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체제 개편 갈등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1-09 17:3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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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지도체제 개편을 둘러싼 논란이 한창이다. 민주당은 지도부 선사퇴를 주장하는 개혁파와 한화갑 대표 등 '당정분리'원칙을 강조하는 지도부가 노골적으로 갈등양상을 빚고 있다.

한나라당도 집단지도체제 유지를 주장하는 주류에 맞서 미래연대 등 소장파는 관리형 대표제를 도입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민주당
민주당 개혁파 의원들이 현 지도부에 대한 사퇴와 2단계 전당대회론을 제기하고 나선 데 대해 한화갑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공개적으로 반박하고 나서 갈등이 재연되고 있다.

개혁파 의원들이 다수인 당 개혁특위가 지난 7일 워크숍에서 2단계 전당대회론을 공식 논의한 데 이어 8일에는 `새벽21' 소속 소장파 의원들이 모임을 갖고 지도부 선사퇴와 2단계 전당대회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는 민주당의 현 대의원 구조로는 `신당 창당' 수준의 개혁이 어렵고, 당장 전당대회를 연다 해도 지도부의 대폭적인 세대교체도 여의치 않으므로 현 지도부가 사퇴한 이후 개혁파 주도로 지구당 차원에서부터 중앙당에 이르기까지 큰 틀의 변화를 추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새벽21 소속의 한 의원은 “당권이라는 개념이 필요없을 정도로 당을 획기적으로 개혁하려면 대선과정에서 문제가 드러난 한 대표와 정균환 총무 등 현 지도부의 사퇴와 최고위원제의 폐지가 필요하다"며 “지도부가 자진해서 물러나지 않으면 억지로 밀려나는 모양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개혁파 의원들은 또 2차 전당대회를 통해 최고위원제를 폐지하고 원내정당 중심의 집행위원회 체제로 바꾸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이에대해 한 대표는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당대회 시기는 당에서 결정할 것"이라며 2단계 전대론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한 대표는 미리 준비한 원고를 읽으면서 작심한듯 “저는 여러차례에 걸쳐서 대표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면서 “앞으로 이런 잡음이 일지 않도록 해주길 바란다"며 자신에 대한 사퇴 요구에 반박했다.

한 대표는 또 “국민이 바라는 여망을 당권 장악의 수단으로 인식하는 인사들의 생각은 당 개혁추진과 노 당선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당 개혁은 자신을 버리는 각오로 해야 완성되며, 특위는 개혁안을 만드는 데 전력을 다하고 개혁안을 당에서 채택한뒤 전대 시기는 당에서 결정할 것"이라며 `당정분리' 원칙도 강조했다.

그는 회의에 참석한 천정배 개혁특위 간사에게 “당 개혁안을 다시 손댈 필요없이 세계에 자랑할만한 개혁안으로 만들자"며 “내용면에서 국민의 변화 욕구를 수용하는 훌륭한 개혁안을 만들어달라"고 당부함으로써 특위가 개혁안 마련에만 주력해줄 것을 은근히 압박했다.

한광옥 최고위원은 지도부 사퇴론에 대해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고, 코멘트할 사안이 아니다"며 부정적인 입장임을 내비쳤다.

◆ 한나라
한나라당 정치개혁특위가 9일 개최한 당 지도체제 관련 워크숍에서는 현행 집단지도체제의 폐지문제를 비롯해 원내정당화 문제 등 백가쟁명식 개편안이 논의됐다.

지도체제 문제와 관련해 핵심 쟁점은 현재의 최고위원제를 폐지할지 여부와 그 대안으로 집단지도체제를 유지하되 명칭을 바꾸는 방안, 단일성 집단지도체제 또는 원내중심 정당화를 지향하면서 관리형 지도체제로 가는 방안 등이 제시되고 있다.

홍사덕 특위공동위원장은 “지도체제 문제와 관련해 어떤 선입견도 갖고 있지 않지만 당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지금 방식으로는 안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다양한 방안을 놓고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류측 중진들은 일단 당내 역학구도와 시대분위기상 집단지도체제를 유지하되, 현행 최고위원제도는 구시대적 이미지가 강한 만큼 40-50인 안팎의 운영위 또는 집행위원회제로 전환하되, 최종 의사결정은 10-15인 안팎의 상임운영위(상임집행위)에 맡기는 방안을 제기하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제왕적 총재의 폐해 때문에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한 만큼 이를 유지하되, 명칭을 운영위나 집행위로 바꾸고 대신 당내 개혁파와 소장파 및 여성 대표를 대거 기용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장파 위원장 모임인 미래연대는 대책회의를 갖고 원내정당화 추진을 위해 최고위원제를 폐지하고 관리형 대표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심재철 미래연대 비대위 공동의장은 “최고위원제를 폐지하고 원내정당화를 핵심으로 하는 관리형 대표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면서 “원내총무,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등 당3역이 지도부가 되는 집단지도체제도 검토할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권이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면서 여소야대 정국의 타개를 위해 정계개편을 시도할 개연성이 농후한 만큼 이에 맞서기 위해 강력한 지도력을 갖춘 단일지도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현승일 의원은 지금은 구심점이 없는 만큼 최고위원제를 폐지하고 단일지도체제를 형성해 구심점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차기 전당대회에서 대표를 선출한후 대표가 위임을 받아 4-5명의 최고위원을 지명해 완전합의제로 당을 운영하는 방안 등도 제기되고 있다.

이성헌 의원은 “원내정당화를 적극 추진하되 총선을 1년 앞둔 상황인 만큼 차기 전대에서는 돈 안드는 최고위원 선거를 치르고 총선후 원내·국회 중심 정당으로 전환하는 단계적 접근방식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영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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