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에 호소하기’ 교묘한 심리전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2-12-04 10:33:19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한나라-지역감정 자극 민주당-영남권 공략 대선전이 본격화되면서 후보진영간 유권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심리전이 점차 가열되고 있다.

특히 각당은 후보자등록 이후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되자 대세를 좇는 부동층을 겨냥해 각당 모두 판세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흐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판세에 좌우되는 표심을 잡기위한 전술이다.

또 우회적인 지역감정 건드리기, 구전홍보를 통한 대권 당위론 주장 등도 관심을 끄는 주요 심리전의 소재가 되고 있다.

최근 한나라당이 흘리는 `호남 결집론'이나 `지지도 추격설', 최근 잇따라 폭로한 `국정원 도청자료' 등도 모두 유권자들의 표심을 겨냥한 심리전의 방편이다.

실제로 한나라당 당직자들은 최근 유세 현장이나 공식회의 석상에서 “호남표가 총결집하고 있다"는 말을 자주 하고 있다. 지역감정 조장 책임론을 피해가면서 영남표 등 비호남권 유권자의 결집을 유도하려는 속내가 담겨 있다.

서청원 대표는 지난달 29일 서울 유세에서 “호남에서는 이회창 후보에 게 한표도 주지 말라고 한다"고 말했고 이상배 정책위의장은 2일 회의에서 “노무현 후보가 호남에서 95%를 얻고 부산-경남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부산-경남지역에선 “노 후보 지지는 호남정권 연장" “노 후보 밑에 영남사람이 누가 있느냐"는 구전홍보를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지역에서 민주당 노 후보의 바람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지지율에 대해서도 고위 당직자들은 "오차범위내로 좁혀졌고 조만간 이 후보가 역전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부동층을 끌어들이면서 지지자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고정표를 다지자는 의도가 담긴 것이다.

지난 9월 이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국정원 문건을 한꺼번에 공개하지 않고 간헐적으로 나눠 공개하는 것도 심리전의 일환이다.
지난달 28일 1차 공개때는 정치인과 언론인의 대화내역 자료를 주로 공개한 데 이어 두번째인 1일엔 청와대 인사들의 통화내역을 주로 공개하면서 추가폭로 가능성을 흘린 것도 여론 흐름에 따른 대응전략 마련을 위한 포석이다.
또 한나라당은 ‘이회창 연말 대운설', 유명 역술인의 `창 대권 예언설' 등의 구전홍보를 통해 유권자의 마음을 공략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특히 민주당 노무현 후보를 `낡은 정치의 화신' `무책임한 선동가'라고 묘사하며 “노 후보야말로 청산의 대상" 이라고 `낡은 정치 청산론'에 대해 역공을 가하며 유권자들의 심리를 자극하고 나섰다.

대선전의 이슈대결에서 노 후보측의 `낡은 정치 청산론'이 유권자들에게 먹혀들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당 대변인단은 3일 `노 후보는 무책임한 선동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현역 정치인 중에서 노 후보만큼 경박하고 과격한 언동으로 물의를 일으킨 사람도 없을 것"이라며 ▲`반란군 지도자' 발언 등 국민분열을 부추긴 사례 6건 ▲`반미주의면 어떠냐' 발언 등 말을 바꾼 사례 5건 ▲`깽판' 등 비속어 사례 11건 등을 소개했다.

남경필 대변인은 `부산이 디비진다' `광주-호남민심 변함없다' 등 민주당 당보 제목을 소개한 뒤 “호남몰표에 영남표를 더해 이기겠다는 민주당.노무현식 `지역주의 선거선언'"이라며 “이런 수법이야말로 타파돼야 할 낡은 정치"라고 비난했다.

정영호 부대변인은 노 후보의 `낡은정치 청산론'을 겨냥, “DJ밑에서 장관-최고위원을 지냈고 DJ의 정치공작으로 대통령 후보가 됐으며 DJ가 했던 방식 그대로 밀실야합을 통해 치졸한 권력 나눠먹기로 단일화까지 했다"며 “노 후보는 `낡은 정치의 화신'이라고 공격했다.

이에 맞선 민주당의 심리전도 만만치 않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들은 “선거운동 개시전 공표됐던 여론조사에서의 우위가 그대로 유지.확산되고 있다"면서 “격차가 좁혀졌다"는 한나라당측 주장을 `여론호도용'으로 일축하고 있다. 노 후보측의 심리전은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로 떠오른 부산-경남(PK)과 대구-경북(TK) 지역의 상승세와 단일화 효과를 부각시키는 데 집중돼 있으며, 2일 선대위 전체회의에서는 모든 참석자들이 이를 강조하고 나섰다.
이해찬 기획본부장은 “현재 9% 포인트 가량 앞서고 있고 특히 단일화 이후 수도권과 충청의 여론이 호전되고 있다"면서 "부산-경남에서 3대 5, 대구-경북에선 3대 6정도로 뒤지지만, 주말 유세 이후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 후보 역시 부산유세에서 “전 지역에서 이기고 있고, 부산만 내손을 들어주면 끝난다"며 “사자는 새끼를 벼랑에 떨어뜨려 살아돌아온 놈만 키운다는데, 나는 부산에서 3번 떨어졌지만, 후보가 돼 돌아왔으니 화끈하게 밀어달라"면서 `영남사자론'을 펴 청중들로부터 “미안합니데이"라는 대답을 이끌어내고 있다.

노 후보는 “부산이 디비진다(뒤집어진다)"며 노풍(盧風) 재점화를 장담하고 “나는 대통령 임기 5년이 끝나면 내 고향 경상남도에 돌아와 살 사람"이라며 `고향사람론'도 펴고 있다.

한화갑 대표는 “지난주 강원도에 내려가보니 민심이 노 후보에게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타지역에서도 노 후보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또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가족과 친인척, 측근들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부각시키면서 “이 후보와 그 주변인물들은 청산돼야 할 낡은 정치의 상징"이라며 `부패후보 청산론' 공세를 강화, 유권자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이영란기자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