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리는 말…말…말…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2-09-29 13:4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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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엄호성 의원의 ‘대북 4억달러 비밀제공설’ 주장 파문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은 29일 “정상회담 성사 등 햇볕정책을 위한 뒷거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총공세에 나섰고, 민주당은 “최근 햇볕정책이 열매를 맺게됨에 따라 대선을 의식한 정치공세”라고 반발,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북 자금지원설을 둘러싼 주요 의혹의 쟁점별 입장과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요약해 본다.

▲대출금 용처=엄 의원은 25일 ‘산업은행이 2000년 6월 당시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의 압력을 받아 현대상선에 4900억원을 무리하게 대출, 이 돈이 현대아산을 거쳐 북으로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대상선은 26일 “기업어음 상환 1740억원과 선박용선 1500억원, 선박건조 차입금 상환 590억원, 회사채 상환 170억원 등을 계획대로 집행했다”고 반박했다.

특히 현대아산과의 자금거래에 대해 상선측은 “금강산관광선 운영사로서 관광객수에 따라 현대아산에 정기적으로 관광대금을 지급한 것일 뿐 자금을 지원한 일이 없다”고 덧붙였다.

▲대북전달 여부=엄호성 의원은 “미국의회보고서를 인용한 모 월간지 5월호 기사에서 제기된 ‘4억달러 웃돈 제공’ 의혹이 입증된 것”이라며 4억달러가 당시 환율로 4900억원과 일치한다는 점을 들었다.

엄 의원은 또 엄낙용 전 산은 총재가 청와대 경제수석과 국가정보원 대북담당 3차장과 협의한 사실이 대북 전달의 의혹을 제기하기에 충분한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산업은행 총재였던 이근영 금감원장은 “대출만 해줬을 뿐 알 수 없다”고 했고, 엄낙용 전 산업은행 총재도 “당시 김충식 현대상선 대표가 ‘우리회사가 쓰지 않은 돈이라 갚을 수 없고, 정부가 갚아야 한다’고는 말했으나 그 돈이 북으로 넘어갔는지, 어떻게 됐는지는 모르고 들은 말도 없다”고 국정감사에서 증언했다.

▲대출압력 논란=엄호성 의원은 “대출 당시 이근영 산은총재는 현대상선에 대출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었으나 한광옥 비서실장이 압력을 넣어 강제 대출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사자인 이근영 금감원장은 국유재산특계 출자에 대해 “당시 현대상선이 삼성카드 등의 대규모 채권 회수로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대출이 이뤄진 것”이라고 반박하고 “한광옥 당시 실장을 대출과 관련해 만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한광옥 최고위원 역시 “4억달러나 되는 돈을 어떻게 압력을 넣어 대출할 수 있느냐. 사실무근이다”며 “나는 당시 비서실장이었지만 보고받지도 못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청와대-국정원 관여 논란=엄낙용 전 총재가 “청와대 별관에서 진념 재경부총리, 이기호 수석, 이근영 금감원장을 만났고, 또 모호텔에서 김보현 국정원 대북담당 3차장도 만나 현대상선 변제 문제 등을 알려줬다”고 말한 것 때문에 엄 의원이 제기한 의혹이 증폭됐다.

엄 의원은 “엄 전 총재가 당시 임동원 국정원장을 만나려다 임 원장이 대북담당 김보현 3차장에게 ‘엄 전 총재를 만나보라’ 지시해 만나게 된 것”이라며 “대북담당 차장을 왜 만났느냐 하는 것을 생각해 보면 답은 뻔하다”고 청와대와 국정원의 관여 의혹을 주장했다.

그러나 엄 전 총재는 “현대가 금강산 관광사업과 관련돼 있는 만큼 김보현 차장도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아 알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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