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올 2월말까지 민주당 이인제 의원, 노무현 후보 등 대선주자군을 10~24% 포인트 가량 앞지르며 안정적인 선두를 유지해 왔다.
당시 집권당인 민주당의 경우 대선후보군이 난립한 반면 이 후보는 15대 대선 실패후 한나라당 총재로 복귀, 당을 장악하면서 사실상 유일한 후보로서의 이미지를 굳힌 상황이었다.
그러나 민주당이 지난 3월 국민경선제를 전격 도입, 이른바 `주말 경선드라마’열풍을 일으키며 전국순회 경선에 돌입하자 후보 지지율은 심하게 요동쳤다.
3월초까지도 이 후보에게 20% 포인트 가량 뒤쳐지던 노무현 후보가 이른바 `노풍’을 일으키면서 한달만에 25% 포인트 이상 수직상승, 선두로 올라선 것이다.
그러나 `노풍’은 오래가지 못했다. 노 후보는 지지율 답보와 정체, 등락을 반복하다 `한나라당 완승, 민주당 참패’로 끝난 6.13 지방선거 이후 이회창 후보에게 다시 역전당하고 말았다.
5월 중순들어 지지율이 하락하기 시작한 노 후보는 동아일보와 코리아리서치센터의 6월 15일 조사에서는 26.8%로 이 후보에 비해 14.6% 포인트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3월 중순 최고조에 달했던 `노풍’이 두달을 채 넘기지 못한 것이다.
그후 정몽준 의원이 부상하기 시작했다. 대선출마를 저울질하던 정몽준 의원이 월드컵 `4강신화’ 이후 조성된 자신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지난 7월 대선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여론조사 양상은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정 후보가 노 후보를 제치고 이회창 후보와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게 된 것이다.
7월들어 급부상한 정 후보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아들 병역비리 의혹 수사로 곤경에 처해있던 지난 9월에는 이 후보를 제치고 선두로 올라서기 시작했으며, 이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도 상당기간 우위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몽준 의원으로의 후보단일화 목소리가 힘을 얻었고, 한나라당도 정 후보에 대한 견제공세를 강화하는 등 `정풍’이 대선정국의 분위기를 주도해나갔다.
하지만 한동안 꺼질줄 모르던 정몽준 의원에 대한 지지도도 9월말 들어서면서 주춤하기 시작하다 하락으로 이어졌다.
조선일보와 갤럽 여론조사 결과 9월 22일 이 후보와 정 후보간 격차는 0.5% 포인트였지만 지난 4일 조사결과는 이 후보 34.0%, 정 후보 22.6%, 노 후보 19.0%로 1, 2위간 격차가 10% 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졌다.
이처럼 이 후보가 다시 선두를 빼앗아 안정적 1위를 다지면서 2, 3위간 격차가 줄어들자 이른바 `반창연대’를 표방하는 노무현 정몽준 후보의 단일화 논의가 재점화됐다.
특히 노무현 후보가 국민경선을 통한 단일화를 주장하는 반면 정몽준 후보는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선호하고 있어, 여론조사 결과가 후보단일화의 중요 변수의 하나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노무현 후보측은 우선 지지율 20% 벽을 깨는 것을 급선무로 보고 있다. 노 후보측은 최근의 상승 흐름이 수도권과 영남권의 개혁성향 표가 결집한 데 따른 것으로 판단, ‘원칙과 정도’를 강조하는 전략을 유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 후보가 이달초 부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DJ와의 차별화’를 강조한 것이나 탈당사태에 대해 국민경선을 통한 단일화라는 승부수를 던진 것도 이런 이유다.
반면 정몽준 의원측은 5일 창당대회를 계기로 세확산을 통한 지지율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지지율 저하를 막기 위해 거물급 인사들과의 연대 및 현역의원 개별 영입을 추진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확산되고 있다.
또 한나라당은 `병풍’이 시작된 8월 이후 이 후보 지지도가 당 지지도 보다 5% 포인트 가량 떨어졌지만 최근 2% 포인트 안팎까지 격차를 회복했다며 지지기반을 다져 `마(摩)의 40%’를 돌파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다만 한나라당은 정 후보의 지지율이 20% 아래로 내려갈 경우 호남표 등 `반창’ 성향 표가 노 후보쪽으로 쏠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치평론가들은 “올들어 `노풍(盧風)’과 `정풍(鄭風)’이 단기간에 부침 현상을 보여준 것은 주자의 지지도가 경우에 따라서는 한순간에 몰락할 수도 있다는 추론을 가능케 하는 것”이라며 “막판까지 각 후보진영을 긴장시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영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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