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토론·광고비 국고 부담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1-14 17:46:57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선거공영제는 지난 16대 대선에서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밀려 유산된 과제이다.

선거공영제는 미디어 선거운동 비용의 대부분을 국고에서 부담하는 제도로, 막대한 음성적 정치자금이 소요되는 대규모 집회와 조직 중심의 선거운동 문화를 미디어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제도적 장치다.

선관위는 미디어 중심 선거운동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16대 대선의 선거공영률을 81%로 높이는 선거공영제 확대안을 지난해 9월 정기국회에 제출했고 이는 15대 대선의 선거공영률이 59.8%였던 것에 비하면 매우 진전된 제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구체적으로는 선거운동기간 중앙선관위가 주관하는 합동신문광고와 각 정당의 개별 신문광고, 100회 이내의 TV와 라디오 방송광고, 44회에 달하는 방송연설 등의 절반에 대한 비용을 국가가 부담토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각 정당이나 후보자측이 부담하는 나머지 절반도 득표율에 따라 사후 보전토록 개정안을 마련했기 때문에 사실상 거의 모든 방송 토론회와 연설, 신문광고 비용을 국고에서 책임지게 되는 셈이었다.

한마디로 미디어 선거운동의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고 비용을 국고에서 부담하되, 불법적인 선거자금이 쓰일 수 있는 대형 집회의 청중 동원이나 조직을 이용한 선거운동 문화를 차단하자는 제안이었다.

선관위는 이같은 제도로 대선을 치를 경우 16대 대선의 총 소요예산은 1626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고, 각 정당에 지급되던 선거보조금 268억원은 전액 폐지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 정기국회에서 선관위가 제출한 선거공영제 확대안 등 정치개혁안이 처리되지 못함으로써 지난 대선은 종전 선거법대로 치러졌다.

16대 대선에서는 대규모 정당연설회가 극소수에 그쳤고 영향이 미미했던 반면, 방송광고나 연설, 합동토론회 등 미디어가 큰 힘을 발휘하면서 선거문화 선진화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긴 하다.

하지만 선거공영제가 제도로 정착되지 못함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는 돈을 주고 청중을 동원하거나 돈 봉투 살포가 적발되는 등 구태가 사라지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대선이 끝난 지금 정치권에서는 `정치개혁'이 화두가 되면서 선거공영제 확대가 새로운 주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특별지시로 대통령직 인수위내에 설치된 `정치개혁연구실'은 현재 중앙선관위와 함께 선거공영제 확대 방안을 연구중이며, 민주당 개혁특위도 선거공영제 확대를 주된 개혁 과제로 내걸고 있다.

한나라당내에서도 이부영 김부겸 의원 등 `국민속으로' 소속 의원들이 완전 선거공영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상태다.

중앙선관위 역시 전국단위 선거가 없는 올해가 정치관계법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적기로 보고 `정치관계법·제도개선 연구단'을 설치하고 16대 대선전에 국회에 제출했던 선거공영제 확대안을 기초로 선진국의 운용실태를 조사해 더욱 진전된 안을 마련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선관위는 올 상반기중 정치개혁안을 국회에 제출, 늦어도 정기국회에서는 입법을 완료한뒤 내년 4월 17대 총선에서 적용토록 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선관위 조영식 선거관리관은 "대선전에 국회에 낸 선거공영제안이 여러 정치적 상황 때문에 입법화되지 못해 아쉬웠다"며 “선거가 없는 올해가 정치구조를 제도적으로 정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보고 선거공영제안 등 제반 제도를 손질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선거공영제 확대에는 기탁금 상향조정 등 군소후보 난립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와 거대정당과 군소정당에 대한 차별조항 등이 부수적으로 포함되기 때문에 입법과정에서 군소정당의 반발이 재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과거의 선거관행에 익숙한 기성 정치권이 미디어 선거운동의 전면 도입을 의미하는 선거공영제 확대안을 순순히 입법화시켜줄 지도 미지수다.
/서정익기자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