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정당 거듭나기 진통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1-19 15: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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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 끝나고 한달이 지난 지금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당내 개혁작업으로 인해 진통을 겪고 있다.

민주당은 소위 ‘살생부'로 인해 신구주류간 감정싸움으로 치닫는 양상을 보이는가하면, 한나라당은 중진그룹의 내각제 발언으로 개혁파 의원들의 탈당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 민주당은 제16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지 한달이 지난 지금 승리를 구가하기보다는 정당개혁과 신구주류의 세력교체에 따른 진통을 겪고 있다.

대선 승리에도 불구하고 지도체제 개편과 당개혁, 향후 진로설정 등을 놓고 논란과 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대선 과정에서 친노와 반노, 비노 그룹으로 갈려 내분을 치른 후유증이 대선 이후까지 이어져 급기야 소속 의원들을 공신과 역적으로 나눈 `살생부'까지 나도는 흉흉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대선 사흘만인 지난달 22일 조순형 신기남 의원 등 강경개혁파 23명이 당의 발전적 해체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내면서 신호탄을 올린 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친위그룹을 중심으로 한 신주류가 급부상했다.

지난 16일 출범한 `열린개혁포럼'에는 신주류 의원 61명이 가입함으로써 `당내 당'으로서 새로운 구심점의 역할을 하고 있다.

지도체제 개편과 중앙당 축소 등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당 개혁특위가 출범하면서 한화갑 대표를 비롯한 현 지도부는 무력화됐고, 김대중 대통령의 동교동계 해체 지시로 구주류의 영향력은 급격히 약화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열린개혁포럼은 국회의원 후보 선출시 지역주민 경선제를 도입하고, 대표 및 최고위원제를 폐지해 지역 대표들로 구성되는 집행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그러나 구주류의 퇴조에도 불구, 아직 신주류가 확고한 주도권을 장악하지 못한 권력이동기의 과도성 때문에 개혁이 속도감있게 진행되지는 못하고 있다.

16대 대선 승리가 `노무현의 승리'인지, `민주당의 승리' 인지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면서 지난 15일 광주에서 개혁특위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선 한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노사모 회원들과 당원들간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개혁특위는 내달 6,7일께 개혁방안을 제시할 예정이지만 지도부 교체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나라당= 대선 종료 한달을 맞은 18일 한나라당 여의도 당사에는 주요 당직자들이 출근을 안하는 바람에 매일 열리던 주요 당직자회의도 열리지 않았다. 주말인 점도 있지만, 일요일에도 선거전략회의를 열며 대여공격을 퍼붓던 한달전의 모습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게 한나라당의 현 주소이다.

대선 패배후 당 추스르기에 동분서주하던 서청원 대표는 `과로'로 입원중이고, 대선잔무 처리로 쉴새가 없었던 김영일 사무총장도 휴식을 취하러 지방에 내려갔고, 이상배 정책위의장은 지역구에 내려갔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와의 오찬 회동이 예정돼 있는 이규택 총무만 잠시 당사에 나와 측근들과 대책을 협의했을 뿐이다. 핵심 당직자는 “지난 한달은 악몽에서 깨어나 정신을 차리는 데도 부족하다 싶을 정도로 대선 패배의 충격이 컸다"며 “5년전엔 그래도 당의 구심점이 있어 재기의 희망이라도 있었지만 앞으로 5년은 생각만해도 끔찍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나 대선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 당을 회생시키기 위한 `재기의 삽질'도 서서히 시작되고 있다.

당직자들과 사무처 요원들은 특히 당·정치개혁특위가 당원들이 만족할 만한 쇄신안을 마련해 차기 전당대회가 당의 재기를 위한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연초에 출범한 당·정치개혁특위는 그동안의 총론 위주의 토론에서 탈피해 3개 분과별로 매일 회의를 갖고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중이며 내달 중순까지 쇄신방안을 마련해 확정할 방침이다.

하지만 당의 환골탈태를 주장하는 소장 개혁파와 점진적 개혁을 주장하는 중진들간 마찰음이 커지고 있고 이런 와중에서 일부 개혁파의 탈당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과 내각제를 주장하는 중진들의 속내가 뭐냐 등을 놓고 내홍이 계속되고 있다.
/이영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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