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본 2002 한국정치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2-12-23 18: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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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힘’ 낡은정치 몰아내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대통령 당선으로 끝난 제16대 대통령선거는 정치 뿐아니라 한국사회 전반의 획기적 전환을 가져온 일대 사건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31년만에 양강 대결로 치러진 이번 대선에서는 `부패정권 심판'과 `정권교체'를 내세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낡은정치 청산'과 `정치교체'를 내세운 노 후보가 대결한 끝에 국민은 결국 노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특히 노 당선자가 50대 중반의 `젊은 지도자'라는 점에서 세대교체의 의미가 부각됐다. 다만 세대교체의 부정적인 측면으로 세대대결 구도도 함께 부각됨으로써 앞으로 세대간 간극을 메워야 하는 새로운 과제가 등장했다.

대신 선거운동 과정과 개표 결과에서 지난 30여년간 우리 정치 발전을 가로막아온 지역대결 구도가 퇴조하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노 당선자와 이 후보가 16개 시도를 정확히 동서로 나눠 가졌고, 영·호남지역에서 이 후보와 노 당선자간 지지율이 과거 대선과 별 차이없는 `비정상적인' 분포를 보인게 사실이다.

그러나 대선 과정에서 노골적인 지역감정 선동발언은 대폭 줄어들었고 지역 유권자들의 반향도 크지 않았던데다 언론도 대체로 이를 무시했다. 결국 노 당선자는 영남권에서의 지지율 신장을 통해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이같은 점들은 `3김 정치'가 종언을 고함과 동시에 `계보 가신 측근에 의한 패거리 정치와 제왕적 보스정치 및 부패를 낳는 금권정치'의 퇴장도 의미한다.

호남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장을 휩쓴 한나라당의 이회창 후보가 조직면에서 열세인 노 후보에게 패퇴한 것은 민심의 흐름과 정치토양이 달라지고 있음을 극명하게 드러낸 것이었다.

또 이 후보와 노 당선자 모두 초반엔 무차별 폭로식 네거티브 선거 캠페인의 유혹을 받았으나 유권자들은 지난 5년내내 진행돼온 네거티브 정치에 혐오증을 드러내며 `선거용'으로 치부, 표심에 별 영향을 주지 못했다.

이때문에 양당 모두 시차는 있지만 공식 선거운동 도중에 전략을 급선회, 행정수도 이전 공방 등 대형 정책이슈 대결로 선거운동을 전환했다.

역대 대선에서 상대측이 반박·해명할 틈을 주지 않고 타격을 가하기 위해 선거 2-3일을 앞두고 구사하던 막판 폭로전을 양측이 못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특기할 대목이다.

선거때마다 으레 유권자들의 시선을 끌었던 색깔공방도 남북 화해협력에 대한 유권자들의 경험에 힘입어 이번 대선에선 통하지 않았다는 평가다.

노 당선자가 수차례 좌절에도 끝까지 지역주의 극복이라는 원칙을 지킨 끝에 성공을 거둔 반면 `철새' 행보를 보인 정치인들이 지역별 표분석에서 `심판'을 받은 것도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노 당선자의 정치행보가 일찌감치 대권 도전을 염두에 둔 `계산된 장기전략'이었다고 하더라도, 눈앞의 실리를 좇지 않고 명분을 지킨 데 따른 보상을 유권자들로부터 받은 셈이다.

또 20-30대 젊은층의 참여와 자발적인 참여민주주의의 확산은 `영파워' `피플파워'를 정치적 `신주류'로 등장시켰다.
대중문화, 소비, 인터넷 분야에서 정치권으로 확산된 이들의 힘은 다시 사회의 다른 전 분야로 확산될 기미여서 앞으로 우리 사회에 길고 폭넓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결국 2002년 한해동안 전국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16대 대선이라는 정치행사는 21세기의 첫 국가지도자를 뽑는다는 시대적 의미를 정확히 짚어낸 국민의 `선택'을 통해 한국정치가 거듭 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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