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국민통합 21은 지난 27일 정책공조회의와 선거공조회의를 열어 대선공조 방안을 논의했으나 통합 21측이 요구한 `분권형 대통령제' 조기개헌 추진문제에 대한 이견으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양당은 이날 정책공조회의에서 민주당 대선공약 150개와 통합 21 대선공약 100개를 상호교환, 절충이 가능한 정책분야에 대한 이견을 조율, 공동공약을 마련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선거공조회의에선 정 대표가 선대위원장을 맡는 것을 전제로, 선대위원장이 노 후보와 협의를 거쳐 양당 공동선대위원을 다시 구성하고 분야별 공동선대본부장 체제를 구축한다는 데 합의했다.
그러나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 조기추진 문제와 관련, 통합 21측이 노 후보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주문했으나 민주당측은 난색을 표명함으로써 이 문제가 양당간 공동선대위 구성시기와 공조수준에 막판 쟁점이 되고 있다.
정 대표의 단일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승복을 계기로 순항할 것으로 예상됐던 양당간 대선공조가 개헌 암초에 걸려 양당간 대선공조체제의 조기구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 대표가 어떤 수준의 대선공조이든 공동선대위원장직은 맡는다는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져 공조원칙 파기까지엔 이르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양측간 개헌 줄다리기가 장기화할 경우 후보단일화 효과가 급랭할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 설악산 등반후 귀경한 정 대표는 이날 오후 당 대책회의에서 “노 후보가 좀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나도 빨리 만나려고 하지만, 만나서 밀고 당기고 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노 후보는 당선이 제일 중요하고, 우리도 노 후보 당선이 중요하다"며 “그래서 협상을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박범진 기획위원장은 28일 “분권형 대통령제를 노 후보가 적극 수용하는 자세를 보여야 하며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정 대표와 노 후보가 회동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하고 “정 대표가 선대위원장직은 맡을 것으로 생각하나, 개헌문제에 대한 정리없이는 이름만 걸어놓는 소극적 공조 효과만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민주당 임채정 선대위 정책본부장은 “지금은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고, 신계륜 후보비서실장은 “노 후보와 정 대표간 회동을 위해 심도있는 논의를 했으나 이견이 있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과 통합 21 양당 사이에서 뿐 아니라 통합 21 내부에서도 선대위원장직 수용 여부와 개헌 요구의 압박 강도 등을 놓고 강-온파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건파는 대선공조와 개헌문제를 분리, 공조를 해나가면서 개헌문제 논의를 병행하는 것이 정 대표의 `승복' 정신을 계속 살려나가는 길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반면, 강경파는 개헌문제에 대한 노 후보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적극적인 대선공조의 선결조건으로 주장하고 있다.
전성철 정책위 의장은 “우리의 조기개헌 요구에 대해 민주당이 수렴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사만 전달해왔다"면서 “민주당이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개헌요구를 거부할 경우 명분없는 선대위원장직을 수행하기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박진원 대선기획단장은 “정 대표가 약속을 지킬 것이며, 민주당이 우리 요구를 수용하면 의미있는 대선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통합 21측 요구가 당초 예상보다 강한 것으로 드러나자 대책회의를 열어 정몽준 대표의 진의를 분석하는 등 대응방향 설정에 부심했다.
이재정 선대위 연수-유세본부장은 “대선 승리를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공감하고 있으며 통합 21측의 대선공조가 조건부는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며 “정 대표에게 충분히 보고가 안됐을 것으로 본다"고 난감한 입장을 시사했다.
또 통합 21 김 행 대변인은 “오늘 대책회의에서 노 후보가 TV합동 토론때 정 대표에게 의혹이 있다는 식으로 공격하고, 이튿날 아침 그같은 신문광고를 낸 데 대해 적절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돼 민주당측에 알리자 민주당측에서 사과조치하겠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이영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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