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단일화 ‘동상이몽’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2-11-01 16:3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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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상승세와 정몽준 의원의 하락세로 대선구도가 ‘1강2중’ 양상을 띰에 따라 정몽준의원과 노무현 후보의 후보단일화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정의원과 노 후보가 각각 단일화 방법에는 ‘후보합의’와 ‘국민경선’을 주장하는 등 이견을 보이고 있어 성사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3일 민주당과 국민통합 21 관계자에 따르면 민주당내 반노세력 중심의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과 정몽준 의원의 ‘국민통합 21’ 내부 일각에서 “후보단일화만이 살 길”이라며 ‘후보단일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주요 대선후보들의 지지도에서 한나라당 이 후보는 여전히 선두를 굳히고 있으나 국민통합21 정 의원의 지지도가 최근 10여일 사이에 급락한 데 비해 민주당 노 후보의 반등세가 두드러지면서 노 후보와 정 의원이 오차범위 내의 각축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노 후보는 수 개월만에 20%대의 지지세를 회복한 것으로 드러나 정의원을 잔뜩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정 의원은 지난 1일 경선방식을 통한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의 후보단일화에 대해 “우리는 원칙과 정도를 갖고 국민의 뜻에 따를 것”이라며 “지지율이 다소 떨어진다고 정략적으로 나서지는 않을 것이며, (후보단일화는) 후보간 합의에 의해 결정해야 한다”고 경선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정 의원은 또 “후보단일화를 한다고 해도 나의 지지표가 노 후보에게는 가지 않지만 노 후보의 지지표는 나에게 온다”면서 “이것이 국민의 뜻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노 후보에게 경선 방식을 통한 후보단일화를 제의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것도 정략적인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언급은 민주당과 국민통합 21 일각에서 최근 급부상하는 후보단일화 경선론에 반대하고 협상이나 절충에 의해 자신으로 단일화가 돼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정 의원은 지난달 31일 한국기자협회 주최 토론회에서도 “정당의 경선자체를 부정적인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니나 국민의 뜻에 따라야 한다”면서 “대선전에 후보끼리 만나 (한명이) 후보직을 사퇴하고 단일화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이에 대해 노 후보는 “정 의원측이 진실로 힘을 실어 경선을 정식으로 제안해오면 선대위에서 적절하게 논의하고 검토해 결정할 것이지만 후보끼리 만나 적당히 합의하는 형식의 단일화는 없다”고 ‘후보합의 단일화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화갑 대표도 “단일화를 하려면 국민경선 방식이어야 한다”며 “정 의원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단일화는 안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 대표는 또 “단일화에서 이길 수 있고 경선에 나설 용기가 있어야만 본선에서도 이긴다”며 “단일화가 안된다면 87년 대선에서의 양김 분열처럼 혹독한 비난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3일 양 후보간의 `단일화` 움직임을 ‘국민 사기극’으로 몰아붙이며 차단 공세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한나라당의 이같은 공세는 후보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반창(反昌)’ 성향의 유권자표가 단일 후보쪽으로 쏠릴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대선구도를 `1강2중’ 체제로 유지해나가기 위한 것이다.

김영일 사무총장은 확대선거전략회의에서 “정치개혁을 외쳐온 두 후보가 지지도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정략적 짝짓기를 시도하고 있으나 국민기만의 극치이자, 역사의 수레바퀴를 뒤로 돌리는 한심한 작태일 뿐”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노 후보와 정 의원은 최근 단일화를 일축했다가 일주일도 못가 말을 바꿨다”며 “명분도 원칙도 없는 야합을 도모하는 자체가 자기부정이며, 정당정치를 파괴하는 반민주적, 반시대적 작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상배 정책위 의장은 “두 후보가 서로 자기 중심의 단일화를 해야한다며 아전인수식 주장을 하는데 서로 바람맛, 거품맛을 보면서 정체성을 잃어버렸다”면서 “출신·정책·이념이 서로 다른데도 단일화 운운하는 것은 권력을 위해 악마에게 영혼을 팔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남경필 대변인은 논평에서 “두 후보의 경선론은 온 국민을 상대로 `경선사기극 2탄`을 통해 DJ후계자 뽑기 결승전을 하겠다는 것”이라면서 “DJ 양자들의 대국민 사기극은 성공해서도 안되고 성공할 수도 없다”고 못박았다.
/이영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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