “병역문제를 비롯해 철저한 검증이 불가피하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이번 청문회가 장밋빛 일색만은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란-서정익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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